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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사칼럼> 직장 내 괴롭힘 결과, 공개해도 될까

  • 기사 입력 : 2026-01-09 08: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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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매년 신고 수는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2020년 5,823건에서 2024년 1만 2,253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는 근로자들의 권리의식 향상과 함께 사업장의 조사 및 대응 의무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인지 최근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바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마친 후 당사자가 공개를 요구했을 때, 결과보고서를 공개해도 되냐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에 인사담당자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이번 칼럼을 통해 많은 인사담당자가 궁금해하는 부분을 알아보겠다.


조사 결과 통지 의무의 유무
먼저 관련 법을 살펴보면,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를 피해근로자 또는 관련인에게 통지해야 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은 사용자에게 조사 및 적절한 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나, 조사 결과를 피해근로자에게 통지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즉, 회사가 이를 공개할 의무는 없는 것이다.

다만, 성립 여부 자체를 안내하지 않는다면 피해근로자는 회사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고, 이는 곧 노동청 2차 진정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노동청 역시 피해근로자에게 조사 결과를 통지하지 않은 경우, 이를 부적절한 조사로 판단하거나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위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봤을 때, 조사 결과 자체는 피해근로자에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조사보고서 전체 공개의 문제점
그런데 직장 내 괴롭힘 조사보고서 전체를 열람하게 해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보고서를 공개하게 되면 피신고인과 참고인의 질의응답이 모두 보여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곧 2차 가해나 내용 유출, 비밀 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7항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조사한 사람, 조사 내용을 보고받은 사람 및 그 밖에 조사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해당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규정이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따라 조사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로 해석될 여지는 없으므로, 올바른 직장 질서 확립을 위해서라도 결과보고서를 제공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결국 바람직한 방법은 조사 결과의 ‘성립 여부’와 ‘회사의 조치 내용’은 피해근로자에게 통지하되, 조사보고서 전체 또는 다른 참고인의 진술 내용 등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의 중요성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직장 내 괴롭힘 조사보고서보다 중요한 건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선행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은 사용자에게 객관적인 조사를 즉시 시행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시 같은 법 제116조 제2항 제2호에서 과태료 부과까지 규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즉, 기업은 어떠한 경로로든 괴롭힘 사실을 인지했다면 즉시 객관적으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야 하는데, 이때 피해근로자와 함께 일했던 내부 직원이 조사자로 나설 경우, 당사자는 필연적으로 객관성과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할 확률이 높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내부 조사의 한계가 명확하며, 이해관계로 인해 공정한 조사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고 직원의 요청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피해자 또는 제3자가 신고를 했다면 외부 전문기관에 조사를 위탁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제3자가 조사자로 나서기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고, 2차 진정으로 이어지더라도 회사에 불이익이 발생할 확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결국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조사 결과의 공개 여부보다 얼마나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조사를 진행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사업주는 법령을 정확히 이해하고, 피해근로자의 알 권리와 조사 참여자의 비밀 보호를 균형있게 고려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지윤 노무사>

노무법인 한국노사관계진흥원 · ☎ 02-3272-8005 · www.nosa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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