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판매 시장 키운 개별인정형, 왜 힘을 잃었나
기능성 경쟁력으로 바뀐 성장 공식
기획 -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새 질서 (下)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소비는 상위 품목으로 집중되는 반면,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온 개별인정형 시장은 위축되는 모습이다. 본지는 ‘건기식 시장의 새 질서’ 시리즈를 통해 시장 집중 현상과 혁신 원료의 명암, 그리고 미래 성장 전략을 짚어본다.

국내 직접판매산업의 성장사를 이야기할 때 건강기능식품을 빼놓을 수 없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중심이던 시장은 2000년대 이후 건강기능식품이 핵심 품목으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성장기를 맞았고, 그 중심에는 고시형과 차별화되는 독자적인 개별인정형 원료가 있었다.
개별인정형 원료를 적용한 건강기능식품은 직접판매업계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독자적인 기능성을 기반으로 경쟁사와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들이 등장하면서, 기능성 경쟁력이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를 계기로 직접판매업계는 독점 원료 확보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시장은 다시 변하고 있다. 최근 식약처가 발표한 ‘2025년 식품 등의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개별인정형 원료 판매실적은 6,66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8,511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7,409억 원, 2024년 6,903억 원에 이어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고시형 원료 판매실적은 3조 4,247억 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직접판매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혁신이 더 이상 예전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개별인정형의 시대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번 생산실적은 혁신의 가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시장이 혁신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개별인정형 안에서도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작약추출물등복합물(HT074)은 지난해 판매실적 42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77% 성장했고, 과채유래유산균(L. plantarum CJLP133)은 129.0%, 프로바이오틱스복합물(HY7601·KY1032)은 36.1% 증가했다. 반면 자일로올리고당분말은 59.9%, 황기추출물등복합물(HT042)은 25.3%, 헤모힘당귀등 혼합추출물은 14.7% 감소했다.
최근 시장의 선택은 달랐다. 개별인정형이 과거에는 독점 원료 자체가 경쟁력이었다면 지금은 소비자가 기능성을 쉽게 이해하고, 필요성을 공감하며,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되고 있다.
새로운 질서에서 살아남는 혁신의 조건
그동안 시장은 차별화된 기능성을 인정받은 독점 원료를 앞세워 성장해 왔다. 특히 헤모힘으로 대표되는 국산 개별인정형 원료는 국내 직접판매업계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구개발을 통한 차별화가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공식을 만든 것도 개별인정형이었다.
하지만 이제 독점 원료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기 어려워졌다. 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물론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가치까지 함께 제시해야 하는 시대다.
실제로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원료들은 시장이 어떤 혁신을 원하는지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실적에서 가장 눈에 띈 작약추출물등복합물(HT074)은 관절·근력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흐름과 맞물리며 전년 대비 4,500%가 넘는 엄청난 성장률을 기록했다.
과채유래유산균(L. plantarum CJLP133) 역시 면역과 장 건강, 피부 건강을 아우르는 기능성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넓히고 있으며, HY7601·KY1032 프로바이오틱스 복합물은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지 건강을 대표하는 포스파티딜세린 역시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이들 원료의 공통점은 새로운 원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건강 고민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근력 저하와 관절 건강, 기억력 관리, 장 건강, 체중 관리처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기능성을 입증한 원료들이 시장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개별인정형 시장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대표 성공 사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새로운 원료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천연물과 바이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토종 기능성 원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헤모힘이 국내 직접판매 시장에서 개별인정형 시대의 문을 열었다면 이제는 또 다른 국산 혁신 원료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야 할 시점이다. 개별인정형의 다음 성장은 연구실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능성과 신뢰를 갖출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TOP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