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 자도 피곤…늘어나는 수면무호흡증
<건강 생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기온이 높아지고 습도가 올라가면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위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거나 새벽에 자주 깨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다. 하지만 계절과 관계없이 충분한 시간을 자고도 피곤함이 계속되고, 낮 동안 참기 힘든 졸음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수면 부족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만성 피로와 심한 코골이, 낮 시간의 졸음이 함께 나타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잠을 잘 못 자는 문제가 아니라 수면 중 정상적인 호흡이 반복적으로 방해받는 수면 호흡 장애다. 잠을 자는 동안 호흡이 멈추거나 호흡량이 줄어들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그 결과 낮 동안 피로와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의 질 떨어뜨리는 수면무호흡증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은 크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전체의 90% 이상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차지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질환이다. 반면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은 뇌에서 호흡하려는 신호 자체가 일시적으로 없어져 발생한다.
수면무호흡증은 본인이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잠을 자는 동안 발생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가족이나 배우자가 먼저 이상을 발견하는 사례가 많다. 자는 동안 심한 코골이를 하거나 갑자기 숨을 멈춘 듯 보이는 모습, 숨을 헐떡이며 다시 호흡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수면 중 나타나는 증상은 비교적 뚜렷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코골이이며, 자는 동안 숨을 헐떡거리거나 호흡이 멈추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또한 수면 중 자주 깨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
낮 동안 나타나는 증상도 다양하다. 충분히 잠을 잔 것 같은데도 피곤함이 계속되고, 업무 중이나 회의 중, 운전 중 졸음이 쏟아질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두통을 느끼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울감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밤에는 잠을 자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서 낮 시간의 컨디션까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비만부터 음주까지…다양한 위험 요인
수면무호흡증은 특정 원인 하나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체형과 신체 구조, 생활 습관, 동반 질환, 성별과 연령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는 비만이다. 비만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면무호흡증 위험이 높을 수 있다. 또한 목둘레가 두꺼운 경우에도 기도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체 구조 역시 영향을 미친다. 턱이 작거나 뒤로 들어가 있는 경우에는 기도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수 있다. 소아의 경우에는 편도가 큰 것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코막힘이나 비염이 있는 경우에도 수면 중 호흡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생활 습관도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고 생각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취침 전 음주를 위험 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술을 마시면 기도 주변 근육의 힘이 약해질 수 있다. 그 결과 숨을 쉬는 통로가 좁아지고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으며, 호흡이 멈추는 증상도 더욱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술을 마신 날 유독 코를 심하게 곤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단순한 기분 탓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흡연 역시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수면제나 안정제 복용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잠들기 전 복용한 약물이 기도를 유지하는 근육의 힘을 떨어뜨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수면무호흡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수면 상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성별과 연령도 영향을 미친다. 수면무호흡증은 남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고령층에서도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졸음이 반복된다면 검사받아봐야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먼저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은 한국형 주간 졸림 척도(KESS)를 활용한 자가 점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KESS는 일상생활 속 다양한 상황에서 얼마나 졸음을 느끼는지를 평가하는 척도다. 총 8가지 상황에 대해 졸음 정도를 0점부터 3점까지 평가한다. 0점은 전혀 졸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며, 3점은 매우 졸린 상태를 의미한다.
총점이 높을수록 낮 동안 졸림 정도가 심한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8점 이상이거나 졸음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면 의료기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점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점수가 높지 않더라도 심한 코골이가 지속되거나,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모습이 관찰되거나, 자다가 숨을 헐떡이며 깨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면무호흡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수면다원검사는 하룻밤 동안 병원에서 잠을 자면서 수면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검사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되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가 이뤄진다. 가장 기본은 생활 습관 개선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바로 누워 자기보다는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머리를 약간 높게 하는 것도 기도가 막히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 음주를 피하고 수면제나 안정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기도를 유지하는 근육의 힘을 약하게 만들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등도 이상의 환자에게는 양압기 치료가 가장 권장된다. 양압기는 수면 중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공급하는 장치다.
자도 자도 피곤하다는 느낌이 계속된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활기찬 일상과 건강한 수면을 위해 자신의 수면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두영준 기자 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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