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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 소분 제조·판매 허용

식약처, 시행규칙 개정 착수…업계 반응 엇갈려

정부가 체성분 측정과 DTC(소비자직접의뢰) 유전자 검사를 통한 건강기능식품 소분 제조•판매를 올해 말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혀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 이하 식약처)는 식품안전의 날을 기념해 ‘건강기능식품 발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안전관리 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이날 학술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주제는 바로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 허용. 현행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소분 제조•판매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 다만 건강기능식품 시행규칙에 의거 ▲우수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준 적용업소(GMP) ▲소분 대상 제품은 소비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포장된 것이 아닐 것 ▲소분 제조 제품의 형태를 제조할 수 있는 시설 보유 ▲소분 제조 제품에 대해 품목제조신고 완료의 4가지 요건을 갖추면 소분 제조•판매가 예외적으로 허용됐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서 위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건강기능식품 소분 제조•판매업자는 거의 없기 때문에 유명무실한 규정이나 다름이 없었다.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개인의 건강상태를 검사하고 필요에 맞는 비타민•무기질•보충제 등 건강기능식품을 추천 판매하는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이에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 시행규칙을 개정해 소분 제조•판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이번 건강기능식품 소분 제조•판매는 체성분 측정과 DTC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인이 필요한 영양소를 확인하고, 전문가 진단과 상담을 받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받는 내용이 골자다. 이미 국내에서도 의료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이 체성분 측정과 DTC 유전자 검사를 통해 비만관리나 영양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식약처는 빠르면 올해 12월부터 건강기능식품 소분 제조•판매가 허용될 수 있게 시행규칙 개정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허용 범위 어디까지?문제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에 진단과 상담을 담당할 ‘전문가’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이다. 현재 식약처는 의사, 약사를 비롯해 영양사 등까지 전문가 직군을 폭넓게 허용할 계획이다.반면 의약계는 전문가를 의사, 약사 등 의료계 종사자로 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소분 제조•판매에 대해 약사회 관계자는 “의약품이든 건강기능식품이든 과량 복용시 부작용이 따른 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의사, 약사 등 전문가의 정확한 분석에 의한 적절한 처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식약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인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허위•과대 광고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건강기능식품 과량복용으로 인한 이상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일섭취량 준수와 소분용 제품의 품질관리도 강화한다.이에 대해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정책과 한규홍 사무관은 “생명윤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현재 개인이 DTC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통한 건강기능식품 소분 제조•판매에 큰 걸림돌은 없다고 본다”며 “다만 의약계, 산업계, 소비자단체 등과 전문가 자격요건에 대한 논의만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찬•반 엇갈려반면 건강기능식품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직접판매업계는 소분 제조•판매에 대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을 환영이다, 반대다로 표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회원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다가갈지는 추후 식약처의 정확한 기준에 맞춰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소분판매가 건강기능식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으나 제품 보관에 대한 문제점 때문에 업계에서 취급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소분판매로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는 있겠으나 판매원 입장에서는 소득부분에서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제도적인 문제점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다단계판매업계는 일반적인 유통업과 달리 3개월의 청약철회 기간이 주어진다. 소분판매가 진공포장이 된다고 해도, 유통기한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고, 개별포장 내에 있는 내용물의 제조일자까지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 관계자들은 소분판매 제품에 한해서는 청약철회 기간을 짧게 하는 예외규정이 신설되거나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내용물의 제조일자, 소분판매일자, 정확한 유통기한 기입 등이 필요하다 의견도 제기됐다.  

기업의 앞길 막는 규제 ‘가격상한선’

<기획> 바뀌었으면 좋겠다 ④ 묶음판매 부추기는 가격상한선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문판매법)에는 다단계판매업체나 판매원이 160만 원이 넘는 제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 상품에 대해서만 가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묶음판매로 160만 원이 넘는 가격이더라도 판매가 가능하다. 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다.◇ “실효성 떨어지는 조항”방문판매법에 가격상한선이 규정된 건 지난 1995년 법이 전면 개정되면서부터다. 당시 100만 원의 제품 가격상한선이 마련됐고, 2002년 130만 원, 2012년에는 현재와 동일한 16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가격이다.방문판매의 경우 제품가에 대한 제한이 없으며, 후원방문판매는 옴니트리션 기준이 적용되면 이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옴니트리션 기준이란 최종소비자 매출 비중 70%를 충족할 경우 3대 규제로 꼽히는 후원수당 총액 제한, 취급제품 가격상한, 소비자피해보험계약 체결 등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상 이 규정은 온전히 다단계판매에만 적용되고 있다. 왜 개별 재화의 가격을 제한하고 있는 걸까?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후원수당을 미끼로 고가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사행성을 방지하고, 강매식으로 판매할 경우 판매원,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차단하기 위함”이라며 “다단계판매 시장이 건전해졌다고 하지만, 더 규제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보다 더 건전한 시장이 조성되고, 여건이 좋아진다면 가격제한의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법무법인 위민 한경수 변호사는 “과거 이태리제 수제 양복 한 벌을 5,000만 원에 판매한 사건이 있었다. 지나치게 고가인 경우에는 원가를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생활필수품이 아닌 고가의 물품을 구입하게 될 경우 결국 후원수당을 노리고서 고액의 물품을 구매한 게 아니냐는 취지에서 생긴 것 같다”면서 “냉장고, TV 등 160만 원이 넘는 제품을 팔 수 있도록 폭을 넓혀 줄 필요가 있다. 오히려 지금처럼 생활필수품이 아닌 제품을 묶음판매 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획일적으로만 규제하고 있어서 이것이 과연 실효적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면서도 “가격상한선을 풀어줄 경우 어떻게 규제를 할 것이냐, 실효적인 방식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게 제일 좋고, 공제조합에서 똑같은 제품을 여러 개 구입할 경우 일시적으로 공제보증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결국 가격을 제한하는 법적 취지는 고가의 상품거래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말이다. 하지만 ‘개별’ 상품에 대해서만 가격을 제한해 놓고, 수백 만 원을 호가하는 묶음판매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아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또 상품의 가격을 제한한다는 건 자본주의 시장논리에 맞지 않을 뿐더러, 다단계판매에만 적용되는 조항이라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가격상한제가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을 제한하면서, 다른 산업에 비해 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기업과 판매원들의 활동반경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모 업체의 판매원은 “오히려 금액제한이 변칙적인 거래를 조장하고 있다. 저가의 생필품에서부터 전자제품 등 고가제품까지 판매할 수 있는 판매상품 다양성을 침해하는 꼴”이라며 “이 같은 규정은 불법업체들이 불법행위를 할 수 있게 도와주고 법을 준수하는 업체들은 불법으로 갈 수밖에 없게끔 내모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가격상한 규정이 무시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가격상한선을 조금 높여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묶음판매가 성행하면서 오픈마켓에 다단계판매업체 제품이 헐값에 내놓는 일이 빈번해졌다. 오히려 가격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묶음판매를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반면 “일(日)보상, 소비자플랜이 나오면서 진입비 장벽이 많이 낮춰지고 있는 등 업계가 긍정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굳이 비싼 제품은 필요없다”며 “만약 상한선이 풀린다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전기장판을 판매했던 재팬라이프 사태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방문판매법의 갖은 규제로 인해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이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으로 한정된 상황에서 세트상품을 출시해달라는 사업자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모 다단계업체의 한 관계자는 “단일 제품의 가격이 제한돼 있다 보니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라며 “묶음판매 상품이 등장한 것도 매출 볼륨이 작다며 답답해하는 사업자들의 요청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문제는 한 번에 다수의 반품이 들어올 경우 업체 측에서는 상당한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 몇몇 업체는 수십 만 원 수준의 세트상품을 추가로 내놓기도 했다.◇ 특수판매 중 다단계판매 상담건수 비율 0.4%일각에서는 가격상한선을 비롯해 다단계판매에만 적용되는 규제가 잘못된 선입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유사수신, 불법 피라미드 등 미등록 다단계판매방식으로 영업을 강행하는 불법 업체들이 난립하는 바람에 엄한 다단계판매에 촘촘한 규제가 씌워졌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1372소비자상담센터의 연간 소비자상담동향을 살펴보면, 다단계판매의 2015년 상담건수는 1,763건이다. 이후 매년 다단계판매의 상담건수는 감소하여 2018년 1,257건을 기록했다. 2018년 기준 특수판매 분야의 상담건수 비율은 통신판매 80.3%, 방문판매 11.2%, 전화권유판매는 7.8%로 나타났으며, 다단계판매는 0.4%에 불과했다.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성인인구가 4,000만 명이고, 다단계판매원의 수는 800만 명이다. 5명 중 1명은 판매원이라는 말인데, 규모에 비해 실질적인 피해는 미미한 편”이라며 “과거의 피해 사례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지금처럼 시장이 정화된 시점에서 과도한 규제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다단계와 관련된 기사 대부분이 실제로는 다단계판매업체가 아니다”라며 “유사수신, 피라미드, 코인도 모두 다단계라고 하는 마당에 다단계판매에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고 안타까워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가격상한선을 풀어준다고 하더라도 다단계에만 존재하는 규제가 많기 때문에 규제의 연쇄작용으로 또 다른 벽에 막히게 될 것”이라며 “가격상한선이 풀리면서 여행상품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청약철회 3개월이라는 또 다른 규제에 봉착하는 것이 그 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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