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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규제를 두려워할수록 기준은 흐려진다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6-09-10 16:04:01
  • 수정 시간 : 2026-09-10 16: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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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과대광고는 당연히 규제되어야 합니다. 소비자에게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거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효능을 내세우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생활용품을 의약품처럼 오인하게 만드는 행위까지 허용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직접판매업계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표시·광고 기준을 더욱 철저하게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짚어야 합니다. 단순히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 표시·광고 위반을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어떤 법적 근거와 기준에 따라 문제가 되는지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한 기업이 회사에서 직접 검토해 배포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제품의 특징을 소개하는 기사가 작성됐습니다. 일반적인 제품 소개 기사였지만, 이후 민원이 지자체에 제기되면서 담당 공무원이 해당 기사의 일부 내용이 과대광고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회사에 연락을 해왔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민원은 누구나 제기할 수 있고, 행정기관 역시 접수된 민원에 대해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검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업계가 한 번쯤 생각해 볼 대목이 있습니다. 기자가 해당 보도자료와 기사를 다시 살펴본 결과 표시·광고 관련 법령상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고 필요하다면 행정기관에 기사 작성 경위와 내용을 직접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행정기관으로부터 관련 연락을 받은 상황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고 향후 불필요한 오해나 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기사 게재를 중단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이러한 판단 역시 기업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다만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면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사실 자체가 곧 해당 콘텐츠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닌지 업계 차원에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것은 문제 제기의 출발점입니다. 행정기관이 내용을 확인하고 관련 기준을 검토하는 과정 역시 법 위반이 확정됐다는 의미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가 제기됐을 때에는 무조건 콘텐츠를 삭제하기보다는 어떤 표현이 문제가 되는지 어떤 기준에 따라 판단되는 것인지 확인해 보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법을 지키는 것과 법을 두려워하는 것은 다릅니다. 법을 지킨다는 것은 문제가 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동시에 문제가 없는 표현에 대해서는 왜 문제가 없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면 “어떤 표현이 어떤 규정에 위반되는 것인지”를 정확하게 확인한 다음에 그 근거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입니다.

오히려 아무런 판단도 없이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콘텐츠부터 삭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기업은 제품과 기술을 설명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기자 역시 기업이 제공한 자료를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더 큰 문제는 규제의 기준이 법령이 아니라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적이 들어올 가능성으로 바뀐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소비자 보호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판단해야 합니다. 기업이 규제를 지나치게 두려워해 제품의 특징이나 연구 결과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소비자의 알 권리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행정기관도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어떤 법령과 규정에 의해 문제가 되는지 정확히 밝혀야 합니다. 무작정 허위·과대광고라는 단어를 내세워 기업이나 언론에 사실상 콘텐츠 삭제를 요구하는 듯한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법적 근거에 따른 것인지, 어떤 부분을 시정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직접판매기업 역시 이제는 조금 더 당당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 자체적으로 표시‧광고법 등 여러 법적 문제를 검토해 보고 다시 살펴봐도 문제가 없다면 이에 대해 공무원에게 정확하게 설명하면 됩니다. 정말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정확히 어떤 표현이 어떤 규정에 위반되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무조건 행정기관과 맞서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 하고, 잘못했다면 응당 책임져야 합니다. 그러나 잘못하지 않은 것까지 스스로 삭제하고 침묵할 필요는 없습니다.

직접판매업계가 진정으로 건강한 산업으로 성장하려면 불법과 편법에는 단호해야 하지만 적법한 영업과 홍보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행정기관으로부터 지적이 무조건 정확한 판단은 아닙니다. 지적은 확정된 위법 판정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공무원의 연락 역시 법원의 판결이나 행정처분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잘못한 것이 없다면 “무엇이 문제입니까?”라고 당당히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법적 근거와 구체적인 기준으로 답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규제를 무시하는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법과 원칙에 따라 사업하는 기업의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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