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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소비 트렌드 직접판매에 적용 어려운 키워드

  • 공병헌 기자
  • 기사 입력 : 2025-12-12 08: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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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가구, 제로 클릭 등 적용 한계

2026년, 소비 트렌드는?(上)

‘제로 클릭’, ‘1.5 가구’, ‘AX조직’, ‘휴먼 인 더 루프’는 유통·정보기술·생활문화 전반에서 빠른 변화를 상징한다. 그러나 직접판매업계는 구조적 특성상 이 흐름을 즉시 적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품 구매의 비대면화, 조직 중심 판매 구조, 고령화된 판매 인력, 규제 중심의 산업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트렌드와 업계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1의 자율성과 0.5의 연결감
‘트렌드 코리아 2026’은 1.5가구를 “절대 침해받을 수 없는 1의 자율성을 지키면서 0.5의 연결감을 추구하는 가구 형태”로 정의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15년 27.2%에서 2024년 36.1%까지 상승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극도로 개인화된 가치관과 사회·경제적 압력이 결합해 ‘초솔로사회(Hyper-Solo Society)’가 형성되었고, 그 결과 1.5가구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1.5가구는 혼자 살지만 공용 공간에서의 연결감을 중시하는 특징을 가진다. 최소한의 사생활은 확보하되, 넓은 거실·주방·루프탑 등 공용 영역 확장을 선호하고, 원룸이라도 더 넓은 평수를 선택해 ‘하나의 가정집 같은 공간’을 구성하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 직접판매 시장의 핵심 소비층은 중장년층이다. 1.5가구의 소량·편의 중심 소비 패턴은 건강기능식품·미용기기 등 고단가 제품 비중이 높은 직접판매 품목과 맞지 않는다. 또한 MZ세대와 1인 가구는 다단계 방식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대면 접촉을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어 판매원 중심의 설명·시연 방식과의 거리도 크다.

결국 1.5가구는 소량·편의·온라인 중심 소비가 핵심인데, 직접판매는 고단가 기능식품·기기류 중심의 오프라인 설명형 구조이기 때문에 두 소비 방식은 방향 자체가 다르다.


제로 클릭, 대면 판매에는 한계 있다
제로 클릭은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을 최소한으로 축소한 것을 말한다.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검색하고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찾는 과정에서 AI가 개입해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찾는’ 것이 아니라 AI가 ‘먼저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알고리즘’을 통해 제품을 추천하는 온라인 플랫폼 쿠팡, 네이버쇼핑 등이 있다. 

그러나 직접판매 시장은 ▲판매원 중심의 대면 영업 ▲상담·시연·관계 형성이 핵심인 구조 때문에 ‘자동화된 무마찰 소비’를 구현하기 어렵다. 방문판매·다단계판매는 방문판매법상 ‘판매원이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유형’으로 정의한다. 방문판매법 제2조는 계약 과정에서 판매원의 ‘직접 권유’와 ‘설명 의무’를 본질로 규정하고 있어, 소비자가 스스로 클릭 없이 자동 구매하는 구조는 법적 체계와 맞지 않는다.

구매 과정에서 판매원의 설명·상담·제품 시연이 필수적인 구조임이 법적으로 전제되어 있어 온라인 쇼핑 기반의 트렌드가 적용되는 데 한계가 있다. 

산업의 특성상 추천 알고리즘보다 대면 관계가 더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고객의 기분을 관리하는 ‘필코노미’가 더 어울리는 판매 방식이다. 


AX조직, AI를 활용하기엔 중장년층은 버겁다
AX조직은 AI 중심으로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구조를 재편하는 개념으로, AI 통합 모델·자율적 조직문화·협업 방식·인재 전략 등을 포함한 미래 조직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러나 직접판매업계는 판매원 고령화와 교육 방식의 특성으로 인해 이러한 전환이 쉽지 않다.

일부 판매원들이 SNS나 모바일 앱을 활용해 AI 기반 영상 제작·홍보에 도전하고 있지만, 디지털 능숙도가 높은 젊은 세대와 비교하면 활용 수준에는 차이가 있다.

또한 다수의 직접판매기업은 교육·모임·사업설명회 등이 오프라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AI 기반 시스템을 통한 조직 관리나 비대면 교육 전환도 속도가 더딘 편이다. 스마트폰·앱 활용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장년층 판매원의 특성상, 기업이 전달하는 교육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도 제약이 발생한다.

여기에 더해 많은 직접판매기업이 AI 도입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인프라, 전산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도 AX조직 전환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판매원·소비자 데이터를 정교하게 축적하고 분석하는 체계가 미흡해 AI 기반 추천·CRM·성과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


휴먼 인 더 루프, ‘사람 의존적’인 산업 구조와 충돌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는 AI가 수행하는 업무 과정에 사람이 개입해 품질을 보정하는 방식으로, AI 자동화와 인간 판단의 균형을 통해 효율성과 정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모델이다. 그러나 직접판매업계는 오히려 이러한 구조와 거리가 멀다. 판매·홍보·조직 관리의 거의 모든 과정이 이미 ‘사람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AI와 사람이 협업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보다 사람의 개입이 많은 산업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방문판매법은 판매원의 직접 설명·직접 권유·직접 확인 의무를 여러 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제품 정보를 제공하고, 계약 내용을 안내하고, 청약철회 가능 여부를 설명하는 것 역시 판매원의 의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소비자 피해 사례에서도 가장 빈번한 유형은 ‘판매원의 부정확한 설명, 과장 정보 제공’이며, 이는 산업 자체가 ‘사람의 판단과 전달’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휴먼 인 더 루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먼저 AI가 일정 수준의 표준화된 정보를 자동으로 처리하고, 사람이 이를 보정하는 방식이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직접판매의 현실은 그 반대다. 판매원의 개별 경험·설득 방식·관계 형성에 따라 전달되는 정보의 편차가 커서, AI가 개입하더라도 표준화된 정보 전달 구조를 만들기 어려운 산업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여기에 더해 대부분의 직접판매기업은 AI 기반 시스템이나 데이터인프라가 부족해, AI가 사전에 ‘1차 작업’을 수행하고 판매원이 ‘2차 검수’를 하는 휴먼 인 더 루프 모델을 적용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도 부족하다. 결국 AI가 개입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AI + 사람 검수’ 모델을 논하는 것은 구조적 한계가 있다.

 

공병헌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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