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반환점 앞두고 ‘방문판매법’ 실종
발의안 단 3건뿐…21대서 논의된 ‘후원수당 상향’ 등 잊혀져

오는 5월 30일이면 제22대 국회가 임기 반환점인 2주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다단계판매업계의 숨통을 틔워줄 법적 제도 개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민생 법안 처리를 강조해온 국회지만, 정작 다단계업계가 수년째 요구해온 핵심 규제 완화는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자 염원 외면하고 규제와 행정에만 치중
본지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전수 조사한 결과, 22대 국회 개원 이후 현재까지 발의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문판매법)’ 개정안은 단 3건에 불과하다. 발의된 법안의 면면을 살펴보면 산업의 외연 확대나 경쟁력 강화보다는 주로 소비자 보호와 행정 규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24년 12월 30일 김현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먼저 대표 발의한 방문판매법 개정안은 다단계판매업자 결격사유 중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 자’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법원이 파산 절차 중인 자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취업 제한 등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한 ‘채무자회생법’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산업의 활성화보다는 행정적 결격 사유를 정비하는 차원에 그친다.
지난해 10월 2일 신장식 의원(조국혁신당)이 대표 발의한 방문판매법 개정안은 이른바 ‘떴다방’으로 불리는 유사 방문판매업체의 폐해를 막기 위한 강력한 규제책이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식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과장 홍보해 고가로 판매하는 집합판매 방식에 대해 사전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어길 시 지자체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월 18일 허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방문판매법 개정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권 강화에 방점이 찍혀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불응하거나 방해할 경우, 기존의 과태료 처분을 넘어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이행강제금이나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경제적 제재 수위를 대폭 높였다. 사실상 업계를 향한 감시의 칼날을 더 날카롭게 세운 셈이다.
멈춰버린 후원수당 상향 논의
문제는 업계가 수십 년간 염원해온 숙원 과제들이 22대 국회에서는 논의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이 대표 발의한 ‘후원수당 지급 한도 38% 상향’과 ‘제품 가격 상한액 물가 연동제’는 업계의 변화를 이끌 핵심 진흥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 법안은 22대 국회에서 발의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 21대 국회에서 전봉민 의원이 발의한 무등록 다단계·후원방판 등 처벌 범위를 ‘개설·관리자’에서 ‘가담 판매원’까지 확대하는 법안, 전해철 의원의 징수한 과징금을 소비자 피해 보상 기금 지원 용도로 사용하는 법안, 이명수 의원의 홍보관·체험방 등 특설판매 개념 정립 법안 등은 산업의 건전성을 기를 수 있었던 주요 법안들을 주도했던 의원들이 22대 국회 진입에 실패하거나 재선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해당 법안들은 동력을 잃고 폐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업계 전문가들은 35%라는 후원수당 지급 한도가 20년 넘게 묶여 있어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급성장으로 유통 환경이 급변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단계업계만 과거의 낡은 잣대에 갇혀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2대 국회가 들어서면 후원수당 지급 한도 38% 상향 등 21대 때 미진했던 논의가 이어질 줄 알았는데, 현재 발의된 법안들을 보면 업계의 고충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단순히 규제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수백만 판매원의 생계가 걸린 유통 산업으로서 전향적인 입법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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