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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에서 피부 재생 소재까지 ‘클로렐라’의 반전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4-02 16:07:07
  • 수정 시간 : 2026-04-02 16: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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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코리아, 아모레퍼시픽 등 새로운 기능성 원료 재해석

다시 뜨는 기능성 원료 ❶ - 클로렐라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산업에서 한동안 조명을 덜 받던 기능성 원료들이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 흐름은 단순한 유행의 반복이 아니다. 과거의 경험적 효능에 의존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정량적 데이터와 인체적용시험, 그리고 생산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한 ‘과학적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건강식품 소재로 인기를 끌던 클로렐라는 기능성 경쟁이 고도화되면서 시장에서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을 아우르는 주요 기업들이 동시에 클로렐라 연구를 확대하며, 원료의 적용 범위 자체를 넓히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기업이 리만코리아의 연구개발 자회사 에스크랩스다. 에스크랩스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세포공장연구센터 김희식 박사 연구팀과 산학연 공동 연구팀을 구성하고, 고함량의 루테인 및 카로테노이드가 함유된 ‘클로렐라 추출물’을 기반으로 하는 눈 건강기능식품 소재 개발을 목적으로 균주 배양, 생산 공정 확립, 기능성 입증 등의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제주 비자림 일대에서 고유 클로렐라 균주를 분리한 데서 출발해, 약 10년에 걸쳐 39억 원 수준의 연구비가 투입된 장기 연구다. 단순 원료 확보를 넘어 균주 개량, 배양 공정, 기능성 검증, 제품화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기술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특히 전임상 연구 결과는 지난 2024년 미세조류 분야 국제 학술지 ‘Algal Research’에 게재되며 해당 소재의 활용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했다. 연구에 따르면 전임상 연구에서 해당 소재의 카로테노이드 성분에 대한 기초 효능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눈 건강 기능성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 시장 구조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현재 눈 건강 기능성의 핵심 성분인 루테인은 대부분 ‘마리골드꽃(금잔화)’에서 추출된 수입 원료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제주 클로렐라는 배양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어, 공급 안정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된다.

기능성 측면에서도 뚜렷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약 90명을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진행 중에 있으며, 눈 건강 관련 기능성과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클로렐라가 새로운 기능성 원료로 진화하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미세조류 클로렐라에서 추출한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의 피부 재생 효과를 규명하며 학술적 성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며 주목을 받았다.

PDRN은 피부 재생과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물질로, 그동안은 연어·송어 등 어류에서 추출한 동물성 원료가 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지속가능성과 대량 생산 가능성에 주목해, 미세조류인 클로렐라에서 유래한 비동물성 PDRN 개발에 나섰다.

연구 결과, 이른바 ‘Blue PDRN’으로 명명된 해당 물질은 피부 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촉진하고, 콜라겐 합성과 혈관 생성 관련 인자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존 동물성 PDRN과 동일하게 아데노신 A2A 수용체(A2AR) 메커니즘을 통해 피부 재생을 유도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이처럼 클로렐라는 최근 서로 다른 산업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는 카로테노이드 기반의 눈 건강 소재로, 화장품 분야에서는 PDRN을 통한 피부 재생 소재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다시 클로렐라를 주목하는 이유는 원료 자체가 새롭기 때문이 아니다. 이것을 구현하는 기술과 해석의 수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산업 전반의 흐름 속에서 한발 앞서 기술 축적을 이어온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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