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업체 상호변경 이유는? 리브랜딩부터 경영난까지
특판조합 “매출 감소로 사무실 이전하는 경우 많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이하 공정위)가 지난 4월 24일 공개한 ‘2026년 1분기 다단계판매업자 주요정보 변경사항’에는 다단계판매업체들의 상호 및 주소변경 사항이 포함됐다. 이번 정보공개와 함께 공정위는 “상호나 주된 사업장 주소 등이 자주 바뀌는 사업자의 경우 환불이 어려워지는 등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업체와 거래할 때는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의 상호·주소변경이 실제 기업 운영상 문제로 인해 이뤄지는 것인지에 대해 관련 업체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상호변경이 새로운 발판
(주)에스디랑(대표 박명환)은 이전 ‘에스디플랫폼’에서 ‘에스디랑’으로 새롭게 상호를 변경했다. 에스디랑은 이번 상호변경에 대해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기업의 철학과 사업 구조 전반을 재정의하는 리브랜딩”이라고 전했다.
회사 운영이나 거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상호를 변경하는 경우에는 공정위 설명처럼 예상치 못한 소비자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에스디랑과 같이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의 상호변경은 오히려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다른 상호변경 업체인 (주)리퍼럴링크(대표 유민호)는 이전 (주)퀀텀코스메틱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리퍼럴링크로의 사명 변경에 대해 유민호 대표는 “퀀텀코스메틱이라는 상호 안에서 판매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건강기능식품 라인을 추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껴 소개한다는 뜻의 리퍼럴(Referral)과 연결한다는 뜻의 링크(Link)를 결합했다”며 “판매원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상호변경 자체만으로 소비자피해 가능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리브랜딩이나 사업영역 확대, 법인 양수도 등 경영상 판단에 따라 상호를 변경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다단계판매업체 상호변경 그렇게 많지 않다”
공정위 관계자에 따르면 다단계판매업계의 상호변경이 다른 유통산업 등에 비해 잦은 편은 아니다. 상호변경보다는 주소변경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소비자들이 업체 변경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분기마다 등록·폐업·상호 및 주소변경 사항 등을 공개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수거래과가 실질적으로 다단계판매업체들에 대해 조사를 하는 부서가 아니라 신고나 제보가 있는지 파악은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다단계판매업체들의 잦은 상호·주소변경에 대해 소비자 주의를 당부하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사장 정병하,이하 특판조합) 관계자는 “업체들의 매출이 저조해지면서 사무실을 이전하거나 양수도 과정에서 주소 또는 상호가 변경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최근 시장 위축과 판매원 감소로 인해 사무실 규모를 축소하거나 공유오피스로 이전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반복적인 상호·주소변경이 소비자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3년 사이 상호를 3차례, 주소를 2차례 변경한 아오라파트너스(유)(대표 윤재인)의 경우 총 5번 변경한 이유에 대해 문의했으나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별도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업계 한 관계자는 “(아오라파트너스가) 법인을 양수도 하는 과정에서 상호를 변경하게 되었고, 이후 매출이 급격히 줄어 불가피하게 사업장 위치를 수차례 옮기는 상황이 생겼다”며 “그 외 해외 사업을 추진했으나 그 과정에서 계획이 무산되는 등 주소와 상호를 변경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골드트리글로벌 역시 최근 3년간 상호를 2차례, 주소를 3차례 변경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특판조합과의 공제계약이 해지된 이후에도 휴·폐업 신고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단순 상호변경 여부만 보기보다 공정위 등록 상태와 공제조합 가입 여부, 환불 규정 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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