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태’가 흔든 가상자산 입법 기조
‘육성’에서 ‘규제’로…가상자산법 입법 속도 붙나?

지난 2월 6일 약 62조 원 규모에 달하는 비트코인이 오지급된 ‘빗썸 사태’가 발생하면서 ‘가상자산 기본법(가상자산법 2단계)’ 입법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제도 공백에 대한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2년 전 가상자산법 2단계가 처음 논의될 당시에는 산업 활성화와 제도권 편입에 초점이 맞춰졌던 것과 달리 현재는 규제를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감시 없는 시스템이 낳은 참사
2월 6일 발생한 이른바 ‘빗썸 사태’는 코인 시장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빗썸 직원이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 695명에게 소액의 보상을 지급하려다 단위를 잘못 입력하며 비트코인 62만 개를 지급한 것이 발단이다.
해당 수량은 실제로 빗썸이 보유하지도 않은 이른바 ‘유령 코인’이었지만, 전산상 계좌에 반영된 뒤 거래까지 활성화됐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다수의 코인을 매도하면서 시세가 급락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내의 매매는 블록체인상에서 즉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래소 내부 데이터베이스에서 숫자만 오가는 ‘장부상 거래(Off-chain)’ 방식으로 운용된다. 문제는 이 내부 장부의 무결성을 실시간으로 검증할 외부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기존 금융권의 경우 한국은행망이나 예탁결제원 등 다중의 상호 검증 시스템이 존재해, 보유하지 않은 자산이 전산상 입력되거나 이체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면, 이번 빗썸 사태는 거래소 내부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유령 코인’이 무한대로 생성되어 거래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빗썸 사태에 대해 “가상자산거래소의 정보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때 강력히 보완해야 할 과제가 도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행 중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가상자산법 1단계)’은 이 같은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가상자산법 1단계는 거래소가 파산했을 때를 대비해 이용자 예치금을 은행에 보관하도록 강제하는 ‘금고지기’ 역할에 집중되어 있다. 정작 거래소 내부 시스템의 무결성을 감시하거나, 발행 및 유통량 조작을 기술적으로 차단할 의무 조항은 미비하다.
2년 전 가상자산법 2단계가 논의될 당시에는 가상자산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안으로 제안됐지만, 현재 ‘규제’ 쪽으로 기조가 바뀌었다. 이러한 결정적 계기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빗썸 사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가상자산법 2단계 법안에는 ▲가상자산 사업자의 내부통제 기준 강화 ▲총발행량 및 유통량의 실시간 공시 의무화 ▲이상 거래 감지 시스템(FDS)의 고도화 및 강제 차단 기능 탑재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만약 2단계 법안이 제정되어 거래소 시스템에 대한 법적 요구사항이 명확했다면, 보유량을 초과하는 주문이 입력되는 즉시 시스템이 이를 오류로 인식하고 차단했을 것이다. 결국 입법의 지연이 시장의 리스크를 키운 셈이다.
이찬진 원장은 “잘못 입력된 데이터로 거래가 실현됐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으면 인허가 리스크까지 부담하게 하는 규제·감독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여당과 금융당국의 가상자산법 2단계 논의에서도 빗썸 사태에 따른 규제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 코인 사기 전문 변호사는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시세 조종을 한다면 누가 믿고 거래를 하겠느냐”며 “시세 조종이 이렇게 쉽다는 것이 명확해졌기에, 입법이 빨라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해당 수량은 실제로 빗썸이 보유하지도 않은 이른바 ‘유령 코인’이었지만, 전산상 계좌에 반영된 뒤 거래까지 활성화됐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다수의 코인을 매도하면서 시세가 급락하기도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내의 매매는 블록체인상에서 즉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래소 내부 데이터베이스에서 숫자만 오가는 ‘장부상 거래(Off-chain)’ 방식으로 운용된다. 문제는 이 내부 장부의 무결성을 실시간으로 검증할 외부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기존 금융권의 경우 한국은행망이나 예탁결제원 등 다중의 상호 검증 시스템이 존재해, 보유하지 않은 자산이 전산상 입력되거나 이체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면, 이번 빗썸 사태는 거래소 내부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유령 코인’이 무한대로 생성되어 거래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빗썸 사태에 대해 “가상자산거래소의 정보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때 강력히 보완해야 할 과제가 도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행 중인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가상자산법 1단계)’은 이 같은 사고를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가상자산법 1단계는 거래소가 파산했을 때를 대비해 이용자 예치금을 은행에 보관하도록 강제하는 ‘금고지기’ 역할에 집중되어 있다. 정작 거래소 내부 시스템의 무결성을 감시하거나, 발행 및 유통량 조작을 기술적으로 차단할 의무 조항은 미비하다.
2년 전 가상자산법 2단계가 논의될 당시에는 가상자산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안으로 제안됐지만, 현재 ‘규제’ 쪽으로 기조가 바뀌었다. 이러한 결정적 계기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빗썸 사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가상자산법 2단계 법안에는 ▲가상자산 사업자의 내부통제 기준 강화 ▲총발행량 및 유통량의 실시간 공시 의무화 ▲이상 거래 감지 시스템(FDS)의 고도화 및 강제 차단 기능 탑재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만약 2단계 법안이 제정되어 거래소 시스템에 대한 법적 요구사항이 명확했다면, 보유량을 초과하는 주문이 입력되는 즉시 시스템이 이를 오류로 인식하고 차단했을 것이다. 결국 입법의 지연이 시장의 리스크를 키운 셈이다.
이찬진 원장은 “잘못 입력된 데이터로 거래가 실현됐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으면 인허가 리스크까지 부담하게 하는 규제·감독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여당과 금융당국의 가상자산법 2단계 논의에서도 빗썸 사태에 따른 규제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 코인 사기 전문 변호사는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시세 조종을 한다면 누가 믿고 거래를 하겠느냐”며 “시세 조종이 이렇게 쉽다는 것이 명확해졌기에, 입법이 빨라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재범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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