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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위로하는 음식, 영웅을 사로잡은 음식

  • (2021-03-05 10:00)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음식은 생명과 직결되는 절실한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음식은 그저 주전부리에 그치기도 한다. 어떤 지점에서는 세상의 그 무엇보다 실질적인 위로가 되기도 하고, 그때 그 사람 곁으로 영혼을 이끌고 가는 전령 역할도 한다. 

음식의 기원에는 반드시 사람과의 연결고리가 있다. 당연히 음식을 먹는 것도 사람이지만 만드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소재로한 소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나 영화 <첨밀밀> 등이 독자와 관객의 사랑을 듬뿍 받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마들렌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마르셀 프루스트는 병약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처음 맛보던 때를 마치 마법에 걸린 것과 같았다고 회고했다. 

마들렌은 프랑스 북동부의 뫼즈주 코메르시라는 곳에서 유래했으며 카스텔라 맛이 나는 조개모양의 작은 케이크다.

프랑스의 루이 15세는 폴란드 왕 스타니슬라스 레친스키의 딸, 마리 레슈친스카를 왕비로 맞아들이면서 장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내의 이름을 붙였다는 설이 있다.


발자크
발자크는 널리 알려진 커피 애호가이다. 그는 언제나 자정이 지나 글을 쓰기 시작해 정오까지  블랙커피만 마시며 작업에 몰두했다. 대신 목표한 분량을 채우고 나면 엄청나게 먹어치웠다. 한 번 먹을 때 굴 100개, 커틀릿 열두 개, 자고새 두 마리, 오리 한 마리, 노르망디 혀가자미, 거기에 디저트와 과일까지 먹어치웠다.

마르지판이라는 중동에서 전해진 과자가 유행할 때는 파리에 이 과자만 전문으로 파는 가게를 열기도 했다. 그의 소설에 특히 많은 미식가가 등장하는 것도 다양한 음식을 엄청나게 먹어치우는 식도락가였기 때문이다.


도넛
도넛은 네덜란드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둥근 도우를 돼지기름에 튀겨내고는 오일 케이크라고 이름 붙였다. 이 오일 케이크는 미국으로 건너가 가운데 구멍이 뚫린 도넛이 되었다. 가운데 구멍이 생긴 것은 19세기 미국 메인주 출신의 선장 헨슨 그레고리가 폭풍우가 치는 바다에서 키를 잡은 채 도넛을 먹다가 배가 심하게 흔들릴 때 키 손잡이에 도넛을 꽂아두는 바람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로시니
이탈리아 고전 오페라의 마지막 주자 로시니는 이렇게 말했다.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소화시켜라. 인생은 거품이 흘러넘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샴페인과 같다. 로시니는 은퇴 후 양파를 닮은 몸을 이끌고 요리에 열정을 쏟았다.

그가 거위 간과 송로버섯을 이용해 개발한 요리는 ‘쿠네도스 로시니’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알바 산 흰 송로버섯을 가리켜 ‘버섯계의 모차르트’라고 부르는 등 송로버섯 마니아였다.   


치킨 마렝고
버섯, 토마토, 올리브오일, 포도주로 만든 소스를 가리킨다. 1800년경 이탈리아 북서쪽 마렝고까지 진격해 오스트리아 군을 격파한 나폴레옹의 요리사는 버터가 떨어져 대신 올리브오일을  썼다. 나폴레옹은 음식에 관한한 아주 관대해서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굶는 스타일이었으므로 문제 삼지 않았다. 그가 치킨  마렝고를 먹는 동안 프랑스 군은 승리했다.


샤토브리앙
샤토브리앙은 카사노바에 버금갈 만큼 애정행각으로 유명했다. 작가이면서 외교관이기도 했던 그는 부유한 선주의 열 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이름을 딴 샤토브리앙 스테이크는 런던에서 근무할 당시 대사관의 요리사가 그를 위해 개발했다. 소 한 마리에 2인분이 겨우 나오는 소의 연한 허릿살이 주재료다.


크루아상
17세기 오스만투르크(터키) 군대에 포위당한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빵집 주인들이 구해냈다. 새벽부터 일해야 하는 그들이 땅 밑으로 터널을 뚫는 소리를 알아차리고 주위에 알려 함락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빵집 주인들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오스만투르크 국기를 닮은 달콤한 초승달 페이스트리를 굽기 시작했다. 이 빵을 프랑스의 제빵사들이 따라 하기 시작했고 크루아상은 마들렌, 바게트와 함께 프랑스 국민 빵으로 자리잡기에 이르렀다.


엘비스 프레슬리
세계적인 정크푸드 마니아였던 엘비스 프레슬리가 가장 좋아한 음식은 땅콩버터와 바나나샌드위치였다. 대식가이며 과식가이기도 했던 그는 아침 식사로 버터, 꿀, 베이컨이 듬뿍 들어간 대형 샌드위치 4개씩을 먹어치웠다. 이것이 바로 엘비스 샌드위치다.


소동파
당송 8대가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중국 송나라 때의 시인 소동파는 그의 이름을 딴 동파육이라는 요리를 중국식당의 메뉴판에 올려놓았다.

동파육은 돼지고기를 술에 넣고 삶거나 찐 음식을 말한다. 소동파가 항주의 관리로 재직할 당시 제방을 쌓고 보수한 덕에 물난리를 겪지 않고 풍년이 들자 백성들이 돼지고기를 답례로 가져왔다. 고기가 넘쳐나자 소동파는 인부들에게 술과 고기를 돌리라고 했는데 아랫사람이 잘못 알아듣고 술에 고기를 삶는 바람에 천하의 별미가 탄생했다고 한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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