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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니스 트렌드에 장기적인 성장 기대

  • 최민호 기자
  • 기사 입력 : 2024-10-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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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식품시장 분석 - 60> 인도네시아 비타민 시장

최근 몇 년간 인도네시아의 1인당 의료비 지출은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다. 월드뱅크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의료비 지출은 2015년 이래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 연간 133.3달러에서 2021년 1인당 160.6달러로 약 20.5% 증가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서 건강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동시에, 경제성장에 따른 관련 시장도 장기적으로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월드뱅크 기준, 2021년 의료비 지출을 국가 GDP와 비교했을 때에는 인도네시아는 2.2%로, 베트남(1.9%), 캄보디아(2.0%), 필리핀(2.1%), 말레이시아(2.4%) 등 주변 동남아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2년 OECD 국가들의 의료비 지출액 평균이 GDP의 약 9.3%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건강 관리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제품에는 대표적으로 비타민 등 영양제가 있다. 오랫동안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있어서 비타민과 같은 영양제들은 필수 소비제품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보통 이런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상황에 따라 반응적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어, 몸이 피곤하다거나 눈이 건조하다거나 하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할 때 일시적으로 소비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각종 SNS에서 다양한 영양제 광고가 급증하고 있으며, 마트나 드럭스토어 등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등 그 관심이 급증하였다.


아세안 내 가장 큰 비타민 시장
DSG 컨슈머 파트너스(DSG Consumer Partners)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인도네시아의 비타민 및 영양제 시장규모는 약 22억 달러(한화 약 3조 16억 원)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이다. 하지만 1인당 소비량을 보면 주변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연간 1인당 소비량이 7.6달러로, 말레이시아 31.8달러, 태국 28.6달러, 싱가포르 90.9달러에 비해 크게 낮다.

인도네시아의 비타민 및 보충제 섭취량이 많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사람들이 필수재가 아닌 사치품으로 여기고 있어, 비타민이나 영양제에 대한 지불용의가 높지 않다. 두 번째로는 보충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비타민과 영양소 결핍의 위험에 대해 크게 인지하고 있지 않으며, 특정 질병에 대한 증상이 나타나야 조치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습관들은 예방적 건강조치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게 함으로써 규칙적인 비타민 및 영양제 섭취를 어렵게 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향후 10년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8,000~9,000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VDS(비타민 및 식이보조제품) 시장 또한 태국,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형태로 두세 배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타민 소비 시그널의 변화는 단기간의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라,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건강 의식 증가에 따른 일상적인 변화에서 비롯되는 장기적인 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들의 교육수준 증가와 가처분소득의 증가에 따라, 비타민에 대한 수요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국민들의 건강의식 개선을 위해 홍보물을 제작 및 배포하고 있다.


비타민D와 철분의 부족
햇빛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의 기후적 특징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비타민D 부족은 굉장히 흔하다. 최근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은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햇빛에 쉽게 노출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골다공증에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도네시아 45~50세 여성의 50%가 비타민D 결핍증을 앓고 있어 골다공증 같은 뼈 질환에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는 비타민D의 수치를 낮추는 생활습관 요인과 식습관의 조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햇빛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영양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지방이 많은 생선, 달걀 노른자, 유제품 등 비타민D가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자카르타 및 인근 도시지역의 대기오염으로 인해, 충분한 햇빛이 투과되지 않는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로 여겨지고 있다.

비타민D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경우에는 철분 결핍으로 인한 빈혈 문제도 크다. 2023년에 인도네시아 보건부가 약 290만 명의 10대 여아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그 중 약 25%가 빈혈 진단을 받았다. 아울러 15~24세 청소년들의 빈혈 유병률은 15.5%, 젊은 여성들의 경우 약 50%로 나타났다. 빈혈은 근본적으로 건강한 혈액 생성에 중요한 철분, 엽산, 비타민 등의 부족 때문에 나타나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발달지연, 만성피로, 인지기능 저하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비타민과 영양제에 대한 관심 증가
팬데믹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이 되었다. 인도네시아 건강보조식품 제조협회(APSKI)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행동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특히 비타민C는 면역력 강화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필수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커머스 채널들은 인도네시아에서 건강제품 구매를 위한 핵심 플랫폼이 되었다.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의 매출 내역을 살펴보면, 다양한 건강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수요가 높은 제품은 일반적인 웰빙 영양제로 시장의 25.6%를 차지한다.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인의 73%가 팬데믹 기간동안 더 많은 영양제를 섭취했다고 보고했으며, 94%는 특히 면역체계 강화를 위해 비타민C를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60%는 종합 비타민제를 정기적으로 섭취한다고 언급했다.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하게, 인도네시아 역시 비타민과 영양제 이전 전통 의학에 따른 약초 등을 오랫동안 소비해 왔다. 관련 제품들 또한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으며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전통 허브 혼합물을 통칭하여 자무(Jamu)라고 한다. 자무는 현대 의학품이 국내에 퍼지기 전부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되어 왔으며, 여전히 감기 등의 가벼운 질병을 치료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허브 제품들의 경우, 일반 의약품이나 처방약과는 다르게 관련된 부작용이 없다는 인식이 있어 더 널리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강화하고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상적으로 자무 제품들을 섭취한다.

실제로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자무와 같은 전통 허브 제품들을 일반 의약품보다 더 믿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현지 대표적인 의료 플랫폼인 알로독터(Alodokter)가 24년도 2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7,699명의 사용자 중 약 45%의 응답자는 자무의 일부 제품이 인도네시아 식약청(BPOM) 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그 소비를 선호한다고 한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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