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근력 저하, 심혈관질환 위험 높인다
<건강 생활>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한 결과 근력과 신체기능 저하가 심혈관질환 발생 및 전체 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라 근력과 근육량, 신체기능이 점차 감소하는 노인성 질환이다. 낙상이나 골절, 신체장애, 입원, 삶의 질 저하뿐만 아니라 사망 위험 증가와도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감소증 유병률, 65세 이상 7.9%, 80세 이상 20%
우리나라에서도 고령층을 중심으로 근감소증 유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7.9%였다. 80세 이상에서는 20.0%로 나타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근감소증이 흔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이 학술연구용역사업을 통해 구축한 심혈관 고위험군 코호트인 ‘Korean Urban Rural Elderly Study(KURE)’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팀(연구 책임자: 김민주 보건연구사)은 KURE에 참여한 3,517명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와 연계되지 않은 대상자, 기존 심혈관질환자 등을 제외한 총 2,997명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1.7세였다. 연구 시작 당시 악력과 신체수행능력이 모두 정상인 비근감소증은 70.0%, 악력이나 신체수행능력 중 한 가지가 저하된 근감소증 가능 단계는 23.0%, 두 가지가 모두 저하된 기능성 근감소증은 7.0%였다.
근육량보다 ‘실제 기능’에 주목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근육량 자체보다 실제 근육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2023년 한국인 근감소증 진단기준을 수정 적용해 악력과 일어서서 걷기 검사 결과를 기준으로 근감소증 상태를 구분했다.
낮은 근력은 남성의 악력이 28kg 미만, 여성은 18kg 미만인 경우로 정의했다. 신체수행능력은 의자에서 일어나 3m를 걸어간 뒤 돌아와 다시 앉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이른바 ‘일어서서 걷기 검사’에서 12초 이상이 걸린 경우 신체수행능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악력과 신체수행능력이 모두 정상일 경우 비근감소증으로 분류하고, 두 항목 가운데 한 가지만 저하된 경우 근감소증 가능 단계로 구분했다. 두 항목이 모두 떨어진 경우에는 기능성 근감소증으로 분류했다. 기능성 근감소증은 근육량 감소 여부와 별개로 실제 근력과 신체기능이 모두 떨어진 상태를 뜻한다.
기능성 근감소증 있으면 심혈관질환 위험 1.92배
분석 결과 근력과 신체기능이 모두 저하된 기능성 근감소증군은 비근감소증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918배 높았다. 전체 사망 위험도 1.44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심혈관질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를 기준으로 허혈성 심장질환 또는 뇌혈관질환으로 2일 이상 입원한 경우로 정의했다. 사망 여부는 통계청 사망자료를 활용했다.
심혈관질환 발생의 중앙 추적기간은 9.5년, 전체 사망은 9.6년이었다. 그 결과 연령과 건강상태 등 관련 변수를 보정한 이후에도 기능성 근감소증군에서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4년 사이 근감소증 생겨도 위험 높아져
연구팀은 특정 시점의 근감소증 상태뿐 아니라 시간에 따른 변화도 분석했다. 연구 시작 시점과 약 4년 후 첫 번째 추적조사에 모두 참여하고 필요한 자료가 확보된 1,990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 상태 변화를 추가로 살펴봤다.
대상자는 비근감소증 상태를 계속 유지한 군과 근감소증이 개선된 군, 새롭게 근감소증이 발생한 군, 근감소증이 지속된 군 등 4개 집단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연구 시작 시점에는 근감소증이 없었지만 약 4년 후 새롭게 근감소증이 발생한 사람은 비근감소증 상태를 유지한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1.564배 높았다. 전체 사망 위험은 1.670배 높게 나타났다. 근감소증이 지속된 경우에도 심혈관질환 위험과 전체 사망 위험이 각각 1.649배 높았다.
반면 근감소증 상태가 개선된 군에서는 심혈관질환 및 전체 사망 위험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개선군의 대상자 수와 사건 수가 적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노년기의 근력과 신체기능을 한 번 측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팀 역시 근감소증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지속되는 노인에서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이 높게 나타난 만큼 근감소증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악력·보행능력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이번 연구는 근육량 감소 여부를 중심으로 평가하던 기존 접근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근력과 신체기능 등 실제 ‘근육 기능’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노년기 심혈관질환 위험을 파악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근육량 측정 자료가 없어 악력과 일어서서 걷기 검사로 근감소증을 평가했으며, 또한 연구 시작 당시의 근감소증 상태 분석과 약 4년간의 상태 변화 분석은 대상자와 추적 시작 시점 및 기간이 달라 분석별 특성을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노년기 근력과 신체기능 저하는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될 수 있는 만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평소 걷기 등 신체활동과 함께 근력운동과 균형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고, 악력 저하나 보행 및 이동기능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건강한 신체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가 코호트 기반의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 예방·관리 정책 근거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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