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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직접판매-DTC 단품 판매 넘어 데이터 플랫폼 경쟁으로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2-26 15: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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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직접판매업계가 DTC(소비자직접의뢰) 유전자 검사와의 결합을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에도 여러 기업이 유전자검사를 접목한 건강기능식품·화장품 모델을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제도 정비, 검사항목 확대,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이라는 환경 변화 속에서 DTC 유전자 검사는 단순 검사 상품이 아니라 ‘건강 데이터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데이터 자산’으로 이동한 DTC
국내 DTC 유전자검사는 2021년 이후 보건복지부의 검사역량 인증제를 중심으로 제도권 안에 안착했다. 초기에는 허용 항목과 인증기관이 제한적이었으나, 이후 단계적으로 검사항목이 확대되며 현재는 영양, 체질, 신체 특성, 생활습관 관련 유전형질 등 웰니스 중심 항목이 대폭 늘어났다. 최근에는 건강관리 목적의 유사 질환 관련 항목까지 범위가 확대되며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증기관 역시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마크로젠, 랩지노믹스, EDGC 등 주요 기업들이 인증을 기반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검사 정확도, 결과 설명 체계, 개인정보 보호 요건 등이 강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서비스 난립은 상당 부분 정리됐다.

시장 인식도 달라졌다. 한때 DTC 유전자검사는 ‘호기심 검사’ 또는 이벤트성 상품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개인의 건강관리 전략을 설계하는 기초 데이터로 인식되고 있다. 정밀영양(Precision Nutrition), 맞춤형 운동·식이 가이드, 장기 건강 모니터링 서비스와 결합하면서 유전자 정보는 일회성 결과지가 아니라 ‘지속 활용 가능한 데이터 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역시 자가 건강 모니터링과 디지털 헬스케어를 축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전자 데이터, 마이크로바이옴,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 등을 통합하는 플랫폼 모델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 제품 판매에 의존해 온 직접판매업계에 구조적 전환의 기회를 제공한다.


‘플랫폼 부재’ 한계 절감한 실패의 교훈
직접판매업계는 이미 수년 전 DTC 유전자검사와의 결합을 시도한 바 있다. 일부 기업이 유전자 기반 건강기능식품 추천, 피부 특성 분석 화장품 모델 등을 출시했지만, 시장 안착에는 실패했다.

당시 한계는 명확했다. 우선 유전자검사 결과를 과도하게 마케팅 메시지로 활용하면서 기대치와 실제 효용 사이에 괴리가 발생했다. 여기에 유전자 데이터 해석에 필요한 전문성과 상담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 검사 이후 관리 구조가 부재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결과 리포트 제공 이후 추가 상담,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 제품 재구매 설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유전자검사는 단순히 ‘상품’으로 판매됐고 ‘데이터 기반 서비스’로는 진화하지 못했다. 이는 검사와 제품이 단순 연결되는 구조에서는 장기 고객 관계를 만들기 어려워 반복 구매와 플랫폼 확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최근의 재도전은 방향이 다르다. 핵심은 검사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 재설계다.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모델로 재도전
직접판매기업의 재도전은 구체적인 사례로 나타나고 있다. 

애터미는 마크로젠의 헬스케어 플랫폼 ‘젠톡(GenTok)’과 연동한 ‘에이케어(Acare)’ 서비스를 선보이며 유전자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모델을 도입했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마크로젠의 유전자 기반 건강관리 플랫폼 ‘젠톡’은 건강관리, 식습관, 영양소, 운동, 피부·모발, 개인특성 등 6개 영역에 걸쳐 총 129개 항목을 분석하는 서비스이다. 유전자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건강관리 인사이트 메시지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 마이크로젠의 유전자 검사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젠톡


애터미는 ‘에이케어’를 전문가 그룹(병원, 의료진, 전문코칭)과 협업해 건강검진과 진료, 유전자 검사를 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문가 코칭을 제공하고, 건강 체험 콘텐츠와 상담, 맞춤형 제품 패키지 소분.정기배송 기능까지 더한 전 생애 건강을 관리하는 큐레이터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또 다른 사례로 해밀리헬스(구 이롬헬스케어)는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를 인수하며 유전체 분석 기술을 내재화했다. 단순 제휴를 넘어 기술 기반을 확보하고, ‘진단에서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원스톱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고객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필요 시 자사 건강기능식품과 연계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EDGC 인수는 해밀리헬스가 오랫동안 유전자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모델에 공을 들여온 결과물이다. 해밀리헬스는 이미 2014년부터 ‘휴젠바이오’라는 자체 유전체 분석 법인을 운영하며 ‘텔로미어 검사’, ‘셀스캔(암, 알츠하이머, 심근경색, 뇌경색 등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 등의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초점이 ‘검사 판매’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사업 구조’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유전자 데이터는 고객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며, 그 이후의 상담, 제품 추천, 재구매, 장기 관리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전략이 핵심이다.


유전자 데이터, 직접판매의 새로운 인프라
직접판매업계는 본질적으로 네트워크 조직과 반복 구매 구조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여기에 유전자 데이터가 결합될 경우, 추천의 근거는 경험담이 아니라 개인화된 분석 결과로 전환된다. 이는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동시에 판매원의 상담 역량을 고도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다만 성공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질병 진단을 암시하는 표현을 철저히 배제하고, 웰니스·건강관리 범위 내에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설계해야 한다. 또한 판매 조직에 대한 체계적 교육과 데이터 해석 가이드라인이 병행되지 않으면 또 다른 신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유전자검사는 더 이상 이벤트성 상품이 아니다. 데이터는 축적되고, 알고리즘은 정교해지며, 플랫폼은 고객의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직접판매와 DTC의 결합은 새로운 제품을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업 모델을 ‘단품 판매’에서 ‘정밀 맞춤 건강관리’로 전환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애터미와 해밀리헬스의 사례는 그 전환의 신호탄에 가깝다.

이제 성패는 분명하다. 단순히 검사 키트를 얼마나 많이 판매하느냐가 아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솔루션으로 연결하며 얼마나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직접판매업계가 이 구조적 변화를 제대로 흡수한다면, DTC 유전자검사는 또 하나의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 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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