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 빨라졌다…학생·고위험군 주의
<건강 생활>

통상 겨울철에 본격화하던 인플루엔자 유행이 올해는 9월부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한 학령기와 영유아에서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입원환자는 65세 이상 고령층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예년보다 이른 유행에 대응해 학교와 고위험군 관리를 강화하고 예방접종도 서두를 방침이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발생이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임에 따라 지난 9월 11일 0시부터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절기 시작부터 유행기준 2배
올해 인플루엔자 확산세는 절기 시작부터 가파르다. 의원급 의료기관 표본감시 결과 올해 36주차인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절기 유행기준인 12.9명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최근 4주간 추이를 보면 증가 속도는 더욱 뚜렷하다. 33주차 7.5명이었던 의사환자 분율은 34주차 9.2명, 35주차 13.3명에 이어 36주차 25.3명까지 뛰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명과 비교해도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과거 같은 시기와 비교해도 올해 수치는 높다. 36주차 의사환자 분율은 2022년 4.7명, 2023년 11.3명, 2024년 6.1명, 2025년 6.6명이었다. 올해는 25.3명으로 최근 4년 같은 시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행주의보 발령 시점도 최근 두 절기보다 빨라졌다. 2024-2025절기에는 12월 20일, 2025-2026절기에는 10월 17일 유행주의보가 발령됐지만, 이번 절기에는 9월 11일 발령됐다. 다만 2022-2023절기와 2023-2024절기에도 각각 9월 16일과 9월 15일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바 있어 9월 유행 자체가 처음은 아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부터 감시체계도 대폭 확대했다. 의원급 인플루엔자 표본감시기관을 지난해 300곳에서 올해 800곳으로 늘렸다. 인구 10만 명당 0.6개소에서 1.6개소로 확대된 것이다. 표본감시기관이 지정된 시·군·구 비율도 56.3%에서 91.3%로 높였다. 이를 통해 시·도별 유행 상황을 보다 민감하게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독감은 아이들에게 빠르게 확산…입원은 고령층 집중
올해 유행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소아·청소년의 높은 발생률이다. 36주차 연령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을 보면 7~12세가 외래환자 1,000명당 75.1명으로 가장 높았다. 전체 평균 25.3명의 약 3배에 달한다. 이어 1~6세 49.8명, 13~18세 31.3명 순이었다. 0세는 24.0명, 19~49세 23.5명, 50~64세 11.8명, 65세 이상은 8.8명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과 영유아 등 집단생활 비중이 높은 연령대를 중심으로 빠른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입원환자에서는 고령층 비중이 압도적이다. 36주차 병원급 표본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입원환자는 300명으로 전주 166명보다 크게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명과 비교하면 약 13배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180명으로 전체 입원환자의 60.0%를 차지했다. 이어 50~64세 13.3%, 1~6세 10.7%, 19~49세 9.0%, 7~12세 5.3% 순이었다. 감염은 학령기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입원 부담은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바이러스 검출률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33주차 5.4%에서 34주차 10.0%, 35주차 12.3%, 36주차 16.3%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같은 주차의 2.3%와 비교하면 14.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현재 주로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A(H1N1)pdm09형으로, 질병관리청은 이번 절기 백신주와 유사하고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변국에서도 이른 유행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올해 34주차부터 의료기관당 인플루엔자 환자 신고 건수가 유행 시작 기준인 1.0명을 넘어섰고, 35주차에는 1.76명을 기록했다. 중국 역시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검출률을 보이면서 35주차 병원 외래·응급실 환자의 인플루엔자 양성률이 17.7%를 기록했다.
고위험군 검사 없이 항바이러스제 급여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서 고위험군에 대한 치료 접근성도 강화됐다. 소아와 임신부, 출산 후 2주 이내 산모, 65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와 기저질환자 등은 의사가 인플루엔자 감염이 의심된다고 판단할 경우 검사 없이도 오셀타미비르와 자나미비르 등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건강보험 요양급여가 적용된다.
질병관리청은 9월 21일부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대상자별로 순차 시행되고 있다. 다만 예년보다 유행이 빠르게 시작된 점과 백신 공급 일정 등을 고려해 면역저하자를 비롯한 고위험군 등 집중 보호 대상자의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고령층이 생활하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경우 연령별 일정과 관계없이 지역사회 유행 상황에 따라 백신이 공급되는 시점부터 접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는 환자 증가에 대비해 해열진통제 등 의약품 수급 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교육부는 각 가정과 학생을 대상으로 예방수칙을 안내하는 한편 시·도교육청과 학교 감염병 대응체계를 점검할 예정이다.
코로나19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6주차 코로나19 입원환자는 1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3명보다는 적지만 33주차 57명, 34주차 61명, 35주차 115명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 입원환자의 65.3%는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도 36주차 16.3%로 전주 11.7%보다 상승했다.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과 함께 기본적인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것이 기본이다.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에서는 자주 환기해야 한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의료기관을 찾아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인플루엔자로 진단받았다면 해열 후 24시간이 지나 감염력이 소실될 때까지 등교·등원·출근을 자제하고 가급적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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