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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4-10 09: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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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마케팅산업은 본질적으로 사람의 사업입니다. 제품, 시스템, 보상플랜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위에서 작동합니다. 그렇기에 이 산업에서의 성공은 단순한 매출 규모가 아니라, 어떤 인연을 맺고 그것을 어떻게 지속시키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간 관계에서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는 법정 스님의 말씀은 매우 단호하면서 심오한 뜻을 지닌 격언입니다. 이 말은 단순한 인간관계의 처세술을 넘어, 관계의 본질과 책임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네트워크 마케팅 현장을 돌아보면 이 가르침과 정반대의 행태가 적지 않게 목격됩니다. 특히 일부 리더들의 행보는 인간관계가 본질인 네트워크 마케팅에서 ‘인연’이 아니라 ‘매출’에만 집착하는 경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 중 하나가 ‘리스트업’입니다. 지인, 친구, 가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인간관계를 사업의 접점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입니다. 물론 사업 초기에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상대를 하나의 ‘매출’로만 바라보는 순간, 인연은 이미 소모품으로 전락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단기적으로는 실적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관계의 피로도를 높이고, 결국 업계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헤픈 인연이 쌓일수록 진짜 인연과는 멀어지게 됩니다.

또한, 법정 스님은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곧 신뢰의 상호성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일부 리더들은 신뢰를 미래를 위해 쌓는 자산이 아니라 현재를 위해 소모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올린 뒤, 더 큰 수익 구조를 찾아 회사를 옮겨 다니는 사례는 업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이동의 기준이 철학이나 비전이 아니라 단기적인 보상 플랜이나 시장 분위기에 좌우된다는 점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조차 모호한 사업으로까지 발걸음을 옮기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그들을 믿고 따랐던 조직원들입니다. 리더의 한 번의 선택은 단순한 개인의 이동이 아니라 수십, 수백 명의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리더들은 이를 사업적 판단이라며 정당화합니다.

그러나 신뢰는 그렇게 가볍게 다뤄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신뢰는 시간이 쌓여 만들어지는 자본이며, 한 번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자산입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된 조직을 ‘기회’라는 이름으로 해체하는 행위는 결국 자기 자신이 쌓아온 기반을 허무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처럼 진정한 인연에 대해 무관심하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을 쉽게 모으는 리더일수록 사람을 쉽게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인연을 구분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스쳐 갈 인연과 함께해야 할 인연을 구별하지 못하면, 결국 모든 관계가 일시적인 거래로 변질됩니다.

거절하는 사람을 붙잡기 위해 과도한 설득을 반복하고, 떠나는 사람을 비난하며, 새로운 기회만을 쫓아 이동하는 행태는 결국 관계의 깊이를 얕게 만듭니다. 결국, 조직은 커 보일 수는 있어도 단단하지는 않습니다. 위기 상황이 오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구조가 됩니다.

물론 네트워크 마케팅의 본질은 복제와 확장입니다. 그러나 그 확장은 단순히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질’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소수의 진실한 파트너가 만들어내는 조직은 느리지만 강하고 외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반면, 단기간에 급격히 팽창한 조직은 내부 결속력이 약하고 리더의 이동이나 시장 변화에 따라 쉽게 붕괴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리더들은 여전히 ‘몇 명을 만들었는가’에만 집중하고 ‘어떤 사람이 남았는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은 단순한 유통 방식이 아니라 관계 기반 경제입니다. 그렇기에 이 산업에서의 윤리는 곧 경쟁력입니다. 무엇보다 인연을 가볍게 여기는 순간, 사업 역시 가벼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리더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리더는 단순히 성과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그 방향이 ‘더 많은 돈’이 아니라 ‘더 건강한 관계’로 설정될 때 조직은 비로소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회사를 옮기는 것이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더 나은 비전과 철학을 찾아 이동하는 것은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는 선택입니다. 그러나 그 기준이 오직 더 큰 ‘보상’이라면 그 이동은 성장이라기보다 소비에 가깝습니다. 반면 그 소비의 대상이 ‘사람’이라면 그 대가는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법정 스님의 가르침은 단순하지만 분명합니다. 인연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진실을 함부로 쓰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원칙을 지키는 리더만이 일시적인 성공이 아닌 지속 가능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의 미래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지키는 것은 결국 ‘인연에 대한 태도’입니다. 지금 업계를 한 번 돌아보십시오. 한때 잘나갔지만 매출을 좇아 인연을 소비한 리더는 결국 돈도 사람도 잃고 있습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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