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칼럼> 무단퇴사 퇴직금, 손해액 공제하고 지급해도 될까
많은 사업주가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퇴직일 한 달 전에 퇴직 의사를 밝히고 성실하게 인수인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넣곤 한다. 이러한 문장과 같이 모든 근로자가 아름다운 작별을 하면 좋겠지만,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갑작스럽게 “내일부터 안 나가겠습니다”라고 통보하거나, 혹은 아무런 연락 없이 일명 ‘잠수’를 타는 직원들이 나타나곤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주는 무단퇴사로 인한 손해액을 공제하고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을까.
법적으로 어려운 상계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단퇴사 퇴직금 상계처리는 불가능에 가깝다. 설령 근로계약서에 “무단퇴사로 인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 00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적었더라도 말이다.
그 이유는, 첫째로 근로기준법 제43조가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임금 전액불 원칙’이라 하며, 회사는 임금 전액불 원칙에 따라 임의 상계 없이, 법적으로 정해진 금액을 정확히 지급해야 한다. 퇴직금 역시 후불적 성격을 가진 임금으로, 전액불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근로자의 동의를 받는 경우에는 일정 범위 내에서 상계가 가능할 수 있으나, 보통 무단퇴사를 하는 경우 근로자와 연락조차 닿지 않는 상황이 대부분이어서, 근로자의 동의까지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둘째로 근로기준법 제20조 위약 예정의 금지가 있다.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기에, 이러한 항목이 근로계약서 등에 있다고 하더라도 법 위반으로 무효가 된다. 이 조항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로 인해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강요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즉, 무단퇴사라고 할지라도 퇴직금은 당사자에게 100% 지급하여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임금체불로 인한 노동 분쟁으로 이어질 리스크가 존재한다.
퇴직금 지급 시기 및 계산 방법
다만, 그렇다고 해서 무단퇴사 퇴직금을 바로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660조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으며,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이 경과하면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한다. 다만 기간으로 보수를 정한 경우에는 통고를 받은 당기 후 일기를 경과해야 해지의 효력이 생긴다. 특히 월급제 근로자의 경우 민법 제660조 제3항에 따라 당기 후 일기를 경과해야 하므로, 실제 퇴직일이 1개월 이후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산정된 퇴직일을 기준으로 회사는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면 된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는 사용자가 퇴직한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14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지연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이때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받은 임금을 총일수로 나눈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계산하는데, 무단결근으로 인한 무급기간이 늘어난다면 자연스럽게 평균임금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다만,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을 경우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지급해야 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
손해배상 청구의 가능성과 실무상 유의사항
그렇다면 사업주는 무단퇴사로 인한 손해를 전혀 배상받을 수 없는 것일까. 법적으로는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이는 퇴직금에서 임의로 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민사소송 등 법적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손해배상 금액의 산정이나 변호사 비용 등 다양한 이유로 실제 청구까지 이루어지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무단 퇴사를 둘러싼 퇴직금에는 여러 법적인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전에 적법한 방법이 맞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자칫 잘못된 처리는 임금체불로 인해 노동청 진정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고, 노동청 진정 단계에서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지윤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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