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칼럼> 근로자의 연차 미사용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연차유급휴가는 근로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제도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영역이기도 하다. 특히 퇴직 시점에서 연차미사용수당을 둘러싼 다툼은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많은 사용자가 “연차를 쓰라고 했는데 직원이 안 썼다”고 주장하지만, 법적 판단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연차휴가의 발생과 사용촉진제도
근로기준법 제60조는 근로자의 근속기간에 따라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법 제60조 제1항은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동조 제4항은 계속근로연수에 따른 가산휴가도 함께 규정하고 있다. 즉 연차휴가는 근로자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발생요건을 갖춘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반드시 부여해야 할 법정 권리다.
문제는 연차휴가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다. 이와 관련해 근로기준법은 제61조에서 이른바 ‘연차유급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두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61조는 “사용자가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를 근로자가 사용하지 아니하여 소멸되는 경우에 대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용을 촉진한 경우에는 그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연차 사용을 촉진한 경우에 한해서만 연차미사용수당 지급 의무가 면제된다.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의 유효성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연차를 쓰라고 말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용촉진 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사용촉진 제도는 ①연차 발생 시점 기준으로 사용 가능한 휴가 일수를 서면으로 통지하여 근로자로 하여금 사용 시기를 정하여 통보하도록 할 것 ②그럼에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가 사용 시기를 지정해 통보하여 근로자로 하여금 연차를 사용하게 하는 단계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누락되면 사용촉진 절차의 효력이 없고, 사용자는 원칙대로 소멸된 연차유급휴가에 대해 보상할 의무가 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오류는 연차 사용을 구두로 독려하거나, 사내 메신저·공지 정도로 갈음하는 경우다. 그러나 법은 ‘서면 통지’를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분쟁 발생 시 이를 입증할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 고용노동부 또한 사내메일이나 공문을 게시판에 게재하는 것만으로는 서면통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근로기준과-3836, 2004. 7. 27.)즉 적시에 연차촉진에 대해 서면으로 교부했다는 사실과, 이를 근로자가 명확히 수령하고 확인했다는 증빙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사용자가 휴가일을 지정하여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해당 일자에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문제된다. 이때 사용자가 명확하게 노무수령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면, 근로자의 근로제공을 묵인한 것으로 보아 연차미사용수당 지급 의무가 여전히 남아있다. 책상 위에 노무수령 거부 통지서를 비치하거나, 컴퓨터 접속을 차단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가 병행되어야만 비로소 사용자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방관점에서의 연차제도 관리
연차휴가 분쟁은 대부분 퇴직 시점에서 본격화된다. 그동안 문제 삼지 않던 연차가 한꺼번에 금전으로 환산되면서, 예상치 못한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돌발적인 리스크가 아니라, 관리 부실이 누적된 결과에 가깝다.
앞서 살펴봤듯 연차휴가는 ‘쓰지 않으면 사라지는 제도’가 아니다. 법이 정한 절차를 충족하지 않는 한 연차미사용에 대한 책임은 사용자에게 남는다. 그런데 연차휴가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리적 판단과 수당 정산은 기업 내부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분쟁 예방을 위해서는 노무사의 조력을 통해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세찬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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