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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꾼 돌쇠의 탕진한 재산과 건강을 되찾아준 구렁이 마누라

  • (2013-10-21 00:00)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던 아주 오랜 옛날에 만석꾼 부자 돌쇠가 있었는데 그는 매일 기생집에나 드나들며, 놀고 먹고 놀면서 재산을 탕진해 나중에는 겨우 집 한 채만 남게 되었습니다. 돌쇠가 망한 후 그를 임금처럼 모시던 기생이나 양반들이 그를 천대하고 무시하자 돌쇠는 그만 홧병이 나 몸져눕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양귀비 같이 예쁜 아가씨 꽃분이가 앓아 누워 있는 돌쇠를 찾아와 “서방님, 병을 낫게 해드릴 터이니 저를 따라 오세요”하는 게 아닌가! 하지만 돌쇠는 “만석을 수확하는 농토랑 재산을 다 말아먹은 주제에 살아 무엇하랴?”하는 심정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구만리 같은 청춘에 죽기는 왜 죽느냐?”는 설득에 고삐도 매지 않은 나귀를 타고 깊은 산속의 오두막으로 꽃분이를 따라갔습니다.  
 돌쇠는 숲속 오두막에 살며 꽃분이가 해준 밥과 약초를 먹으니 얼마 안돼 병이 깨끗이 낫게 되었습니다. 건강을 되찾은 돌쇠는 오두막에서 꽃분이와 얼마를 더 살았는데 어느 날 꽃분이는 “고향 생각이 안 나느냐?”고 물었습니다.
 “가고는 싶지만 가는 길을 모르는데 어떻게 갑니까?”하자 꽃분이는 “나귀에 타고 앉아있으면 나귀가 알아서 집을 찾아갈 거”라며 걱정말고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돌쇠가 고향에 오자 쇠락해 가던 집 대신 새로 지은 번듯한 기와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들어가 어머니를 뵙자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10년 전에 사라진 후 소식이 없어 죽은 줄로 알고 제사까지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돌쇠가 타고온 나귀를 보고서야 돌쇠가 아들임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 나귀는 돌쇠가 사라진 후 다달이 돈을 싣고 와 돌쇠가 탕진한 재산을 다시 채워준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꽃분이의 “어머님만 뵙고 바로 돌아오라”고 했다는 말대로 돌쇠를 곧장 숲속 오두막으로 가게 했습니다. 
오두막으로 돌아가던 돌쇠가 잠깐 조는 사이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현몽해 “네가 그 여자에게 가면 너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죽게된다”며, “오두막에 도착하면 인기척 없이 몰래 안을 들여다 보라”고 했습니다. “집에 들어가 꽃분이가 밥을 해오면 첫 숟갈을 씹다가 얼굴에 뱉어야 모두가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두막에 도착한 돌쇠는 꽃분이가 아닌 구렁이가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고는 놀랐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나귀를 타고 방금 도착한 것처럼 인기척을 냈습니다. 그러자 꽃분이가 금방 쫓아 나와 반겼습니다.
 돌쇠는 모르는 척하며 밥상을 받아 첫 숟갈을 씹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어도 꽃분이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어머니의 당부와 죽을 것이라는 아버지의 경고 사이에서 고민하던 돌쇠는 “내가 죽어버리면 된다”고 결심하고 씹고 있던 밥을 그대로 삼켰습니다. “이제 곧 죽겠지” 하고 기다리는데 꽃분이가 “서방님, 안심하고 식사하세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평범한 사람도, 구렁이도 아니랍니다. 원래는 천상에서 살던 선녀인데 하늘나라에서 죄를 지어 땅으로 내려오게 되었답니다. 이제 당신이 저를 믿어주어 구렁이 허물을 벗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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