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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진화하고 있는 다단계판매

  • 두영준 기자
  • 기사 입력 : 2026-04-02 16: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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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의 업황을 두고 우려를 표하는 업계 종사자들의 목소리가 꽤 오랫동안 들려오는 듯하다. 약 10년간 업계의 전체 매출이 박스권 내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며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다단계판매산업이 침체하며 동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재 다단계판매업계는 매우 의미 있고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진화를 겪고 있다고도 보여진다.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는 소비자 피해 사례의 지속적이고 뚜렷한 감소 추세다. 최근 수년간 한국소비자원을 비롯해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등에 접수되는 다단계판매 관련 피해 접수 건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실제로 양 조합의 2025년 소비자 피해 보상 건수는 각각 0건을 기록했다. 두 조합이 함께 0건을 기록한 건 공제조합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는 시장 축소에 따른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매출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작았던 과거에 오히려 소비자 피해가 더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산업 자체가 자발적으로 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라고 봐야 타당하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업계의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업과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윤리 강령을 대폭 강화하고, 준법 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불법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출액이 성장하지 않고 부침을 겪는 현상 역시 무조건 비관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이는 과거 비정상적인 영업 방식으로 부풀려졌던 시장의 거품이 걷히고, 건전한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거의 가파른 매출 상승세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베팅, 무리한 사재기의 영향이 없었다고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러한 허수 매출이 어느 정도 사라지며 제품의 실제 가치를 인정하고 소비하는 실수요자 중심의 매출이 시장의 든든한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거대한 마대자루에 휘뚜루마뚜루 짐을 쑤셔 넣듯 외형만 부풀리는 것이었다면, 현재는 알맹이를 빈틈없이 차곡차곡 채워 넣으면서 질적인 밀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시장의 기초 체력이 훨씬 더 강해진 셈이다.

기업들의 생존 전략도 획기적으로 변했다. 오로지 판매원 늘리기와 매출 볼륨 키우기에만 몰두하던 양적 팽창주의에서 벗어나 이제는 제품의 질을 높이고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다단계판매업계의 주력 상품인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제품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터미, 리만코리아, 카리스, 앤알커뮤니케이션, 하이리빙 등 당장 떠오르는 기업만 해도 수두룩하다. 

이들 기업은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해 독자적인 특허 원료를 개발하고,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까다로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수당이나 마케팅에 의존하던 과거의 인습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제품 그 자체의 매력에 끌려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압도적인 품질 경쟁력이 핵심이 된 것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되면서 과거처럼 맹목적인 믿음을 강요하거나 소비자를 기만하는 구시대적이고 조악한 영업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제품과 기업을 홍보하는 사업자들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인터넷 검색이나 챗지피티, 제미나이 등 AI 챗봇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시대다. 보다 현명해진 소비자와 투명해진 시스템이 산업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이다.

물론 기업을 이끄는 경영진과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판매원들에게 장기간의 매출 정체는 부인할 수 없는 가슴 아픈 현실이다. 매출은 곧 기업의 생존을 의미하는 것이고, 판매원들의 치열한 노력에 대한 정직한 보상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수치 하락에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묵묵히 다지고 있는 신뢰와 품질이라는 토대는 머지않아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일시적인 거품이 아닌 결코 무너지지 않는, 그리고 그 어떤 풍파에도 굴하지 않는 저력처럼.

결론적으로 지금 다단계판매업계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외형 대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내실을 다지며 딴딴해지는 중이다. 매출액에 가려져 있던 질적 성장의 증거들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피해 사례 급감, 제품력의 눈부신 향상, 영업 방식의 투명화, 소비자 신뢰의 회복은 모두 다단계판매업계가 질적인 면에서 위대한 진화를 이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는 수치의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건전한 유통 산업의 한 축으로 굳건히 뿌리내리기 위한 업계의 조용한 성장에 박수를 보내야 할 때다. 지금 이 순간 거친 풍랑 속에서도 여전히 원대한 꿈을 꾸는 사업자들과 임직원들이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산업을 지탱하는 이들의 열정이 있는 한 다단계판매의 새로운 미래는 여전히 밝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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