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불법 허위‧과대광고 논란
일부 판매원, 치료 효과 있는 것처럼 제품 홍보
법적 경계를 넘나드는 불법 허위‧과대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업계에서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보인 V사의 경우, 판매원들이 제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은 단순 화장품을 마치 질병의 치료 효과가 있는 의약품인 것처럼 둔갑시켜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으나, 정작 판매원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본사는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장품법 정면 위반하는 ‘탈모 치료’ 문구와 신생아 화장품 마케팅
현행 화장품법 제13조 및 동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화장품을 표시하거나 광고할 때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명칭이나 효능, 효과를 사용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화장품은 인체를 청결하게 하거나 미용하여 피부나 모발의 건강을 유지하거나 증진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품으로 정의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V사의 사업자들은 네이버 블로그 등 온라인 공간에서 앰플 제품을 홍보하며 ‘탈모 치료’, ‘탈모 예방’이라는 단어를 서슴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화장품법 위반으로,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탈모 관련 기능성 화장품이라 할지라도 ‘탈모 증상의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수준의 표현만 허용될 뿐, 질병의 직접적인 치료나 예방을 언급하는 순간 불법의 영역에 들어선다.
특히 V사의 일부 사업자들은 이 제품을 사용하면 머리카락이 새로 솟아난다는 식의 ‘발모’ 효과까지 암시하며 절박한 탈모 환자들의 심리를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V사의 이러한 무리한 마케팅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과거 V사 판매원은 제품을 홍보하면서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에게까지 검증되지 않은 효능을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다 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영유아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을 수익 창출의 도구로 삼았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탈모 환자들의 간절함을 악용하며 똑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V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탈퇴한 회원들이 작성했던 글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내부적으로 법률자문을 통해 판매원들의 허위·과장광고 글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라며 “본사에서 판매원들에게 과장된 글을 작성하는 것은 안된다는 교육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계 다단계판매업체 A사 판매원 역시 두피 관리 ‘두피 레이저’ 제품을 ‘탈모 치료’라는 제목으로 홍보하는 등 판매원들이 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다른 직접판매기업들보다 판매원 수가 더 많아 모니터링은 하고 있지만 실시간으로 모든 글을 확인할 만큼의 인력이 되지 않는다”며 “회사 차원에서 허위·과장광고 글을 작성하는 판매원들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고, 꾸준히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행위는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만드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4일 만에 부종 제거? ‘비포 앤 애프터’와 근거 없는 ‘치료’ 주장
단순히 용어 선택의 문제를 넘어, 가공된 체험기를 활용한 기만적 광고 행태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V사의 판매원들은 그룹 내부 교육용 자료나 홍보용 슬라이드를 통해 ‘4일간의 임상 결과’라는 제목과 함께 비포 앤 애프터 사진을 공유했다.
해당 사진에는 뒷목과 뒷통수에 부종처럼 볼록하게 솟아오른 부위가 제품 사용 단 4일 만에 가라앉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들은 이를 ‘순환 문제’로 규정하고, 자사의 앰플 제품을 사용하면 혈액 순환이 개선되어 신체적 질환이 해결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화장품이 인체의 생리적 구조를 변화시키거나 질병을 치료한다는 식의 주장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실증 자료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절차와 방법에 따라 작성된 것이어야 하며, 실증 자료의 내용은 광고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전문 의료인이 아닌 판매 사업자들이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을 ‘임상’이라는 용어로 포장하여 신뢰를 부여하는 방식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전형적인 기만적 수법이다.
또 다른 디바이스 판매 업체인 H사의 판매원은 자기장과 파장을 이용하는 디바이스 제품에 대해 ‘치료’라는 단어를 사용한 설명 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복잡한 외부 치료(차크라 치료 등)를 간단하게 들고 다니며 할 수 있게 해줌”이라는 글과 “정신 건강 치료 효과”라는 문장을 사용해 해당 제품을 의료기기로 오인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H사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댓글을 달거나 판매원을 찾아 글을 내려야 한다고 전달하고 있다”며 “블로그나 SNS뿐 아니라 유튜브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회사에서 온라인·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안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본사의 관리 감독 부재와 방조 행태, 방문판매법상 책임 면피 어려워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에 따르면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상대방과의 거래를 유도하거나 품질 등에 대하여 거짓 사실을 알리거나 실제보다도 현저히 우량하거나 유리한 것으로 오인시킬 수 있는 행위’를 금지하며 제2항에서는 ‘다단계판매업자는 다단계판매원으로 하여금 제23조 제1항의 금지행위를 하도록 교사(敎唆)하거나 방조(幇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실적 중심의 보상 체계가 불법 광고를 부추기는 토양이 되었다는 비판이 일면서, 만약 본사가 이러한 불법 광고 내용을 인지하고도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적극적으로 권장했다면, 이는 판매원 개인의 문제를 넘어 법인의 면허 취소까지 고려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소비자의 신뢰를 담보로 성장을 이룬 기업이라면, 불법적인 홍보 행태를 전수 조사하고 투명한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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