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칼럼> 저성과자 해고 시, 법원이 정당성을 인정하는 기준과 실무 대응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다루기 어려워하는 대상 중 하나가 이른바 ‘저성과자’다. 명백한 비위행위나 근무태도 불량이 있는 근로자와 달리, 저성과자는 회사 입장에서 함께 가기도 부담스럽고 내보내기도 애매한 위치에 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해고에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고 법원은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는데, 정작 그 ‘정당한 이유’의 구체적 판단기준은 명시되어 있지 않아 주요 판례를 통해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1.2.25. 선고 2018다253680 판결)에 따르면 저성과를 이유로 한 해고가 정당하려면, 사용자가 저성과자로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이러한 기준이 실제 사례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상반된 두 사례를 통해서 살펴보자. 먼저 입사 25년 차 과장급 간부사원에 대한 ‘성과부진’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된 사안이다(대법원 2023.12.28. 선고 2021두33470 판결). 해당 근로자는 원가 절감 업무를 담당하는 간부급 근로자였으나 실적이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근무성적 부진은 약 11년간 지속되었고, 회사가 성과 개선을 위한 교육을 7회에 걸쳐 실시하고 배치 전환 면담까지 진행했음에도 개선 여지가 없어 해고에 이르렀다. 대법원은 해당 근로자의 근무성적이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오랜 기간 현저히 낮았고, 회사의 개선 기회 부여에도 나아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라고 보아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
반면 정당성이 부정된 사례에서는 조선 선박 회사의 관리자급 근로자가 인사평가 대상 254명 중 253위를 기록하는 등 최하위권에 해당하자 대기발령 조치되었고, 이후 별다른 보직을 부여받지 못해 취업규칙상 자동해고 조항에 따라 해고되었는데, 대법원은 대기발령 자체의 정당성은 인정하면서도 부진이 어느 정도 지속되었는지, 향후 개선 가능성이 없는지, 회사가 교육과 전환배치 등 개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였는지에 대한 심리 없이 해고를 정당하다고 본 원심을 심리미진으로 파기하였다(대법원 2022.9.15. 선고 2018다251486 판결). 취업규칙에 자동해고 조항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으며, 3개월 남짓한 대기발령 기간을 충분한 개선 기회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두 판결의 차이는 결국 업무 부진의 지속성과 개선 기회의 실질에서 갈렸다. 이러한 판단 기준을 인사노무 실무에 적용한다면 다음 세 가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평가 기준과 절차의 객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평가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고 이를 일관되게 적용하여야 하며 저성과 판정이 자의적이라는 다툼을 차단할 수 있다. 평가 자체의 신뢰성이 무너지면 그 결과에 기초한 부진의 정도나 개선 가능성에 대한 판단도 함께 힘을 잃기 때문에, 평가 기준과 절차의 흠결이 없도록 유의해야 하며, 평가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까지 마련해 두면 더욱 좋다.
둘째, 업무 부진의 지속 기간과 정도를 객관적으로 기록해 두어야 한다. 한두 차례의 낮은 평가가 아니라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최소한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였다는 점이 객관적 자료로 축적되어야 한다. 기대 수준은 저성과자 본인의 경력 등을 고려하였을 때 요구되는 최소한의 기준이 되기도 하고,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본인보다 훨씬 낮은 연차 혹은 신입사원과 비교했을 때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드러나야 한다. 셋째, 실질적인 개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교육 훈련 프로그램과 전환배치 등을 통해 근로자가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을 제공하였는지가 관건이다. 퇴출을 목적으로 형식적으로만 운영된 프로그램은 오히려 정당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결국 저성과자에 대한 인사 조치는 단발성 평가가 아니라 상당한 기간에 걸친 공정한 평가와 진정성 있는 개선 노력이 축적되었을 때 비로소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저성과자 관리가 인사 실무의 화두로 떠오를수록, 해고라는 결과보다 그에 이르는 과정을 얼마나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밟았는지가 법적 리스크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이다.
<박지선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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