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높이는 자격증이지만…업계는 “관망”
홈쇼핑업계 잇따라 도입…건기식 판매 전문성 강화 흐름 확산

최근 홈쇼핑을 비롯한 주요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건강기능식품 컨설턴트’ 자격증 취득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고, 급성장하는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에서 ‘전문성과 신뢰성’을 선점하겠다는 확실한 승부수다. 그러나 정작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건기식에 의존하며 소비자와 최전선에서 마케팅을 펼치는 네트워크 마케팅업계는 아직 뚜렷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통가 휩쓰는 ‘건기식 컨설턴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이하 건기식협회)가 올바른 제품 정보 제공과 건전한 판매 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 2025년 7월 새롭게 도입한 ‘건강기능식품 컨설턴트’ 자격증에 가장 먼저 예민하게 반응한 곳은 홈쇼핑사들이다.
NS홈쇼핑은 최근 사내 TV식품컨텐츠팀 소속 프로듀서(PD) 전원을 비롯해 관련 상품 방송을 진행하는 쇼핑호스트, 방송 내용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심의 담당 인력까지 모두 3급 자격을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상품 선정부터 기획, 진행, 심의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인력이 동일한 수준의 전문 지식을 공유해 방송 환경의 신뢰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W쇼핑 역시 식품팀 전원이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며 고객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건기식 환경을 구축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유통 대기업들이 검증된 민간자격 제도를 활용해 실무진의 역량을 상향 평준화하고 이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건기식 비중 압도적이지만 ‘관심 밖’
이러한 유통업계의 행보는 네트워크 마케팅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건기식은 국내 네트워크 마케팅업계 전체 매출의 50~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핵심 품목이다. 특히 스크린 너머로 상품을 보는 홈쇼핑이나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네트워크 마케팅은 판매원(사업자)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권유하는 ‘인적 판매’ 방식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즉, 판매원의 말 한마디가 곧 기업의 신뢰도이자 브랜드 가치가 되는 구조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정 반대다. 건기식 판매를 위해 필수로 취득해야 하는 자격증이 아니기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격증을 취득하면 신뢰도는 올라가겠지만, 필요성이 대두되지 않는다”며 “25만 원에 달하는 교육 비용 역시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판매원의 신뢰도가 얼마나 오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이 나서서 판매원의 자격증 취득을 도와주는 것은 힘들다”며 지적했다. 더구나 일부 업체에서는 해당 자격증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네트워크 마케팅업계는 수많은 판매원의 건기식 관련 지식 수준은 천차만별이며, 일부 판매원들은 여전히 식품의 기능성을 질병 치료 효과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허위·과대 광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법적 제재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며 산업 전반의 신뢰를 깎는 요소로 지적받고 있다.
실무형 커리큘럼…“단체 접수 시 할인”
그동안 업계에 ‘기능성식품상담사’나 ‘헬스케어플래너’ 등 유사한 민간자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무 활용도나 인지도 면에서 한계가 명확해 사장되기 일쑤였다. 반면 이번 ‘건강기능식품 컨설턴트’ 자격증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지침을 반영해 제도를 철저히 재정비한 만큼 신뢰도가 높다. 건기식협회에 따르면 자격증 취득자의 91%는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시험 과목은 건기식 관련 법률, 표시광고 기준, 이상사례 대응, 소비자 트렌드, 판매 기술 등 철저히 ‘현장 실무 중심’으로 짜여 있어, 판매원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부당 광고나 표시 기준 위반 등 법적 규제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교육 받을 수 있다.
건기식협회 관계자는 “현재 기업과 대학 등 단체로 자격증 과정을 신청하는 경우 참여 인원에 따라 교육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단체로 접수 시 기업과 협의를 통해 추가 교육 주제를 선정하고 맞춤형 오프라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후에도 최신 법령과 업계 동향을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보수교육 프로그램 제공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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