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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제도 개편안에 제약업계 ‘반발’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5-12-23 10: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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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6조 손실·공급 불안·일자리 감소” 전면 재검토 촉구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을 둘러싸고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번 개편안이 단순한 재정 절감 정책을 넘어 산업 기반 자체를 흔들고, 장기적으로 국민 건강과 보건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제약업계 주요 단체들로 구성된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1222일 서울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을 규탄했다. 비대위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신약개발조합 등 주요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비대위는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제네릭 의약품 약가가 현행 대비 최대
25%가량 추가 인하돼 연간 약 36,000억 원 규모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상위 100대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4.8%, 순이익률이 3%에 불과한 상황에서 추가 약가 인하는 산업 전반의 수익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연구개발
(R&D)과 품질 혁신 투자의 위축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상장 제약사의 평균 R&D 비중은 12%, 혁신형 제약기업도 13%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수익 감소는 신약 개발과 파이프라인 확장, 기술수출 등 산업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국산 신약 41개 개발, 약 파이프라인 3,200개 확보, 연간 20조 원 규모 기술수출로 성과를 이어왔지만, 약가 인하 기조가 지속되면 이러한 성과 유지가 어렵다는 우려다.


의약품 공급 안정성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 비대위는 국산 전문의약품, 특히 제네릭은 초고령 사회에서 국민 건강을 지탱하는 필수 안전망이라며 채산성 악화로 공급 중단이 늘어나면 항생제, 신생아 치료제 등 필수의약품 품절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최근 6년간 의약품 공급 중단 사례 147건 중 약 40%가 채산성 부족이 원인이었다.


고용 충격 역시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 제약산업은 매출 10억 원당 고용유발계수가 4.11명으로 반도체 등 다른 첨단 제조업보다 높다. 비대위는 약가 인하로 매출이 3조 원 이상 감소할 경우 최대 15,000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으며, 그 피해는 지방 생산시설과 연구단지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장연동형 실거래가제 도입에 대해서도
이미 실패한 제도의 반복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초저가 낙찰과 과도한 할인 경쟁을 부추겨 유통 질서를 왜곡하고, CSO(판촉영업자) 의존 확대 등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비대위는 정부에
약가 개편안 시행 유예 1999년 이후 반복된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한 종합적·정량적 평가 산업계 의견을 제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을 요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약가 정책은 재정 절감 수단이 아니라 국민 건강과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야 할 국가 전략이라며 산업계와의 충분한 협의를 전제로 한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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