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도 ‘일상 소비재’ 시대
불황에도 소비 유지…5060은 대용량, 2030은 초저가 선호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이 특정 시기에만 챙겨 먹는 ‘특별한 영양제’의 개념을 완전히 탈피했다. 이제 건기식은 매일 마시는 물이나 생필품처럼 우리 삶의 일상적인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최근 발표된 오픈서베이의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온라인 시장을 장악해 온 쿠팡과 네이버쇼핑의 굳건한 아성 속에서도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올리브영과 다이소가 건기식의 새로운 구매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2030이 주도하는 오프라인 트렌드
건기식 구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방문하는 채널에 따라 소비자가 장바구니에 담는 제품의 종류와 구매 방식이 명확하게 엇갈렸다. 2030 세대가 트렌드를 주도하는 올리브영과 다이소는 같은 건기식 카테고리를 취급하고 있음에도, 고객의 특성과 그들이 기대하는 가치가 확연히 다르다.
올리브영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효능과 성분을 꼼꼼하게 따진다. 이들은 콜라겐이나 단백질 음료 등 ‘뷰티 및 신체 관리’와 결합된 프리미엄 품목을 계획적으로 구매하는 성향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이소 이용자들은 가성비가 좋은 단일 비타민과 같은 기본 영양제를 일상적으로 구매하거나, 매장 쇼핑 중 눈에 띄었을 때 즉흥적으로 장바구니에 담는 특성을 보였다. 이는 건기식이 소비자들에게 ‘자기 관리용 일상 소비재’로 완벽히 정착했음을 시사한다.
연령대별 구매 비율에서는 20대 남자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대와 성별에 비해 건강 관리에 무심했던 젊은 남성층이 지갑을 열고 있다. 2026년 기준 전 국민의 건강 관리 관심도는 76.5%로 전년 대비 13.1%p나 올랐는데, 이 상승세를 견인한 핵심 주역이 바로 20대 남성이다.
이들은 단순히 건강을 염려하는 수준을 넘어 ‘피로 회복’, ‘장 건강’, ‘섭취 시 심리적 안정’ 등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찾고 있다. 학업과 취업 준비, 초기 직장 생활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관리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연령대별로 20~30대는 피로 회복과 면역력에 집중하는 반면, 40대는 눈 건강, 50~60대는 뼈·관절 및 혈당 관리 등 연령이 높아질수록 질병 예방으로 소구점이 뚜렷하게 변화했다. 오픈서베이 관계자는 리포트를 통해 “2030 세대의 발걸음은 올리브영과 다이소를 향하고 있으며 채널에 따라 장바구니의 온도 차가 확실하다”고 전했다.
이너뷰티와 다이어트를 위한 구매
미용과 신체 관리를 위해 건기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른바 ‘성분 공식’이 표준처럼 자리잡았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피부 관리(이너뷰티)다.
피부 탄력과 주름 개선을 목적으로 건기식을 먹는 소비자의 56.4%가 ‘콜라겐’을 선택했다. 콜라겐은 피부 미백 및 톤업 목적에서도 1위(15.5%)를 기록하며 피부 관리에 있어서는 대체 불가능한 1등 성분으로 군림하고 있다. 반면, 모발 및 두피 관리 영역에서는 응답자의 33.5%가 ‘비오틴’을 꼽아 성분별 타깃이 매우 정교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체중 및 체지방 관리 시장에서의 품목도 변했다. 체중 관리를 위해 섭취하는 품목 1위는 전통적인 ‘다이어트 보조제(21.8%)’가 아닌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24.2%)’로 나타났다. 부기 완화 목적 역시 유산균(16.5%)이 1위를 차지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살을 빼는 약을 넘어서, 장 내 환경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다이어트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소비 늘어…AI 활용해 궁금증 해소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건강을 위한 투자를 포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8.1%가 전년 대비 건기식 지출을 늘렸거나 비슷하게 유지한다고 답했다.
다만,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영리한 ‘방어 전략’을 펼친다. 섭취를 중단하기보다는 ‘할인 프로모션 때만 집중 구매(50.0%)’하거나 ‘대용량 제품 구매(41.0%)’를 통해 가성비를 극대화 한다. 흥미로운 점은 5060 세대는 대용량 구매를 선호하는 반면, 2030 여성은 다이소나 온라인 특가 등 더 저렴한 유통 채널로 적극 이동하는 성향을 보였다.
이러한 소비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비율도 늘었다. 챗GPT, 제미나이 등을 건기식 정보 탐색 채널로 활용하는 비율이 14.1%에 달했다. 이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상담 채널인 약국(14.3%)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3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AI 활용을 주도하고 있으며, 주로 “나에게 맞는 영양제를 추천해줘”, “개인 맞춤 성분 알려줘”, “제품 성분 효능을 비교해줘” 등 초개인화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 지형의 변화는 건기식업계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단순히 좋은 성분을 넘어, 채널별 타깃 고객에 맞춘 유연한 가격 정책과 AI 기반의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 도입 등 판매 전략의 수정이 필요한 시점으로 분석된다.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TOP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