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다단계업체는 첫 ‘2년’에 결정된다
이탈업체 63%…평균 ‘1년 2개월’ 유지

지난 2020년 이후 다단계판매 시장에 새롭게 진입했다가 공제계약 해지 등으로 시장을 떠난 업체 10곳 중 6곳은 2년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2026년 9월 15일까지 신규 등록한 다단계판매업체의 직접판매공제조합(이하 직판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하 특판조합)의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과 은행과의 채무지급보증 계약유지 여부를 분석한 결과, 87개사 가운데 32개사가 공제계약 또는 채무지급보증계약을 종료했다. 이들 중 20개사는 다단계판매 영업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기 전에 관련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시장 진입 초기 2년이 신규업체의 사업 안착 여부를 가르는 주요 고비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년 미만 업체도 10개사 달해
공제계약 등의 시작일과 종료일을 비교한 결과, 이탈한 32개사 중 1년을 채우지 못한 업체는 10개사로 약 31.3%를 차지했다. 1년 이상 2년 미만을 유지한 업체도 10개사로 동일했다. 결국 전체 이탈업체 가운데 20개사, 62.5%가 다단계판매 시장에 진입한 지 2년이 되기 전에 소비자피해보상 관련 계약을 종료한 셈이다. 특히 이들의 계약 유지 기간은 평균 약 14개월에 불과했다.
실제로 더해피코코리아는 2021년 2월 8일 특판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5월 20일 계약을 해지하면서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짧은 101일 만에 계약을 종료했다. 2025년 5월 13일 특판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한 클로버유 역시 같은 해 12월 8일, 계약 체결 209일 만에 공제계약을 종료했다.
생존 기간을 3년 미만으로 넓히면 이탈업체는 25개사로 늘어난다. 이는 전체 이탈 업체 중 78.1%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1년 미만 10개사 ▲1년 이상 2년 미만 10개사 ▲2년 이상 3년 미만 5개사 ▲3년 이상 5년 미만 6개사 ▲5년 이상 1개사로 집계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단계 시장 진입 후 첫 2년은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때는 전산망부터 판매 조직 관리 등 모든 것을 정립하는 시기”라고 전했다.
2020년 신규업체, 현재 3개사만 영업 유지
연도별로 보면 관찰 기간이 가장 긴 2020년 신규 등록업체의 이탈 비중이 두드러졌다. 2020년 신규 등록한 업체는 총 17개사다. 당시 제이케이글로비즈, 어반플레이스, 나눔바이오, 글로벌플랫폼솔루션 등 다양한 신규업체가 시장에 진입했지만 현재 상당수가 공제계약을 종료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소비자피해보상 관련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는 더올가, 엘알헬스앤뷰티, 큐탑바이오(現지푸코리아) 등 3개사다. 최초 등록업체 17개사 가운데 14개사가 관련 계약을 종료하면서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비율은 17.6%에 그쳤다.
2021년에는 신규업체 13개사 가운데 7개사가 이탈하고 6개사가 계약을 유지해 유지율 46.2%를 기록했다. 이후에는 ▲2022년 신규 8개사·이탈 2개사 ▲2023년 신규 15개사·이탈 4개사 ▲2024년 신규 15개사·이탈 4개사 ▲2025년 신규 9개사·이탈 1개사 ▲2026년(9월 15일 기준) 신규 10개사로 집계됐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최근 등록한 업체일수록 관찰 기간 자체가 짧아 단순히 생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2024년 4분기 이후 진입한 업체들은 아직 이번 분석에서 주요 고비로 나타난 ‘2년’ 자체를 지나지 않았다.
신규 10곳 중 9곳 ‘공제조합’ 선택
조사 대상 87개사 가운데 80개사, 91.9%가 시장 진입 당시 특판조합 또는 직판조합과 공제계약을 체결했다. 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맺은 업체는 전체 기간 중 7개사에 불과했다.
은행 채무지급보증 방식으로 진입한 뒤 공제조합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뉴유라이프코리아는 2022년 12월 신한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에 진입한 뒤 2024년 10월 직판조합으로 이동했다. 키아리코리아 역시 신한은행과 계약한 뒤 약 1년 만에 특판조합으로 소비자피해보상 방식을 변경했다. 은행 채무지급보증 방식은 지난 2025년 3월 팍스리테일이 국민은행과 계약해 시장에 진입한 것을 마지막으로 올해까지 신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2020년 이후 최초 계약방식을 기준으로 보면 특판조합으로 진입한 59개사 가운데 39개사가 현재까지 계약을 유지하고 있으며, 직판조합은 최초 21개사 중 11개사가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채무지급보증으로 시작한 7개사 가운데서는 계약방식을 변경한 업체를 포함해 5개사가 현재 관련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조합별 계약 유지 비율은 가입 시기와 업체 특성, 계약방식 변경 여부 등이 서로 달라 이를 각 공제조합 가입업체의 생존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공제조합과 은행 채무지급보증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자금 여건과 사업 구조, 담보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며 “단순히 계약방식만으로 업체의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법인의 폐업이나 말소 여부가 아닌 공제조합의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또는 은행 채무지급보증계약의 종료 시점을 시장 이탈 기준으로 삼았으며, 상호를 변경한 경우에는 동일 업체의 하나의 영업 이력으로 연결해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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