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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 다시 기본으로

  • 공병헌 기자
  • 기사 입력 : 2026-09-10 16:02:50
  • 수정 시간 : 2026-09-10 16: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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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책임판매업 올해만 2,950곳 등록…뷰티 제품 차별화 필요

다단계판매업계의 주력 판매 상품은 화장품이다. 과거에는 다단계판매업체의 화장품이 타사 대비 높은 성분 함유량과 제품 사용 후의 피부 변화 퍼포먼스로 차별화를 두었다. 하지만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며 2021년 1,863건이었던 책임판매업 신규등록이 4년 만인 2025년에는 4,067건으로 두 배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의 다단계판매용 제품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일반 뷰티 브랜드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너도나도 특허‧독점, 이제는 차별화가 절실하다
다단계판매는 예로부터 높은 성분 함유량과 즉각적인 피부 변화를 보여주는 제품을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판매해왔다. 다단계판매업체 제품은 값은 더 나가지만 효과가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하지만 K뷰티가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열자 너도나도 1~2만 원대 제품을 쏟아내며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화장품 유통사들은 브랜드만의 개성과 캐릭터성을 만들어 온라인 등을 통해 활발한 마케팅활동을 벌이며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반면에 다단계판매업체들은 온라인 SNS 활동을 활발히 시작한 지 몇 년이 채 되지 않았다. 다단계판매는 본래 마케팅이나 광고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그 비용만큼을 판매원과 나누는 구조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온라인 습득력은 다단계판매업체들조차 기존의 방식을 버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었다. 

다단계판매업계가 ‘독점 원료’나 ‘특허 성분’ 등을 앞세워 제품력을 알리고 있지만,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원료의 중요성보다 제품과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과 그 스토리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그렇다 보니 기존에는 제품의 상세페이지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던 몇몇 업체들은 제품의 스토리를 담은 상세페이지를 제작해 신규 제품을 론칭하는 등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다단계 화장품이 좋긴 좋아”라는 과거의 영광을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 회사의 노력과 의지가 무색하게 허위‧과장된 표현으로 제품을 알리는 일부 판매원과 일반 화장품 유통사들의 제품보다 더 높게 책정한 제품의 가격은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납득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다이소나 올리브영 등에서 저가형 대용량 제품이 나오는 시대에 성분과 원료 등을 설명하며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제품을 선뜻 구매할 소비자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복‧교복‧엔터까지 뷰티 산업에 발 담근다
APR(에이피알),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소비자들이 흔히 알고 있는 화장품 판매업체들이 있다. 하지만 기존의 틀을 깨고 이제는 의외의 기업들까지 화장품 책임판매업을 등록하고 있다. 이제는 기존의 뷰티 브랜드 간의 경쟁이 아닌 이들 새로운 기업까지도 경쟁 대상에 두어야 한다.

그릭 요거트를 판매하는 스위트바이오나 패션플랫폼 에이블리, 식품기업 동원F&B, 렌탈 가전 쿠쿠홈시스, 속옷브랜드 비비안, 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컴퍼니와 같은 기업들의 화장품 책임판매업 등록 또는 제품 출시 등이 확인됐다. 이들 중 일부 업체는 실제 사업으로 이어졌지만 다수는 등록만 한 상태다.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우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올해 하반기 중 스킨케어 브랜드 론칭을 예고했다. 한복제작‧판매업체인 단하는 제품 용기에 한글을 표기한 단하뷰티로 사업을 확장하며, 교복을 판매하는 형지엘리트는 코스맥스와 화장품 개발‧출시 시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화장품과 무관했던 기업들이 언제든 화장품을 만들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 있다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업계의 전체 매출액이 매년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동일 상품군의 새로운 경쟁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이 기존의 다단계판매업체들 입장에서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어느 다단계판매업체는 SNS 활동이 활발해진 이유에 대해 “계속 계획하고 생각은 있었으나, 막상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하던 찰나 판매원들의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회사도 SNS를 통한 공지나 제품 홍보 등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온라인 활용에 어려움을 겪던 판매원들이 변하는 시대에 맞춰 온라인을 배우고 SNS 활동을 시작하면서 회사도 이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다단계판매회사와 판매원의 원만한 교류와 협력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는 오프라인에서의 모임이나 만남이 아닌, 온라인을 통한 상생이 절실해진 것이다. 


‘사람’이 아닌 ‘경험’을 보여줘야 한다
다단계판매의 강점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 하지만 이제는 판매원이라는 ‘사람’ 자체보다 그 사람이 제품을 직접 사용하면서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이 변화했는지를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졌다. 

단순히 “이 제품이 좋다”, “성분이 뛰어나다”고 설명하는 것은 모든 회사들이 하는 방식일 뿐 다단계판매업계만의 차별점이 아니다. 판매원이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낀 사용감과 만족도,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더 효과적이다. 

특히 화장품은 직접 사용해 보기 전까지 제품의 질감이나 흡수감, 향, 사용 편의성 등을 판단하기 어렵다. 판매원이 먼저 제품을 충분히 사용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한다면 단순한 제품 소개보다 소비자에게 훨씬 현실적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과거 다단계판매는 판매원과 소비자 사이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했고, SNS 시대라고 해서 이러한 구조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온라인을 통해 판매원의 실제 사용 과정과 제품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더 많은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은 장점으로 작용한다.

일례로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의 판매원들은 SNS를 통해 자사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과정과 결과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예비 소비자 및 판매원의 관심을 끈다. 또 피엠인터내셔널코리아의 판매원들은 SNS를 통해 운동 전‧중‧후에 자사의 제품을 섭취하는 사진 등을 게시해 자사의 제품과 운동이라는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개인의 사용 경험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효능‧효과를 의학적 치료나 객관적으로 입증된 결과처럼 표현해서는 안 된다. 결국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판매원의 일방적인 권유가 아닌, 소비자가 공감하고 참고할 수 있는 실제 경험이다.

 
공병헌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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