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칼럼> 회계연도 기준 연차유급휴가 관리, ‘법정 기준’과의 비교가 핵심이다
많은 기업이 근로자의 입사일이 아닌 특정 시점(예: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연차유급휴가를 일괄 부여하고 있다. 즉 근로기준법이 정한 ‘법정 기준’ 대신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차유급휴가를 관리하는 것이다. 판례와 행정해석은 인사 관리상 편의를 위하여 이러한 관리 방식을 허용하는 한편, 근로기준법이 정한 원칙보다 실질적으로 불리해질 수 없는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배제한 연차유급휴가 관리 방식은 예상치 못한 노사 분쟁과 법적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위해 먼저 법정 기준과 회계연도 기준의 연차유급휴가 부여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한다. 먼저 법정 기준에 의해 입사일로부터 1년이 될 때까지 1개월 개근 시 1일씩, 최대 11일의 연차가 발생한다. 1년 이상 근로하는 근로자에게는 입사일을 기준으로 1년간 80% 이상 출근 시 15일의 연차가 발생하며, 근속 2년마다 1일씩 가산하여 최대 25일까지 발생한다(근로기준법 제60조).
입사일로부터 1년이 될 때까지 발생하는 11일의 연차는 회계연도 기준의 방식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반면 1년 이상 근로하는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15일 이상의 연차는 회사가 지정한 회계연도의 기준점에 따라 비례적으로 발생한다. 2025년 7월 1일에 입사한 근로자를 예로 들어보자. 2026년 7월 1일에 원칙상 15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고, 이는 그 전날까지 80% 이상 출근했음을 전제한다. 이때 회계연도(역년)를 기준으로 산정한다면 다음과 같다. 회사가 정한 회계연도의 시작점인 2026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2025.7.1.~2025.12.31.)까지 근로한 6개월분의 근로에 대한 7.5일(15일*6개월/12개월)의 연차휴가가 먼저 발생하고, 이후 2026년 1년 동안 80% 이상 출근하면 2027년 1월 1일에 다시 15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근로자에게 실질적으로 불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이러한 회계연도 기준의 부여 일수가 입사일을 기준으로 한 법정 기준의 부여 일수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연차휴가를 관리하는 회사의 근로자가 퇴직할 때, 근속기간에 대하여 법정 기준으로 산정한 연차휴가 일수가 더 많다면 회사는 그 부족분에 대해 연차휴가미사용수당으로 정산하여 지급할 의무가 있다(근로기준법 제15조, 제36조).
반대로 회계연도 기준으로 부여된 휴가가 더 많다면, 취업규칙 등에 “퇴직 시 입사일 기준으로 정산한다”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 부여된 권리를 회수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실제로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차를 산정해오다가 퇴직 시점에 근거 없이 입사일 기준으로 재산정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한 회사에 그 차액을 지급하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7.20. 선고 2022나31190 판결).
작은 편의나 금전적 이득을 위해 원칙을 무시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살펴보자. 먼저 법정 기준보다 연차휴가를 적게 부여하는 것 자체가 근로기준법 제60조를 위반하며 제110조 벌칙규정에 해당한다. 또한 연차휴가수당과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은 임금채권으로서 3년의 시효가 적용된다. 따라서 ‘정당한’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기일에 미지급하는 것은 ‘임금체불’이며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을 위반한다.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근로기준법 제109조), 부족분을 지급해야 함은 물론 퇴직 후 14일 이내 미지급 시에는 연 20%의 지연이자가 발생한다(근로기준법 제37조).
연차휴가는 근로자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인 만큼, 회사의 행정적 편의를 위해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를 희생시키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기업은 관리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근로자는 자신의 권리를 명확히 인지할 때 비로소 건강한 조직 문화가 정착될 수 있습니다. 법정 기준이라는 ‘최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세심한 노무 관리가 지속가능한 노사 관계의 시작이다.
<이지윤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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