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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 비쳐진 다단계판매 (2019-10-04)

빙글빙글 세상 이야기


다단계판매업이 제도권에 들어선 지 벌써 2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다단계(多段階)는 사전적 의미로 풀이하면 ‘여러 단계’를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다단계라 함은 다단계판매를 약칭하여 부르는 것으로 통용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불법 피라미드, 유사수신 등을 놓고 ‘다단계’라고 잘못 지칭해 종종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전 국민이 시청하는 TV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다단계라는 단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오빠가 다단계에 빠져 고민”
지난 9월 16일 방영된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에는 친오빠에 대한 고민을 털어 논 한 사연자의 이야기에서 다단계라는 말이 등장한다. 사연자의 친오빠는 “어떤 걸 시작하면 최고점을 찍어야 하는 성격”이라며 “여동생이 볼링을 그만 치라고 해서 낚시로 취미를 바꿨다”고 말했다.

▷ 지난 9월 16일 방영된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에는 친오빠에 대한 고민을 털어 논 한 사연자의 이야기에서 다단계라는 말이 등장한다(출처: KBS2 방송화면 갈무리)

사연자는 “오빠가 몰두한 취미로 볼링에서 낚시로 맛집 탐방까지 꽂혔다”며 “다단계에 빠져서 돈을 날린 적도 있다. 비트코인도 했고 요즘에는 화장품 다단계에 빠져 화장품 영업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MC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오빠는 “동생한테 미안한 것도 있지만 저는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겠다”고 말했고 이 사연은 200명 중 168명의 공감을 얻었다.


“돈으로 등급 사는 건 반칙”
지난 4월 30일 방송된 JTBC 드라마 ‘와이키키2’에서는 배우 신현수(극중 국기봉)가 아는 선배의 전화를 받고 한 회사를 향했는데 알고 보니 다단계판매회사였다는 내용이 그려졌다.
▷ 드라마 ‘와이키키2’에서는 배우 신현수가 아는 선배의 전화를 받고 한 회사를 향했는데 알고 보니 다단계판매회사였다는 내용이 그려졌다(출처: JTBC 방송화면 갈무리)

이날 방송에서 국기봉은 다단계판매라는 사실을 모른 채 해당 업체의 직원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고 “아무 일도 안하고 모르는 사람 수익을 갖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며 “사람 사는 도리 모르는 거 아니다. 이러면 나 일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다 결국 국기봉은 다단계판매업체 ‘윷놀이’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 회사 사람들은 국기봉에게 500만 원을 선입금을 하면 ‘걸’ 등급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국기봉은 “돈으로 걸 등급부터 시작하면 반칙 아니냐”며 “신입사원이면 차근차근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자 제조시간에 따른 등급제에 ‘다단계냐’
워크맨은 JTBC의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제작한 웹예능이다. 지난 7월 독립채널을 오픈해 3개월 여 만인 9월 30일 현재 273만 명의 구독자수를 확보하고 있을 정도다. 세상 모든 직업들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좌우명으로 시작한 방송이다. 예능인 장성규의 깨알 같은 진행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매주 1개씩 동영상이 업로드 되는 워크맨은 각 영상의 조회수는 300만∼1,000만 수준이다. 특히 장성규는 유독 이 채널을 통해 ‘다단계’ 언급을 자주하는 것이 목격된다. 조회수 730만 회를 기록한 13화 피자집편에서 장성규는 피자를 만들거나 배달, 서빙 등을 하며 직업체험에 나선다.
▷ 예능인 장성규는 워크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단계’ 언급을 자주하는 것이 목격된다(출처: 유튜브 갈무리)

이 피자 회사의 경우 피자 제조시간에 따른 직원들의 등급제도가 존재하는데, 브론즈는 1분 40초 이내, 실버 1분 15초 이내, 골드 1분 이내, 플래티넘 45초 이내에 피자를 만들면 된다. 등급에 따른 인센티브도 부여된다.

이를 들은 장성규는 피자가게 직원에게 “다단계에요?”라고 물었고, 근무한 지 2개월 된 직원은 얼떨결에 “예”라고 대답한다. 이어 “2개월 동안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차비 없이 상경…알고 보니 다단계회사
지난 8월 24일 방송된 채널A ‘개밥 주는 남자 개묘한’ 여행에서는 배우 박시후의 일상에 대한 내용이 방영됐다.

박시후와 친구들이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친구 한 명이 “박시후가 왜 서울에 왔는지 아느냐”는 질문을 던졌고, 이때부터 박시후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 한다.
▷ 배우 박시후는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상경했으나 다단계판매회사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공사판을 배회하게 됐다고 고백했다(출처: 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박시후는 “서울로 오면 일자리를 제공해주겠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차비만 들고 상경했다가 다단계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막상 왔는데 아무것도 없었고, 그래서 아파트 공사현장을 가서 하루에 7만 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불법 다단계 네트워크망?
지난 8월 11일 방송된 OCN 드라마 ‘왓쳐’에서는 도치광(한석규)과 한태주(김현주)가 박진우(주진모)를 압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왓쳐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무너진 세 남녀가 경찰 내부 비리조사팀이 되어 권력의 실체를 파헤치는 심리스릴러 드라마이다.

이날 방송에서 도치광은 “세 사람이 두 달 사이에 다 죽었다”며 “김중산은 마약판매, 홍성진은 불법 다단계 네트워크망 있으니까 대포통장으로 돈 수금, 그리고 정우영 주택 재개발사업 돈 세탁. 조직 3개를 합쳐서 마약유통 사업을 점조직으로 했다”고 언급한다.
▷ 지난 8월 11일 방영된 드라마 왓쳐에서는 불법 다단계 네트워크망을 이용해 대포통장으로 돈을 수금한다는 대사가 나온다(출처: OCN 방송화면 갈무리)

이처럼 TV방송 프로그램에서 다단계판매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모 업체의 한 판매원은 “생각보다 TV에서 다단계판매에 대한 내용이 자주 나오는 편”이라며 “대부분 범죄나 웃음의 소재로 이용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판매원은 “TV에서 비쳐지는 다단계가 대부분 부정적이라는 건 어쩌면 그것이 외지인이 우리를 바라보는 고정적인 시선일 수 있다”며 “왜 이렇게 표현이 되고 있는지 따지는 것도 좋지만, 우리 스스로도 왜 이렇게 됐는지 고민해 볼 필요는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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