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 시대 합법적 확장 전략은 무엇인가?
의료와 웰니스 사이의 경계 이해해야
의료기기 판단기준 개정이 직접판매업계에 미칠 영향(下)
웨어러블 기기와 인공지능(AI)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헬스케어 시장의 경계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수면과 심박수를 기록하는 스마트 밴드, 식단과 운동을 관리하는 모바일 플랫폼, 피부 상태를 분석하는 AI 서비스까지 건강관리 기술은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왔다. 문제는 이 기술들이 의료와 웰니스 사이의 경계선 위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기능 자체는 건강관리이지만, 표현과 활용 방식에 따라 의료기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제 의료기기와 웰니스 제품의 기준은 기술이 아니라 ‘사용 목적’과 ‘표현’이다.
디지털 헬스 기술의 특징은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치는 심박수, 활동량, 수면 패턴 등을 측정해 사용자에게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이 자체만으로는 일반적인 웰니스 기능이다.
하지만 동일한 데이터라도 분석 결과가 질병 판단이나 치료 방향 제시에 연결되는 순간 의료기기 영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예컨대 심박 데이터의 단순 추세를 보여주는 것은 건강관리 기능에 해당할 수 있지만, 부정맥 가능성을 진단하거나 치료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능이 포함되면 의료 목적 기능으로 해석될 수 있다.
AI 기반 피부 분석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피부 상태를 분석해 보습이나 자외선 관리 등 생활습관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이라면 웰니스 범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특정 피부 질환을 판별하거나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기능이 포함되면 의료기기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디지털 헬스 기술의 규제 여부는 데이터 자체보다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웰니스 전략 ‘설계’가 중요
이 같은 환경에서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를 거쳐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웰니스 범주 안에서 제품을 설계해 시장 확장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직접판매업계는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유리하다.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는 안전성·유효성 자료 제출, 품질관리기준(GMP) 확보, 임상 근거 확보 등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웰니스 범주에 머물 경우 상대적으로 빠른 제품 출시와 서비스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결국, 기업들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질병 진단·치료 표현을 배제하고, 운동, 식단,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 유지 활동을 지원하는 플랫폼 형태로 서비스 범위를 설정하는 등 웰니스 기준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의료기기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질병 치료보다는 예방과 건강관리 중심이라는 웰니스 산업의 본질적 방향과도 맞아떨어진다.
디지털 헬스 산업은 여전히 성장 초기 단계다.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규제 체계가 뒤따라가는 상황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규제를 단순한 장벽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기업이 시장 전략을 설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웰니스와 의료기기의 경계를 이해하는 기업일수록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규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반대로 기술만 앞서가고 법적 지위에 대한 검토가 부족할 경우, 제품 출시 이후 예상치 못한 규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력과 규제 이해도가 동시에 결정하기 때문에 웰니스 시장의 기회는 여전히 크다”며 “다만 그 기회를 지속적인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기술 설계’만큼이나 ‘법적 설계’가 필요하다. 의료와 웰니스 사이의 경계를 이해하는 기업만이 새로운 헬스케어 시장에서 안정적인 확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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