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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불법 다단계 수익은 이자소득”

  • 두영준 기자
  • 기사 입력 : 2026-05-15 09:39:13
  • 수정 시간 : 2026-05-15 09: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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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사업소득’ 주장하며 소송 제기했지만 패소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불법 다단계 방식의 유사수신업체에 투자해 받은 수익금은 사업소득이 아닌 이자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 투자자들은 화장품 공동구매 및 위탁판매 사업에 참여해 얻은 수익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실질적으로 단순 자금 제공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세무당국
, 원고들에 종소세 부과
5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재판장 김영민)는 불법 다단계 화장품 업체 투자자 A씨 등 3명이 지난 3월 강서세무서장·반포세무서장·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들은 화장품 판매업체와 공동구매 형식의 거래를 하고 업체 측에 판매를 위탁한 뒤 수익금을 받아왔다고 주장한 투자자들이다
. 이 업체는 화장품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실제로는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방식의 유사수신 구조로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업체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이 확정된 바 있다.

세무당국은 원고들이 받은 수익금을 비영업대금의 이익에 해당하는 이자소득으로 판단해 각각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대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 이에 원고들은 자신들이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화장품 공동구매 및 위탁판매 사업에 참여한 만큼 사업소득으로 과세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다단계 방식의 유사수신 투자 수익에 대해 기존에도 사업소득으로 과세해온 국세행정 관행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 이번 과세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 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화장품 거래 없이 유사수신행위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화장품 위탁판매업에 수반되는 위험을 부담하지 않은 채 약정된 금액만 지급받았다실질적으로 단순한 자금 제공자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설령 위탁매매 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독립적인 사업 활동을 영위했다고 보기 어렵다원고들은 업체의 실제 운영 방식과 관계없이 원금과 일정 비율의 수익금을 지급받기로 한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해당 업체는 실제 화장품 거래 없이 유사수신행위만 했을 뿐이라며 원고들이나 업체 측이 실질적으로 화장품 위탁판매업을 영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았고
,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반복적 거래를 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영리 목적의 계속적·반복적 사업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다단계 방식의 유사수신행위 투자 수익을 사업소득으로 과세하는 국세행정의 관행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다설령 원고들이 그러한 과세 관행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보호할 만한 합리적 신뢰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세무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유사수신형 투자 수익에 대한 과세 기준을 보다 명확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특히 사업소득이 아닌 이자소득으로 판단될 경우 필요경비 인정 범위가 크게 제한된다는 점에서 유사수신 가담자들의 세 부담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사업소득으로 인정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부를 작성하고 각종 비용을 필요경비로 반영해 과세표준을 낮출 여지가 있다하지만 법원이 이를 단순 자금 제공에 따른 이자소득으로 판단할 경우 사실상 사업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장부나 경비처리 논리 역시 인정받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세무당국 입장에서도 유사수신 투자 수익을 이자소득으로 분류하면 필요경비 인정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세수 확보 효과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향후 유사한 불법 다단계 사건들에 대한 과세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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