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전 세계 직접판매 시장
미국 FTC 잇단 제재에 업계 긴장…중국, 베트남도 규제 ‘고삐’

일부 국가들이 직접판매업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다단계판매업체와 리더 사업자들을 상대로 잇따라 법적 조치에 나서는 가운데, 베트남과 중국에서도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리딩 기업인 암웨이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규제 당국의 조치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에서 제기된 사건들은 과장된 수익 홍보와 판매원의 실제 소득이 주요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등에서는 판매원 관리와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되고 있어 글로벌 직접판매업계의 대응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암웨이까지 겨냥한 FTC…수익 홍보·보상체계 정조준
미국 FTC는 최근 다단계판매업체뿐 아니라 개별 리더 사업자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제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몇몇 업체는 FTC의 제재 여파로 다단계 사업을 접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9월 17일 암웨이와 신규 판매원 모집, 교육을 담당해 온 월드와이드그룹(WWG), 리더십팀디벨롭먼트(LTD)가 FTC, 워싱턴주와 총 2억 2,500만 달러 규모의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FTC가 다단계판매업체를 상대로 추진한 금전적 조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합의안은 법원의 승인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해당 사건은 10월 1일 현재 미국 워싱턴주 서부 연방지방법원에 계류 중이다.
FTC는 허위·과장 광고나 수익 홍보에 관한 문제를 비롯해 판매원의 제품 구매, 실제 소비자 판매 여부, 후원수당 지급 방식 등 사업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암웨이 합의안에도 이러한 내용이 반영됐다. 판매원이 매달 구매한 제품의 최소 70%를 다른 사람에게 재판매하도록 하고, 신규 판매원의 제품 구매가 실제 재판매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모집자에게 지급되는 보상을 대폭 줄이도록 했다. 판매 내역에 대한 외부 감사와 신규 판매원 교육비 무료 제공 등의 조치도 포함됐다.
이는 판매원들의 제품 구매가 실제 소비자 수요에 기반한 것인지, 조직 확장과 후원수당 수령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것인지 구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판매원의 구매 실적을 중심으로 보상이 발생하는 사업구조에 대한 점검이 중요해진 셈이다.
연이은 FTC의 법적 조치를 통해 수익 홍보의 객관적 근거와 실제 판매 실적을 검증하는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베트남, 상위 판매원 책임 강화하고 법 위반업체 적발
베트남 정부는 지난 4월 7일 다단계판매 활동을 관리하는 새로운 시행령 제137/2026/ND-CP호를 공포하고,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관리·감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새 시행령의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는 상위 판매원에 대한 책임 강화다. 다단계 조직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위 판매원의 책임을 별도로 규정해 조직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다.
기업의 재무 능력에 관한 요건도 강화했다. 지방정부의 관리 권한을 정비하고, 판매원에 대한 기본교육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규정도 보완했다. 다만 최소 법정 자본금 요건을 폐지하고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조치도 병행했다. 기업에는 새로운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12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베트남 경쟁당국은 개별 기업의 법규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17일에는 다단계판매 영업 등록증 변경 절차와 교육 담당자 변경사항 통보 의무 등을 위반한 티엔스 베트남에 총 1억 4,000만 동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어 8월 25일에는 토탈스위스 베트남에 총 7억 1,000만 동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토탈스위스는 후원수당 지급률 상한 초과와 등록된 보상플랜 미준수, 판매원 계약서 미교부, 최종소비자 매출 관련 규정 위반 등 다수의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베트남은 다단계판매기업의 행정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판매원 관리와 후원수당 지급, 최종소비자 거래 등 영업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시장 개방 기대감 속 직접판매 감독 강화
중국에서는 직접판매에 대한 감독 강화와 불법 다단계판매 단속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지난 9월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 시장감독 당국이 적발한 불법 다단계판매 및 위법 직소 사건은 총 4,280건으로, 몰수·벌금 합계액은 2억 7,000만 위안에 달했다.
중국은 지난 1998년 다단계판매를 전면 금지한 이후 2005년부터 방문판매 방식의 직소(直銷)만 허용하고 있다. 2018년 1월을 마지막으로 신규 직소 라이선스 발급이 중단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다단계판매 합법화와 라이선스 발급 재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지난 2024년에는 다단계판매를 허용하는 법안 초안이 마련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시장 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같은 해 11월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 대표단은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를 방문해 양국의 직접판매산업 현황과 관련 법제를 논의했고, 말레이시아의 직접판매 규제기관을 방문하는 등 해외 제도에 대한 검토도 진행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대표단이 방한했을 당시 한국의 여러 제도를 참고하면서 시장 전면 개방을 위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도 “다만 현재 직접판매 담당 부서의 국장이 상당히 보수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어 시장 개방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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