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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적격자 업계 진입 막아야

  • (2024-04-11 17:39)

시크릿다이렉트의 아이작 벤 샤바트 회장이 한국에서 철수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재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말이 나돈다. 창업과 폐업은 기업주의 고유한 권한이지만 적어도 기업인으로서의 윤리의식이 있고 도덕 교육을 받은 사람의 생각은 아닌 것 같다. 회원들에게 사기에 준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혔고, 세금을 탈루하고 도망치듯 한국에서 철수한 당사자가 재차 한국 시장 진출을 떠올린다는 것은 정상적인 인간의 도리라고 보여지지 않는다. 

그가 이와 같은 터무니없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 회원들이 보여준 근거 없는 사대주의 때문이었다고 기존 회원들은 말한다. 그는 한국 회원들을 교묘하게 조종해 거금을 챙긴 뒤 한국을 탈출했다.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가 회원 및 소비자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철수함에 따라 남은 임직원과 리더 사업자들은 아이작 회장이 받았어야 마땅한 비난을 그대로 덮어써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말았다. 자신의 파트너들로 하여금 수백만 원씩 피해를 보게 해 수당을 챙기고, 아이작 회장의 배를 불린 것으로 매도된 것이다.  

시크릿다이렉트뿐만이 아니라 국내에서 블록체인을 빙자한 코인 사업을 하면서 피해자를 양산했던 업체 또한 공제조합 가입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한다. 적지 않은 피해자가 발생했고 일부 피해자와는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까지 들려온다. 

또 이 업체에 참여하는 일부 사업자 역시 그동안 등록되지 않은 업체에서 다단계방식의 사업을 이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이러한 업체가 공제조합에 가입한다면 부적격 업체들에게 대거 문호를 개방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무엇보다 이 업체가 휴스템코리아와 유사한 방식으로 영업을 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다단계판매업에 진출하려는 이유가 물류와 금융을 융합하기 위함이라고 풀이하고 있어서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다. 

무슨 일이든, 어떠한 경우든 허용과 금지의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때에 따라 달라지고 상황에 따라 변한다면 그것은 기준이라고 할 수도 없을뿐더러 공제조합이라는 정체성을 흐리게 할 뿐이다. 

아이작 벤 샤바트라는 사람이 그다지 오래되지도 않은 과거를 망각한 채 또 한 번 한국 시장을 노리는 것은 자신이 경영하던 시절에 경험한 은밀한 혜택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어떠한 연유로 그러한 혜택이 주어졌는지는 모르지만 공제조합 가입사 모두가 준수하는 규정들이 그에게는 언제든지, 얼마든지 넘어설 수 있는 가소로운 문턱쯤에 불과하다는 착각을 심어준 것이다. 

강력범죄가 발생하면 수사기관에서는 유사 사건의 전과자부터 용의선상에 올리는 것이 관례다. 왜냐하면 한 번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의 재범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사기 사건은 고의성이 명백하므로 위에서 거론한 두 업체의 경우 자신들이 저질렀던 과거의 일들을 반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다단계판매업계는 탄생 이후 가장 심각하고 엄혹한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호기로 여겨졌던 패턴이 깨진 데다 급변하는 유통환경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퇴행 주기로 들어선 것으로 진단하는 사람까지 생겨난 지경이다. 초유의 위기 상황에 부적격 업체까지 정식으로 등록된다면 다단계판매는 국민들로부터 더욱 경원시 되는 업종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냉철한 판단과 선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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