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피던 그 옛날에 아들 삼형제를 둔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큰아들이 숲으로 나무를 하러 가게되자 어머니는 보리개떡과 가양주인 막걸리 한 병을 도시락으로 싸주었습니다. 숲에 도착한 큰아들은 늙은 난쟁이를 만났습니다.

 “배가 고파 곧 쓰러질 것만 같아요. 보리개떡 조금과 술 한 모금만 적선하쇼.”

 그러나 큰아들은 못들은 체하며 숲으로 들어가 도끼질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도끼질을 잘못해 팔에 상처를 입고는 붕대로 칭칭 감은 팔을 앞세운 채 빈 지게로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얼마 후 둘째가 숲으로 가게되자 어머니는 큰아들에게 준 것과 같이 보리개떡에 막걸리 한 병을 주었습니다. 숲에 도착하자 또 난쟁이가 나타나 음식을 나눠달라고 했지만 둘째는 코웃음만 치고는 깊은 숲 속으로 들어와 도끼질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몸에 땀도 나기 전에 도끼날이 자루에서 빠져 다리를 쳤습니다. 둘째는 걷지도 못하고 들것에 실려와야 했습니다.

 며칠 후 집안에 땔나무가 떨어지자 워낙 멍청해서 젖혀놓았던 막내 멍청이가 나무를 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보리개떡과 막걸리 한 병을 갖고 숲에 도착하자 난쟁이가 나타나 배고픔을 호소했습니다.

 “보리개떡과 막걸리밖에 없는데요.”하고 보리개떡을 꺼내자 그것은 먹음직스러운 두텁떡으로 변했습니다. 막걸리도 노르스름한 약주로 변해서 두 사람은 배부르게 먹고 마셨습니다.

 난쟁이는 고운 마음씨에 행운을 나눠준다며 어디에 있는 고목나무를 베면 뿌리 사이에서 무언가가 나올 거라며 인사를 하고는 사라졌습니다.

 그곳에는 황금 깃털을 가진 거위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멍청이는 날이 어둑해지자 하룻밤 묵을 생각을 하고는 주막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주막집에는 딸이 세 명 있었는데 모두들 황금 깃털을 갖고싶어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멍청이가 길을 떠나기 위해 거위를 들고 주막을 나설 때 주모와 같이 있던 딸들은 거위 깃털을 뽑으려다 거위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길에서 만난 목사는 네 남녀가 붙어서 가는 모양이 흉하다며 막내딸을 붙잡고 얘기를 하는 중에 딱 달라붙어 일행을 따라 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교회의 권사가 이를 보고 목사를 떼어 내려 했지만 권사도 목사에게 달라붙어 꼼짝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뒤에 만난 농부도 권사에게 달라붙었습니다. 어쨌든 이 모든 사람들은 멍청이와 거위가 가는 길의 길동무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뒤 멍청이는 항상 근엄한 얼굴을 하고 평생 웃은 적이 없는 공주를 둔 임금이 다스리는 나라에 도착했습니다. 임금은 공주를 웃기는 사람을 부마로 삼겠다고 했지만 그때까지 아무도 공주를 웃기지는 못했습니다. 멍청이는 황금거위를 들고 공주 앞에서 뛰어갔습니다.

 공주는 일곱 사람이 붙어서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는 배꼽을 집고는 웃었지만 임금은 멍청이를 부마로 삼기는 좀 어렵다고 생각해서 조건을 달았습니다. 누구랑 마시든 둘이서 지하실의 술을 모두 마셔야 한다고 조건이었습니다.

 고민하다 난쟁이를 생각한 멍청이는 고목나무를 뽑은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은 물대신 술로 목을 축여야 하는데 가지고 있는 술이 떨어져 고민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멍청이는 그 사내를 데리고 임금의 지하실 술창고로 가서 밤을 새고 모든 술을 마셨습니다. 하지만 임금은 멍청하게 생긴 멍청이를 부마로 삼기는 싫었기 때문에 식당에 있는 모든 빵을 먹어치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난쟁이를 만났던 곳에 가서 만난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사람을 만나서 임금님의 두 번째 숙제도 깨끗하게 해결했습니다. 그러자 임금은 이번에도 “물에서는 물론 뭍에서도 갈 수 있는 배를 가져오라”고 생떼를 부렸습니다.

 멍청이는 이번에도 난쟁이의 힘을 빌어 숙제를 해결, 드디어 부마가 됐습니다. 임금이 죽은 후에는 나라를 물려받아 공주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