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인 효과의 끝판왕 코스트코 파헤치기
1장. 아날로그 경제는 아웃 포스트 AI시대
[잉여인간] - 저자: 문호성
락인 효과의 끝판왕 코스트코 파헤치기
락인 효과 없는 기업은 경쟁력을 잃는다
지금 돈을 제일 잘 벌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락인 효과의 관리를 잘한다는 점입니다. 락인 효과가 없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락인 효과부터 체크를 해야 합니다. 락인 효과가 있나 없나? 락인 효과가 강한가 약한가? 이런 것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락인 효과가 강하다는 건 소비자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많은 혜택을 주는 기업이라는 얘기입니다.
대표적인 회원제 할인점인 코스트코는 락인 효과가 정말 강한 회사입니다. 보통 마트를 생각하면 다양한 브랜드가 넘쳐나는 진열대들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모든 물품들이 창고처럼 쌓여 있고 진열대도 투박합니다. 심지어 매장 진열대를 정리하는 직원도 없습니다. 이렇게 투박하고 어설퍼 보이는 창고형 마트가 어떻게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마트가 되었을까요? 코스트코가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알려면 일단 코스트코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1) 충성고객 멤버십 확보
코스트코가 다른 마트들과 획기적으로 다른 부분은 멤버십 제도입니다.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사려면 연간 멤버십에 가입해야 합니다. 가입하지 않으면 입장 자체가 안 됩니다.
코스트코 멤버십은 크게 2개로 나뉩니다. 연간 4만 3,000원 내는 기본 골드스타 멤버십, 그리고 8만 6,000원을 내고 코스트코 구매의 2% 적립과 추가 할인 혜택이 있는 이그제큐티브 멤버십입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비싼 회비까지 주고 가야 되나 생각합니다. 회비를 내는 것이 손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회원이 되어 장을 보면 다른 마트에 비해서 가격이 워낙 싸기 때문에 연회비보다 아끼는 돈이 훨씬 더 큰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매년 회원을 갱신하고 장을 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코스트코의 핵심 경영전략입니다.
2) 좋은 제품을 제일 싼 가격으로 제공
코스트코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입니다. 고객에게 좋은 퀄리티의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해 평균적으로 제품 원가의 11% 정도만 마진을 붙여서 가격을 정한다고 합니다. 반면 대부분의 마트들은 25~50% 정도의 마진으로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코스트코가 다른 마트보다 10~30% 싼 가격으로 판다는 겁니다.
아니 이렇게 싸게 팔면 뭘 먹고 살아? 궁금할 겁니다. 바로 회원들의 연회비로 먹고 삽니다. 2024년 코스트코의 순이익이 약 10조 원이었는데 연회비를 통한 매출이 6.5조 원이었습니다. 이 매출이 다 이익으로 떨어진다고 치면 약 65% 정도의 수익이 연회비로부터 들어옵니다. 회원들한테는 혜택을 베풀어서 싼값에 물건들을 파는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1년에 4만 원 냈는데 싼 물건들을 많이 살 수 있어서 이득입니다. 소비자들에게 회원제를 통해서 좋은 클럽에 소속되어 있다는 소속감도 주고, 할인을 좋아하는 인간의 심리를 건드려서 계속 찾아오게 만듭니다.
2024년에도 코스트코 한국 매장의 매출이 6조 원을 넘었다고 합니다. 창업자 짐 시네갈도 한국 매장들에 대해서 “정말 판타스틱하다. 당장이라도 눈물이 날 것 같다”라는 감격의 표현을 했다고 합니다.
3) 가격 동결
코스트코는 핫도그에서도 철학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코스트코는 매장 내 푸드코트에서 핫도그를 판매하는데, 이 핫도그의 가격이 미국에서 1985년부터 쭉 똑같았습니다. 요즘 같은 인플레이션 시대에도 코스트코의 경영자는 1.50 달러 핫도그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 핫도그 가격이 물가 상승률에 따라 바뀌었다면 지금쯤 4.13 달러여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코스트코는 핫도그 가격을 올리지 않습니다. 핫도그에서 돈을 못 벌더라도 싸고 맛있는 핫도그로 소비자들에게 서비스하고, 다른 제품들을 더 많이 사 갈 수 있게 유도하는 겁니다.
창업자 짐 세네갈은 예전에 부하 직원에게 “가격을 올리면 죽여 버리겠다”는 살벌한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는 경영철학이 확실합니다. 그 대신 코스트코는 가능한 모든 비용을 확 줄여버립니다. 그래서 다른 마트와 다르게 창고형입니다. 물건이 들어오는 대로 창고에 쌓아두듯이 진열하고 물건 진열에 쓰이는 인건비를 아낍니다. 이렇게 창고 제품들을 묶음으로 판매하고 용량도 크게 만들어서 제품 하나당 드는 비용이 줄어들게 만듭니다.
그리고 코스트코 제품들은 종류가 많지 않습니다. 빨리 많이 팔아서 순환을 높이는 전략입니다. 일반 마트처럼 종류가 다른 5가지 식용유를 팔면 이 5개가 다 잘 팔리지 않지만, 코스트코는 그럴 바에는 잘 팔리는 것 한 가지만 딱 진열해놓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구매 회전율은 높이고 안 팔리는 제품은 줄이는 것입니다.
4) 소비자를 위하는 철학
코스트코의 철학은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싸게 제공하면 소비자는 충성고객이 된다는 것입니다. 코스트코는 소비자들에게 최대한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 가격도 올리지 않고 소수의 선별된 제품들만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 소비자들을 향한 사랑은 결국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집니다. 사람들이 코스트코의 질 좋고 값싼 물건들을 좋아하게 되고 돈 아껴가면서 장 보는 경험이 즐겁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브랜드 충성도를 증명이라도 하듯 코스트코의 지난 2023년 멤버십 갱신율은 무려 91%였습니다. 열에 아홉은 코스트코를 계속 돈 주고 방문한다는 겁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 건 경영진의 지독한 철학 고집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코스트코가 계획보다 싸게 재구매해 왔을 때도 싸게 구한 만큼 싸게 팔아서 소비자들에게 가치를 돌려줬습니다. 이런 철학과 고집이 지금의 코스트코를 만들었을 겁니다.
이처럼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이 생존하고 성공합니다. 코스트코 창업자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마음이 좋아서, 이타적인 사람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 경영방식이 가장 좋은 비즈니스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야 50년, 70년, 100년을 경쟁력을 잃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5) 40년간 우상향한 주식
코스트코의 경쟁력은 주가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코스트코 주식은 꾸준히 우상향해왔습니다. 초창기에 코스트코에 100만 원을 묻어 놨다면 지금쯤 거의 2억 4,000만 원 이상이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기업의 주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도 코스트코 주식을 오래 보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나 찰리 멍거는 코스트코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1997년부터 죽기 전까지 코스트코의 이사진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는 이만큼 완벽한 기업은 없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습니다.
코스트코의 연 매출은 350조에 이릅니다. 연간 회원비만 가지고 8.5조의 순이익을 냅니다. 최근 5년간 연간 평균 8% 성장을 했고, 시가 총액은 최근 620조로 성장했습니다. 지금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충성고객 1억 3,800만 명이 40년간 꾸준히 모인 결과물입니다. 회원 수는 매년 점점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한 번 회원이 된 사람들은 90%의 확률로 재가입을 합니다. 10명 중 9명은 코스트코를 떠나지 않고 평생 지속해서 회원이 되고 있다는 놀라운 통계입니다.
6) 편리함보다 저렴함을 선택
코로나 팬데믹 기간 미국의 국민들도 외출이 많이 통제되다 보니까 오프라인 쇼핑보다는 온라인 쇼핑을 더 많이 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희한한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아마존이 월마트하고만 싸우는 줄 알았더니 코스트코하고도 싸웠는데 완패를 했다는 겁니다.
미국의 금융조사기관에서 2023년 6월에 발표한 결과를 보면 좀 충격적입니다. 39개의 같은 제품에 대한 아마존과 코스트코의 가격 비교를 해봤더니 아마존이 56.58% 더 비싸더라는 데이터였습니다. 온라인이 더 저렴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코스트코가 더 저렴했다는 것인데, 코스트코는 어떻게 해서 온라인보다 더 싸게 팔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마진을 안 붙이고 팔겠다는 코스트코의 경영철학 때문입니다.
즉 사람들은 아마존의 1일 배송이 주는 편리함보다 코스트코의 저렴함을 우선적인 가치로 두었습니다. 편리함보다 저렴함을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코스트코의 핵심 가치입니다.
이는 쿠팡처럼 빠른 배송이 아니더라도 좋은 물건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만 있다면 그 비즈니스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증명해준 데이터입니다. 물론 아마존의 주가도 디지털 경제 활성화를 통해서 폭발적 성장을 했습니다. 반면 월마트는 좀 횡보를 합니다. 그에 비해 코스트코는 예상을 뒤엎고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절대 강자는 1,100만 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쿠팡입니다. 저렴한 데다 빠른 배송까지 제공하니 유통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것입니다. 만약 쿠팡보다 더 싸게 팔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그 비즈니스는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거기에 여러분들이 주주가 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지금 시대의 사업의 성패는 첫째, 지속적으로 회원을 유지할 확률이 높은가, 둘째, 락인 효과가 있는가를 보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른 어떤 유통보다 무조건 싸게 제공해야 락인 효과가 작동되어 고객을 붙잡아 둘 수 있는 힘을 갖게 됩니다.
미래의 디지털 경제에서는 누가 회원을 많이 보유하는가가 성공의 비결입니다. 이제는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려주려 노력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점점 오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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