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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 규제를 넘어 미래 산업으로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7-23 14:22:33
  • 수정 시간 : 2026-07-23 14: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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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대마는 미래 원료가 될 수 있을까?(상)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시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능성 원료를 찾는다. 알로에와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콜라겐, NMN에 이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는 소재 가운데 하나가 산업용 헴프(Industrial Hemp)다. 과거에는 ‘대마’라는 이름 때문에 마약과 동일한 이미지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웰니스와 지속가능성, 식물성 영양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유럽에서는 산업용 헴프를 활용한 식품과 화장품, 퍼스널케어 제품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산업용 헴프 시장은 2026년 기준 약 138억 6,000만 달러 규모(한화 약 20조 4,600억 원)로 추산되며, 향후 연평균 15~2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여 2030년대 중반에는 약 700억 달러(한화 약 10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원료가 등장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과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산업용 헴프와 맞물리면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대마’라는 단어 자체가 마약을 연상시키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르다. 무엇보다 산업용 헴프는 환각을 일으키는 성분인 THC 함량이 매우 낮은 품종으로 재배 목적도 의료용이나 기호용 대마와 다르다. 씨앗은 식품 원료, 줄기와 섬유는 친환경 소재, 일부 성분은 화장품 원료로 활용된다. 해외에서는 산업용 헴프를 농업과 바이오산업의 한 축으로 육성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아직까지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혼동하는 것이 CBD와 헴프씨드(Hemp Seed)의 차이다. CBD는 대마의 꽃과 잎 등에서 추출하는 칸나비디올 성분으로 해외에서는 웰니스 제품과 화장품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반면 헴프씨드는 대마의 씨앗으로 단백질과 오메가3·오메가6, 식이섬유 등을 풍부하게 함유한 식품 원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 둘을 전혀 다른 제품군으로 구분한다.


웰니스 시장이 선택한 새로운 원료
산업용 헴프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능성만이 아니다. 세계 식품산업은 최근 ‘플랜트 베이스드(Plant-based)’와 ‘클린 라벨(Clean Label)’,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산업용 헴프는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헴프씨드는 완전 단백질에 가까운 아미노산 구성을 갖고 있으며, 불포화지방산과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이에 따라 단백질 파우더와 시리얼, 식물성 음료, 에너지바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존의 대두나 완두 단백질과 차별화된 원료로 평가받으면서 비건 시장과 스포츠 뉴트리션 시장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헴프씨드 오일은 피부 보습과 피부 장벽 강화, 진정 효과를 앞세워 스킨케어 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CBD를 함유한 크림과 세럼, 립밤 등이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초기에는 ‘대마 성분 화장품’이라는 호기심이 구매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민감성 피부 관리나 자연 유래 원료를 강조하는 브랜드 전략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직접판매가 먼저 발견한 가능성
흥미로운 점은 산업용 헴프가 일반 유통보다 직접판매 채널에서 먼저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원료는 소비자 교육이 필수적이다. 제품의 기능과 사용법, 안전성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이뤄져야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은 상담과 체험, 구전을 기반으로 하는 직접판매 방식과 잘 맞아떨어졌다.

미국에서는 산업용 헴프와 CBD를 활용한 건강식품과 화장품을 전문으로 하는 직접판매기업들이 등장했으며, 기존의 직접판매기업들도 관련 제품군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원료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 ‘스트레스 관리’, ‘스포츠 회복’, ‘피부 건강’ 등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물론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과대·과장 광고나 효능 오인 문제가 제기되면서 미국과 유럽의 규제 당국도 표시·광고 관리와 품질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이는 산업이 성장할수록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규제가 함께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용 헴프는 이제 단순한 유행 원료가 아니다. 식품과 화장품을 넘어 친환경 섬유와 바이오 소재, 반려동물 제품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며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헴프를 단순한 기능성 소재가 아니라 웰니스와 지속가능성을 상징하는 원료로 육성하고 있으며, 시장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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