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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배양식품, 식품산업 판도를 바꾸는 이유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4-16 15:35:16
  • 수정 시간 : 2026-04-16 15: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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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있는 식약정보>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기후 변화와 식량 자원 고갈,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확산이 맞물리며 식품 산업은 구조적인 전환기에 들어섰다. 기존 축산 중심의 단백질 생산 방식은 환경 부담과 자원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세포배양식품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동물을 직접 사육하지 않고도 세포를 배양해 육류를 생산하는 이 기술은 지속가능성과 윤리성, 그리고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식품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결합되면서 산업의 진화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지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식품을 만드는 수준을 넘어, 생산 방식과 공급망, 제품 개발 전략까지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초기 상업화 국면에 진입하면서, 산업 성장과 함께 규제 체계 정립의 중요성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가파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세포배양식품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2억 달러(한화 약 1조 7,700억 원)에서 2035년 약 274억 달러(한화 약 40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3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 전망은 단순한 기대치가 아니다. 실제 규제 승인과 투자 확대라는 현실적 기반 위에서 형성되고 있다.

미국과 싱가포르, 호주, 이스라엘 등에서는 이미 일부 제품에 대한 판매 승인이 이뤄졌다. 특히 이러한 승인 사례는 소비자 신뢰 형성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 유입과 생산설비 확충을 촉진하는 중요한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동시에 기후 변화 대응과 탄소 저감에 대한 정책적 요구가 커지면서, 세포배양식품은 단순한 대체식품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AI가 바꾸는 세포배양식품 생산 패러다임
그동안 세포배양식품산업이 직면했던 가장 큰 장벽은 경제성이었다. 높은 생산 비용과 낮은 생산 효율은 상업화를 가로막는 핵심 요인이었지만, 최근 AI 기술이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빠르게 해소하고 있다.

AI는 세포주 개발, 배지 설계, 공정 운영, 품질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적용되며 생산 효율을 비약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기존에는 고수율 세포주를 확보하기 위해 수많은 실험과 반복 검증이 필요했지만, 머신러닝 기반 분석을 통해 최적의 세포를 빠르게 선별할 수 있게 되면서 연구개발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있다.

배양 환경 최적화에서도 AI의 역할은 확대되고 있다. 세포 성장에 필요한 배지 조성을 정밀하게 설계하고, 다양한 변수 간 상호작용을 분석해 최적 조건을 도출함으로써 생산 수율을 극대화한다. 특히 고가의 성장 인자를 대체할 수 있는 조합을 찾는 과정에서 AI는 비용 절감 측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반 공정 제어 기술이 도입되면서 생산 공정은 점점 더 자동화되고 있다. 가상의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최적 조건을 도출한 뒤 이를 실제 생산에 반영하는 방식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공정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여기에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한 세포 모니터링까지 결합되면서, 생산 과정은 더욱 정밀하게 관리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개선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AI 도입 이후 생산 수율과 품질 일관성, 비용 구조가 동시에 개선되면서 세포배양식품의 상업화 가능성은 이전보다 훨씬 현실적인 단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 확대와 산업 경쟁 구도의 변화
AI 기반 세포배양식품산업은 지역별로 서로 다른 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북미 지역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공공·민간 협력 구조, 그리고 혁신 기술에 대한 높은 수용성이 결합되며 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AI 기반 바이오공정과 자동화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의 기준을 형성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식량 안보와 환경 문제 대응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전략 산업으로 세포배양식품을 육성하고 있으며,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인도 역시 스타트업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확대되며 점진적으로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유럽은 강력한 과학 연구 기반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하고 엄격한 규제 환경으로 인해 시장 확산 속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신뢰성과 안전성 기준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산업 내부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초기에는 다짐육 형태의 제품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필렛이나 통근육과 같은 고도화된 제품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소비자 경험을 기존 육류와 유사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또한 세포배양육과 식물성 단백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이 등장하면서 시장 접근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완전한 세포배양육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동시에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며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각국의 규제 환경과 유통 구조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으로 분석된다.


산업 발전 위해 규제 정립은 필수
세포배양식품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에는 기술 혁신과 함께 규제 정립이 필수적이다. 특히 AI가 결합된 생산 시스템은 기존 식품 규제와 다른 새로운 접근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대응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이슈는 데이터와 관련된 문제다. AI 기반 공정은 데이터의 품질과 신뢰성에 크게 의존하는데, 생물공정 데이터는 특성상 변동성이 크고 표준화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는 AI 모델의 정확성과 재현성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에서는 식약처를 중심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한 제도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기존의 제품 중심 평가 체계를 넘어, 생산 공정 전반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 측면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전략 설정이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완제품 중심의 브랜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반면, 국내 산업은 소재 중심 전략이 보다 효과적인 접근으로 평가된다. 배지, 성장인자, 기능성 펩타이드, 공정 기술 등 핵심 소재와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는 발효 기술과 식물성 원료 활용 역량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저비용 배지 개발이나 기능성 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하다. 여기에 IT 및 자동화 기술을 접목할 경우, AI 기반 바이오공정과 스마트 생산 시스템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다.

결국 세포배양식품산업은 단순한 식품산업을 넘어 바이오, 데이터, AI 기술이 융합된 복합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규제와 기술, 산업 전략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국내 산업 역시 이러한 흐름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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