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 10년 새 ‘탈서울’ 가속화
10년 전 83% 육박하던 서울 집중도 현재 62%대로 급감

다단계판매업체들이 ‘서울 테헤란로’를 벗어나 경기 및 지방 거점 도시로 빠르게 분산되고 있다. 본지가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가입 업체(은행 지급보증 포함)의 최근 1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업계 전반에서 서울 본사 집중 현상이 뚜렷하게 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다단계판매업계에서 대형 세미나실과 화려한 인테리어를 갖춘 강남 본사는 판매원들에게 회사의 규모와 신뢰도를 증명하는 ‘성공의 상징’으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형보다는 임대료 절감과 물류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실용주의 기조가 확산되면서, 타 지역으로 거점을 이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10년 새 서울 비중 20%p 감소
2016년 5월 12일, 2021년 5월 13일 그리고 2026년 5월 7일 현재 공제조합에 가입된 합법 다단계판매업체 소재지를 분석한 결과, 가장 큰 변화는 서울 집중도의 하락이다.
2016년에는 전체 138개 업체 가운데 114개 업체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비중으로는 82.6%에 달했으며, 강남구 역삼·삼성·선릉 일대에 업체들이 밀집해 있었다. 2021년에는 전체 업체 수가 133개로 일부 줄었으며, 서울 소재 업체 비중도 78.9%(105개)로 소폭 낮아졌다.
이후 2026년 현재 업체 수는 다시 119개 수준으로 줄었고, 서울 소재 업체는 74개로 감소하여 비중은 62.2%까지 내려왔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서울 비중이 20.4%p 감소한 셈이다. 최근 지씨엔코리아와 스타비즈파트너스 등이 서울에서 각각 인천, 충청남도 등으로 사무실을 옮긴 바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와 달리 굳이 서울 강남에 대형 사무실을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업체의 관계자는 “사업자들의 리크루팅보다 실용성 있는 위치를 고려하다 보니 서울을 벗어나게 됐다”며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시선은 옛날과 다르게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강남에 번듯한 센터가 있어야 리더 사업자 모집에도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최근에는 임대료 부담이 크고, 온라인 세미나 등이 발달하면서 서울에 사무실을 두는 것에 회의적인 시선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소재 업체 ‘3배’ 증가
서울의 비중이 줄면서 가장 크게 증가한 지역은 바로 경기도다. 2016년 7개(5.1%)에 불과했던 경기도 소재 업체는 2021년 10개(7.5%)로 늘었고, 2026년 현재는 19개(16.0%)까지 증가했다. 10년 사이 약 3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경기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와 물류 접근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수도권 인프라를 유지하면서도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 소비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물류 경쟁력이 중요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10년 전에는 경기도에서 제품을 배송하면 시간이 더 걸렸지만, 지금은 서울과 다르지 않다”며 “경기도 및 수도권 지역의 물류 접근성이 올라간 만큼, 앞으로도 서울 집중화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비수도권 주요 도시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2016년 6개(4.3%)에서 2021년 3개(2.3%)로 줄었지만, 2026년 현재 6개(5.1%)로 반등했다. 부산광역시 역시 같은 기간 4개(2.9%)에서 6개(5.0%)로 증가했다.
인천광역시의 변화도 눈에 띈다. 2016년과 2021년에는 공제조합 가입 업체가 없었지만, 2026년 현재는 5개 업체가 인천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도 증가세를 보였다. 충남·충북 지역 업체 수는 2016년 애터미와 와인코리아, 셀링크코리아 등 3개(2.2%)에 불과했지만, 현재 5개(4.2%) 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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