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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에 기댄 다단계판매, 다음 성장 동력은?

  • 공병헌 기자
  • 기사 입력 : 2026-07-15 15:58:07
  • 수정 시간 : 2026-07-15 16: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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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경쟁·표현 규제 속 차별화 과제 커져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다단계판매 시장에서 건강식품은 여전히 핵심 품목으로 자리하고 있다. 제품 설명과 체험, 반복 구매가 중요한 건강식품의 특성이 판매원과 소비자 간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다단계판매 방식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공개한 2025년도 다단계판매업자 주요정보에 따르면, 다단계판매업자 수는 112개로 7개 증가했고, 등록 판매원 수는 695만 명으로 0.87% 늘었다. 시장의 전체 매출은 줄었지만 참여 업체와 판매원 수는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업계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특정 품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향후 성장 전략을 다시 점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커지는 건기식 시장, 동시에 치열해진 경쟁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자체도 이미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2025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를 5조 9,626억 원으로 추산했다. 최근 1년 내 건강기능식품 구매 경험률은 83.6%로 최근 5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은 이제 특정 연령층이나 질환 관심층만의 소비재가 아니다. 면역, 장 건강, 혈행, 눈 건강, 수면, 피로 개선 등 일상적인 자기관리 수요와 연결되면서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다. 고령층뿐만 아니라 20~40대 소비자들도 건강관리 루틴의 일부로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커졌다는 사실이 곧 다단계판매업계만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온라인몰, 약국, 홈쇼핑, 대형마트, 브랜드 자사몰, 구독 서비스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는 가격, 원료, 함량, 후기, 브랜드 인지도 등을 손쉽게 비교한다. 과거처럼 판매원의 설명만으로 구매를 유도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저가 경쟁부터 표현규제까지, 업계 부담
또한 다이소 같은 저가형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곳이 생겨나면서 기존의 건강기능식품 판매 업체들에게는 긴장감을 주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다이소가 처음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을 때 업계에서는 상당한 긴장감이 있었다”며 “기존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들의 생산 단가를 다이소 가격대에 맞추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다이소의 등장뿐 아니라 유사한 원료와 기능성을 앞세운 제품이 늘어나면서 차별화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홍삼, 유산균, 오메가3, 비타민, 단백질, 콜라겐 등 주요 품목은 이미 일반 유통에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다단계판매업체가 건강식품을 계속 핵심 품목으로 가져가려면 단순히 원료나 기능성만 강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현 규제와 온라인 비교, 업계는 부담
건강식품 중심 구조가 갖는 또 다른 부담은 광고·표현 규제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의약품처럼 표현해서는 안 된다. 제품 설명 과정에서 소비자 체험담이나 개인 경험이 과도하게 활용될 경우, 질병 관련 표현이나 효능 과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회사가 공식 자료에서 적법한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판매원 개인 SNS, 블로그, 유튜브, 단체 채팅방, 세미나 등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건강식품은 체감 경험을 이야기하기 쉬운 품목인 만큼, 실제 판매 현장과 온라인 게시물에서는 “먹고 좋아졌다”, “증상이 완화됐다”는 식의 체험 중심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해 표현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소비자 오인 문제는 물론 회사의 관리 책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온라인 가격 비교도 업계의 고민거리다. 다단계판매 제품이 공식 유통망 밖에서 재판매되거나 오픈마켓에 노출될 경우, 정가 판매와 회원 관리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소비자는 같은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찾으려 하고, 판매원은 정상적인 설명 판매보다 가격 경쟁에 밀릴 수 있다.

건강식품이 반복 구매 품목이라는 점은 장점이지만, 그만큼 온라인 유통 질서가 무너지면 조직 기반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직접판매업체들을 대상으로 건강식품을 제조하는 KH&B 관계자는 “요청하는 제품을 생산하기만 하던 방식에서 요즘에는 지속적으로 바뀌는 건강식품 관련 법률과 트렌드를 업체들이 실시간으로 알기 어렵다”라며 “우리도 기존의 단순 생산 방식에서 제품의 생산과 동시에 제품을 판매하거나 홍보할 때 주의해야 할 법적인 부분과 유사한 제품들과의 차별점을 내세울 수 있는 방법 등을 함께 컨설팅하는 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다단계판매업체들 중 일부 업체의 경우 홈페이지나 판매원 안내 자료에서는 허위·과장 광고 주의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제품 설명 문구에서는 기능성을 넘어선 표현으로 오인될 여지가 있어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 성장 동력은 ‘품목 확대’보다 ‘소비 경험’에 달려
다단계판매업계가 건강식품 의존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무조건 새로운 품목을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건강식품을 어떤 방식으로 고도화할 것인가에 있다.

개인 맞춤형 제품 구성, 섭취 주기 관리, 정기구독형 서비스, 상담형 고객관리,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화장품·생활용품과 연계한 라이프스타일 패키지 등이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 건강식품을 단품 판매가 아니라 생활관리 솔루션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화장품과 생활용품도 보완 축이 될 수 있다. 화장품은 K-뷰티 흐름과 맞물려 브랜드 스토리와 체험 마케팅이 가능하고, 생활용품은 가족 단위 반복 구매와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이들 품목 역시 일반 유통과의 가격 경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단계판매업체만의 고객관리 방식과 제품관리 신뢰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다단계판매업계가 다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건강식품이라는 익숙한 품목 안에서도 새로운 소비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제품력, 합법적 표현 관리, 판매원 교육, 데이터 기반 고객관리, 정품 유통 질서가 함께 갖춰질 때 건강식품 중심 구조는 한계가 아니라 다음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공병헌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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