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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판법 집행 공정해야 (2022-04-28)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방문판매법을 위반한 업체들의 정보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방판법 위반 건수는 모두 68건으로 나타났다. 건수만 놓고 보면 적지 않지만 정작 심각한 법 위반 사실은 미등록 다단계판매 행위를 한 두 업체밖에 없다.

나머지 위반 업체들은 사무실을 옮긴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판매원수첩을 교부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은 당연히 문제시해야 하겠지만 과연 위의 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이 사회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미등록 다단계판매를 자행하는 업체들이 부지기수인 상황에서 신고나 등록 절차를 마친 업체들만 적발하고 또 공표하는 행위는 여전히 다단계판매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국민 전반에 심어주기 쉽다
.

지금은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웬만한 사무실에서는 코인이나 비상장주식를 매개로 하는 미등록 다단계판매행위가 성행하고 있고
, 심지어는 납골당을 비롯한 부동산 투자를 빙자한 불법 행위도 빈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방문판매법을 준수하겠다며 공제조합에 가입한 다단계판매기업의 사소한 업무 실수에 대해 방문판매법 위반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공표하는 것은 오히려 관련 법률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
.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 검찰이다
. 경제 검찰이든 그냥 검찰이든 불법행위에 대해 일벌백계함으로써 경제정의를 실천하고, 국민들이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 불편하거나 부당한 일을 겪지 않게 하는 것이 그 역할일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여타 부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 어떠한 기업을 대상으로 검찰 노릇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다단계판매와 관련한 부서의 역할은 소비자나 다단계판매원, 다단계판매기업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세상 사는 이치가 다 그렇고 그런 것이기는 해도 불법을 자행하고도 거래를 시도할 기회를 얻는 기업이 있고
, 사소한 실수를 하고도 매를 맞아야 하는 기업이 있다는 것은 경제 검찰의 잣대가 심각하게 휘어져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반증이다. 그 잣대라는 것은 원래부터 휘어져 있었던 것일 수도 있고, 시간이 흘러 작금에 이르는 동안 점점 급격하게 휘어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잣대가 휘어진 시기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 휘어진 잣대를 들고서도 잣대가 휘어져 있는지 어떤지도 발견하지 못하는 공무원의 시선이다
. 기업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실수와 그에 따른 처벌에 대해 불만을 갖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만 치우친 그들의 판단에 대해 분노할 뿐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 업계에서는 방판법 개정에 대한 여론이 조성되고 있고 그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분명히 전향적인 재개정이 필요하지만 법령을 정비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그 법을 존중하고 공정하게 집행하는 것이다. 수긍할 수 없는 단속과 처벌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단초가 된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 바로 공정하려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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