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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니까 눈에 넣어도 돼”…도 넘은 사업자 과대광고

  • 전재범 기자
  • 기사 입력 : 2026-01-23 08: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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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담도 오인하게 하면 불법

업체 “강력 제재하면 민원 폭탄” 속앓이

▷ 사진: 제미나이로 만든 이미지
 

직접판매업계가 일부 사업자들의 무분별한 ‘허위·과대광고’에 몸살을 앓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관련 법규를 준수하며 엄격한 가이드라인 아래에 홍보를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업자 개인의 일탈까지 완벽하게 통제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A씨는 다단계판매 사업을 하는 모친이 화장품인 줄기세포 앰플을 눈에 넣고 잇몸에 바르는 기이한 행동을 목격했다. A씨는 “모친이 ‘상위 직급 사업자가 줄기세포 성분이라 눈에 넣어도 된다’고 했다”며 “실제로 어머니가 ‘눈에 넣은 뒤 비문증이 사라졌다’고 말하며 이제는 잇몸에 바르는 것을 넘어, 두피에까지 바르는데 설명을 듣다 보면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천연 성분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 후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건강기능식품의 권장섭취량을 무시하고 과도하게 섭취하는 일명 ‘메가도스’ 요법을 강요하거나, 단순 건강기능식품을 질병 치료제인 양 홍보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회원들이 ‘무조건 많이 먹어야 효과가 빠르다’거나 ‘암도 치유된다’는 식의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쳐 민원이 제기되곤 한다”며 “회사 차원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은 금지된 문구들을 사용해 난감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내 경험담인데 왜?”…법적으로는 명백한 ‘위법’
업체들은 자체 윤리강령을 통해 허위·과대광고 적발 시 회원 자격 정지나 제명 등 중징계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업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판매원들은 “내가 직접 겪은 효과를 이야기하는 것이 왜 허위 광고냐”고 항변한다.

한 관계자는 “판매원들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위(상위 사업자)에서부터 내려온 판매 화법인데 왜 나만 징계를 받아야 하느냐며 반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체험담을 이용한 광고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설령 그 경험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특수한 개인의 사례를 일반화하여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병원 약을 끊었다”, “염증 수치가 내려갔다” 등의 표현은 의약품이 아닌 이상 사용할 수 없다.

실제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는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특히 체험기를 이용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화장품법」 제13조 역시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며, 판매자는 표시·광고 내용 중 사실과 관련된 사항을 실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업체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규제를 강화하면 일부 악성 사업자들이 앙심을 품고 식약처, 공정위, 국민신문고 등 온갖 기관에 민원을 넣어 업무를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허위·과대광고 제재에 불만을 품은 한 사업자가 보복성으로 관계 기관에 동시다발적인 민원을 제기해 회사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며 “결국 기업이 일일이 소명해야 하다 보니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전재범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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