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오후> 마법의 단어 “취재가 시작되자”
직접판매업계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되는 허위·과장 광고는 오랜 시간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과거보다 정도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빈도로 확인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는 회원들에게 허위·과대·과장 광고를 금지한다는 공지와 교육을 진행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회사가 스스로 관련 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회원들에게는 조심하라고 하면서, 회사 홈페이지나 제품 상세페이지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표현을 버젓이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JTBC는 한 다단계판매사 제품이 ‘줄기세포’ 용어를 사용해 불법 소지가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해당 업체는 앰플 제품 설명에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제기됐다.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업체는 제품 설명글을 삭제하고 상세페이지를 새로 제작하는 등 뒤늦게 조치에 나섰다.
또 다른 업체는 홈페이지 공고문을 통해 회원들에게 허위·과장 광고 금지를 안내하면서도, 정작 홈페이지 메인 화면의 제품 설명에는 ‘줄기세포’라는 표현을 그대로 노출했다. 회원들에게 위법 광고를 하지 말라고 공지하면서 회사 스스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는 어불성설의 모습이었다.
이처럼 회사가 회원들의 허위·과장 광고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정작 내부 교육과 자체 검열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이면 회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신이 SNS나 온라인에서 제품을 홍보할 때 어떤 단어를 사용해도 되는지, 어떤 표현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를 통해 업체의 위법 행위가 드러날 때마다 독자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회자되는 말이 있다. 바로 “취재가 시작되자”라는 말이다. 평소에는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거나 인지하고도 방치하다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면 그제야 빠르게 움직여 잘못을 고치는 행태를 비꼬는 표현이다.
사업은 사활을 걸고 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작은 실수라고 가볍게 넘긴 문제가 시간이 지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 되기도 한다. 특히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해야 하는 직접판매업계에서 허위·과장 광고는 단순한 표현상의 실수가 아니다. 순간의 잘못이 회사의 존속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다단계판매업계는 오랜 시간 소비자들로부터 오해와 불신을 받아왔다. 그러나 그 배경을 살펴보면 시작은 언제나 멀리 있지 않았다. 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업체, 내부 관리에 소홀한 업체, 단기 매출에만 집중한 업체들의 안일함과 무지가 공정거래위원회나 공제조합의 조사 대상이 됐다. 여기에 피해자까지 발생하면 문제는 한 업체의 일탈을 넘어 업계 전체의 이미지 훼손으로 번졌다.
문제는 정상적으로 법을 준수하고, 개정되는 법안을 찾아 숙지하며, 이를 현장에 적용하려 노력하는 기업들까지 함께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일부 업체의 무지한 경영과 안일한 대응 때문에 업계 전체가 불법의 시선을 받는다. 이 업계에 자신의 삶을 걸고 사업을 이어가는 수많은 판매원들도 함께 수모를 겪는다.
현재 다단계판매원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40대도 비교적 젊은 층에 속한다고 말한다. 40대부터 70대까지의 판매원 중에는 온라인 활용이나 법령 검색, 광고 규정 숙지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이 스스로 모든 법규를 정확히 이해하고 조심하기를 기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회사는 회원들에게 단순히 “허위·과장 광고를 하지 말라”고 공지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어떤 표현이 문제가 되는지, 어떤 단어를 쓰면 안 되는지, 제품 홍보 시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또한 회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 상세페이지, 홍보자료부터 먼저 점검해야 한다.
결국 판매원의 잘못은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다. 판매원이 믿고 따르는 대상은 자신이 속한 회사다. 회사가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스스로도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회원들이 올바른 홍보 방식을 익히기는 어렵다. 회사도 모르는데 회원은 어떻게 알겠는가.
업계의 존속과 번영은 작은 신뢰에서 시작된다. 그 신뢰는 회사와 판매원 사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회사와 소비자, 나아가 업계 전체와 사회 사이에 필요한 것이다. 신뢰가 없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할 소비자는 없다. 구설이 끊이지 않는 업계에 새롭게 발을 들이려는 판매원도 많지 않을 것이다.
직접판매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관계자가 사활을 걸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면, 그 바탕에는 떳떳함과 준법, 그리고 신뢰가 있어야 한다. 회원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회사가 먼저 법을 알고 지켜야 한다. 그것이 업계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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