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세금 낼 바엔 깎아 판다”

  • 유승우 기자
  • 기사 입력 : 2026-03-12 15:37:13
  • 수정 시간 : 2026-03-12 15:56:29
  • x

강남발 하락풍, 서울 전역 덮치나…

Weekly 유통 경제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서울 주요 도심의 아파트 매매 시장에 뚜렷한 하락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를 비롯해 강북의 핵심인 용산구까지 2주 연속 집값이 뒷걸음질 치면서, 이른바 ‘상급지’에서 시작된 가격 조정 흐름이 서울 전역으로 번질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3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오르는 데 그치며 5주째 상승폭을 줄였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지표로 꼽히는 강남구(-0.07%), 송파구(-0.09%), 용산구(-0.05%), 서초구(-0.01%) 등은 모두 2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강남과 송파, 용산의 경우 지난주보다 낙폭마저 커지며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실제 현장에서는 수십억 원이 단번에 빠진 실거래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대한민국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는 불과 석 달 전인 지난해 12월 128억 원으로 가격 조정이 되었으나, 올해 1월에는 110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현재 시장에 나온 최저 호가는 90억 원대 초반까지 밀린 상태다. 대단지 프리미엄을 자랑하는 송파구 잠실 헬리오시티(전용면적 84㎡) 역시 연초 31억 원대에서 거래되던 것이 최근 27억 원대 매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급지의 이례적인 약세는 최근 겹친 거시경제적 악재와 무관하지 않다. 중동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이른바 ‘3고(高)’ 공포가 다시 시장을 덮쳤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극에 달한 것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한층 깐깐해진 대출 규제는 시장의 돈줄을 말리고 있다. 아무리 고소득자라 하더라도 이전만큼의 대출 한도를 배정받지 못하게 되면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강남권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유효 수요 자체가 급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월은 봄 이사철을 맞아 거래가 활발해지는 성수기지만, 올해는 양상이 전혀 다르다. 매수자들은 “거시 경제 불안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철저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버티기에 돌입했던 다주택자들이나 과도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일부 ‘영끌족’들이 결국 백기를 들고 호가를 낮춘 ‘급급매’를 내놓으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이 체감하는 강남권 아파트의 평균 가격 조정폭은 대략 10~15% 수준이다. 압구정 인근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급전을 확보하거나 세금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가격을 낮춰 던지기 시작하면, 버티던 다른 매도자들도 결국 시세를 내릴 수밖에 없다”며 “정책적 압박과 거시 경제 불안이 실거래가를 단숨에 10억 원 가까이 끌어내린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초고가 시장 특성상 이를 단순한 ‘폭락’으로 규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초고가 단지는 호가 자체가 10억 원 단위로 움직일뿐더러, 재건축 단지는 조합 설립 이후 지위 양도가 제한되어 이미 매물 자체가 희소하기 때문이다. 결국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금리 방향성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살얼음판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70년 공채 뚝심’ 삼성, 올해 1만 명 품는다
삼성그룹이 글로벌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분야의 핵심 동력 확보를 위해 올해도 대규모 공개채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요 대기업들이 수시 채용으로 돌아서는 삭막한 고용 시장 속에서도,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70년째 공채의 흐름을 유지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총 18개 핵심 계열사가 지난 10일부터 2026년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의 닻을 올렸다. 이번 상반기와 다가올 하반기 채용을 모두 합친 올해 총선발 규모는 연간 1만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본격적인 채용 절차는 이달 17일까지 삼성 공식 웹사이트인 ‘삼성커리어스’를 통한 지원서 접수로 막을 연다. 이후 직무 적합성 평가를 거쳐 다음 달에는 삼성 특유의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가 치러진다. 5월 중 면접과 건강검진 관문까지 최종 통과한 이들이 신입사원의 상징인 사원증을 목에 걸게 된다.

직군별 특성을 살린 맞춤형 평가도 병행된다. 소프트웨어(SW) 직군 지원자는 GSAT를 치르지 않고 실질적인 코딩 능력을 검증하는 SW 역량 테스트를 치르며, 디자인 직군 지원자 역시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로 평가를 대체한다.

삼성의 공채 제도는 1957년 국내 최초로 도입된 이래 한국 기업 채용사의 뜻을 이어왔다. 1990년대 외환위기 등 극히 이례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1970년대 오일쇼크나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매서운 경제 한파 속에서도 멈춘 적이 없었다. 현재 SK, 현대자동차, LG를 비롯한 다른 4대 그룹이 수시 채용으로 완전히 전환한 상황에서 삼성의 행보는 돋보인다.

삼성은 올해를 포함해 향후 5년간 총 6만여 명의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대규모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대통령실에서 열린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 “국내에서 지속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게 관련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대국민 약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경유의 반란…휘발유 가격 추월, 예고된 폭등인가
지난 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전국 주유소의 평균 경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920.1원을 기록하며 휘발유 가격(1,897.7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석유 시장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통상적으로 경유는 휘발유 대비 약 10% 높은 가격대를 형성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 시장 평균가를 살펴보면 경유는 배럴당 87.73달러, 휘발유는 78.8달러로 경유가 11.3% 더 높았다.

문제는 최근 이 격차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척도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 시장의 지난 6일 거래가를 보면, 휘발유는 배럴당 113.1달러에 그친 반면 경유는 155.74달러까지 치솟았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무려 37.7%(약 38%)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근본적으로 생산 공정의 난이도와 수요 구조로 인해 발생한다. 원유를 가열해 석유제품을 얻어낼 때, 휘발유는 30~140℃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쉽게 분리된다. 반면 경유는 250~350℃의 고온 구간에 도달해야 추출이 가능하다. 더불어 엄격해진 글로벌 환경 규제를 맞추기 위해 황 성분을 걸러내는 ‘수소화 정제 공정’까지 추가로 거쳐야 하므로 생산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요 측면의 압박도 거세다. 경유는 화물 트럭, 대형 선박, 산업용 발전기 등 실물 경제를 굴리는 핵심 동력원이다. 특히 최근처럼 지정학적 갈등과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시기에는 군용 장비 연료로 수요가 폭증한다. 원유 정제 시 나오는 제품별 생산 비율은 정해져 있어,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경유 생산량만 탄력적으로 늘리기도 불가능한 구조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에게 ‘경유=저렴한 연료’라는 인식이 강했던 이유는 세금 구조 때문이었다. 국내 유류세(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주행세 등) 체계에서 다른 세금은 동일하지만, 핵심인 교통세가 휘발유는 리터당 492원, 경유는 337.5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휘발유에 154.5원의 세금이 더 붙다 보니 자연스럽게 최종 판매가는 휘발유가 높았다.

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 유가 급등이 겹치면서 이 세금 격차마저 무색해질 정도로 국제 경윳값이 폭등해 국내 시장의 가격 역전을 만들어냈다. 정유업계는 당분간 경유 가격의 오름세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유와 등유는 주로 중동에서 출하되는 비중이 높은데, 최근 불거진 물류 차질로 공급망이 타격을 입으면서 휘발유보다 가격 상승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확인된 38%에 달하는 가격 격차와 상승 흐름이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추가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BTS 광화문 공연, 사기·암표와의 전쟁
9일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BTS 공연과 관련된 특별 치안 대책과 범죄 수사 현황을 발표했다. 경찰이 가장 예의주시하는 부분은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을 악용한 대량 구매와 암표 사기다.

현재 경찰은 티켓 판매 주관사인 ‘놀유니버스’의 매크로 의심 정황 수사 의뢰를 포함해 총 3건의 관련 범죄를 수사 중이다. 접수된 피해 사례를 보면, 적게는 15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 가까이 돈을 뜯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건은 이번 광화문 공연이 아닌 향후 열릴 다른 공연의 티켓 양도를 빙자한 사기 범죄로 확인됐다.

박 청장은 “매크로로 티켓을 대신 구매해 주겠다는 제안에 응했다가 자칫 범죄 공범으로 엮이거나 개인정보만 고스란히 탈취당할 수 있다”며 “티켓을 판매하겠다며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는 사실상 100% 사기로 봐야 한다”고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은 고가 재판매나 허위 티켓 조작 사기를 막기 위해 집중 모니터링을 벌인 결과, 이날까지 111건의 의심 게시물을 적발해 삭제 및 차단 조치했다. 나아가 경찰서마다 1~2개의 전담팀을 별도로 지정해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공연 당일 현장 치안에도 매머드급 인력이 투입된다. 경찰은 기동대와 일선 경찰서 인력 등 총 4,800명을 현장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박 청장은 “시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다소 과도해 보일 정도로 충분한 경력을 투입해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다중 밀집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흉기 난동이나 차량 돌진, 테러 등 극단적인 위협에 대비해 경찰특공대를 전진 배치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할 계획이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팬들이 밤샘 대기를 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노숙 자체를 원천 차단할 수는 없겠지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구조물이나 텐트 설치는 엄격하게 금지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승우 기자mknews@mk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