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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규칙 없는 리그, 관중은 떠난다

  • 유승우 기자
  • 기사 입력 : 2026-03-19 17:06:03
  • 수정 시간 : 2026-03-19 17: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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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네트워크 마케팅 시장은 마치 무너져가는 프로 스포츠 리그와 같아서 선수들은 경기장을 떠나고 관중석은 빠르게 텅 비어가고 있다. 업계 사람들은 경기가 어렵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서 그렇다며 외부 환경을 이유로 꼽지만, 진짜 치명적인 문제는 밖이 아니라 리그를 운영하는 주체들의 잘못된 시스템 자체에 있다. 경기 규칙은 수시로 바뀌고 경기장마저 너무 낡았지만, 심판은 눈을 감은 채 반칙이 쏟아지는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 이 거대한 산업이 붕괴하는 과정은 어찌 보면 단순하고도 당연한 결과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공정한 규칙인 것처럼, 네트워크 마케팅사업에서는 판매원에게 수당을 나누어주는 방식인 보상플랜이 바로 이 규칙에 해당한다. 규칙이 변하지 않고 결과를 투명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사람들이 리그를 믿고 뛸 수 있지만, 국내 회사들은 당장 눈앞의 매출에 눈이 멀어 실적이 조금만 떨어져도 제도를 쉽게 바꾸며 규칙을 마구 망가뜨려 왔다. 특히 다른 회사의 유명한 스타 판매원을 데려오기 위해 그 사람에게 유리한 특별 규칙을 만드는 등 이름값 있는 소수를 위해 구조 자체를 뜯어고친다. 이러한 행위는 리그 전체의 공평함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결과는 참혹하다. 규칙이 제멋대로 변하는 리그를 믿고 뛸 선수가 없듯이 대다수의 평범한 판매원들은 언제 또 수당 제도가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다. 결국 실력 있는 진짜 리더들은 규칙이 웬만해선 변하지 않고 수십 년 동안 큰 틀을 묵묵히 유지하는 외국계 글로벌기업으로 조용히 떠나게 되는 것이다.

리그 내부에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는 동안 밖의 상황도 완전히 돌아서 버렸다. 사람들의 관심이 훨씬 빠르고 즉각적으로 돈이 되는 곳으로 넘어가 버린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와 인공지능만 있으면 숏폼이나 유튜브를 통해 누구나 단기간에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본질적으로 제품의 성분을 꼼꼼히 공부하고 복잡한 조직을 관리하며 끊임없이 사람을 대면해야 하는 네트워크 마케팅사업은 새롭게 등장한 빠르고 편한 디지털 부업들에 비해 매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유행의 변화가 아니라 세상이 돈을 버는 구조 자체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러한 급격한 시대의 변화 속에서 산업을 든든하게 받쳐줘야 할 경기장마저 낡아 빠진 것도 심각한 문제인데, 유통 시장을 규제하는 ‘방문판매법’이 여전히 30년 전의 옛날 방식에 멈춰 있는 것 또한 큰 문제다. 합법적으로 장사하는 회사들이 시대에 맞춰 새로운 디지털 혁신을 시도하려 해도 빈번하게 이 낡은 법의 벽에 부딪혀 좌절하고마는 상황에서,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규제를 고쳐 달라는 업계의 절박한 목소리는 수십 년째 무시당하고 있다. 

결국 정작 성실하게 법을 지키려 애쓰는 합법적인 회사들만 낡은 규제에 묶여 엄청난 준법 비용을 감당하며 억울하게 말라 죽어가는 것이다.

더욱 기가 막힌 사실은 엄격한 법이 정작 잡아야 할 진짜 사기꾼들은 법을 비웃으며 활개치고 있다는 점이다. 낡은 경기장 바로 밖에서는 가상화폐나 코인을 핑계로 불법 폰지 사기와 불법 피라미드 업체들이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은 채 사람들을 유혹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땀 흘려 일하지 않아도 짧은 시간 내에 수십 배의 돈을 챙길 수 있다는 새빨간 거짓말이 사람들의 절박한 지갑 사정을 파고들면서 수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피해 금액이 발생했다.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시장을 지켜야 할 지금의 법은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 채 사기꾼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기 좋은 환경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위기를 뚫고 나갈 방법은 잘못된 시스템을 처음부터 완전히 뜯어고치는 길뿐이다. 감성에 호소하거나 근거 없는 헛된 희망을 품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우선 국내 회사들은 수당 제도를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교묘한 미끼로 쓰는 악습을 당장 버리고 모든 판매원들에게 공정하게 적용되는 투명하고 일관된 규칙을 세워야 하며, 습관적으로 제도를 뜯어고치는 행위를 멈춰야만 한다.

이와 더불어 정부와 국회 역시 모른 척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진 방문판매법을 유통 시장의 현실에 맞게 전면 개정하여 합법적인 회사들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과감하게 없애고, 평범한 사람들의 피 같은 돈을 빼앗는 불법 사기 행위는 나라 경제를 망치는 중대한 범죄로 다루며, 끝까지 끈기 있게 처벌해야 한다. 스스로 규칙을 망가뜨리는 구단과 낡아 빠진 경기장을 그대로 내버려둔 채 리그가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는 것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와 같다. 철저하게 잘못된 구조를 도려내고 공정한 게임의 판을 다시 짜는 것만이 국내 네트워크 마케팅업계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현실이다.

 

유승우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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