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목요일 오후>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는다

  • (2022-05-12 09:47)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입니다. 21세기 급격한 기술 발전은 우리가 그동안 이해하고 있던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빠르게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기술을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간에게 이롭고 세상을 바꿀만한 신기술도 규제에 가로막혀 이름도 알리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제 성장의 동력과 잠재력을 저해하는 데 있어 규제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없습니다
. 현재 4차 산업혁명은 기술 중심의 엄청난 변화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기술에 낡은 기술은 빛을 잃어가고 있지만, 이러한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규제의 변화 속도는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낡은 기술은 이미 수명을 다해서 새로운 기술이 그 자리를 대체해야 하는데, 각종 시대착오적 규제로 인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DTC(소비자 직접의뢰) 유전자 검사가 있습니다. 직판업계도 관심이 많죠. 일반인들에게는 지난 2013년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양쪽 유방 절제술을 받으며 잘 알려졌습니다. 당시 졸리는 유전자 분석 검사를 통해 향후 본인이 유방암 등에 노출될 확률이 87%란 사실에 충격을 받고 수술대에 자진해서 올랐습니다. 그런데 10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검사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암, 성장 예측 등은 현행법상 각종 규제로 인해 국내 업체들이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DTC
유전자 검사는 현재 전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있는 신기술입니다. 소비자가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유전자검사기관에 직접의뢰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직판업체들이 DTC 유전자 검사에 관심이 많은 이유도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DTC 유전자 검사를 통한 조기 검진이 활성화된다면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질병과 비만 예방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명과 직결되는 심각한 질병 외에는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시간과 비용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피부 상태를 데이터화 한다면 개인의 피부톤, 상태 등을 세분화해 맞춤형 화장품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한 산업이 현재 국내에서는 규제에 발목을 잡혀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12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2016630일부터 비의료기관인 유전자 검사기관에서 유전자 검사를 직접 시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피부, 탈모, 혈압, 혈당, BMI 12개 항목만 허용돼 업체들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죠. 그러다 2019년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DTC 유전자 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을 거쳐 최대 56개 검사 가능 항목이 늘어났고, 202013개 항목을 추가하는 2차 시범사업으로 현재 국내에서는 최대 70항목까지 검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업계의 불만은 여전합니다
. 규제 완화 속도가 느리고 범위도 너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와중에 편법도 등장했습니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고 우회해서 검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암, 성장 예측 등은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직판업체 행사장에서 자사의 DTC 유전자 검사로 암이나 각종 질병 등을 예측할 수 있다고 버젓이 홍보하더군요. 해외에 법인을 설립해 우회한 회사의 제품인 것 같더군요. 그 회사들도 편법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DTC 유전자 검사의 핵심은 빅데이터입니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모았느냐가 이후 사업에 성패를 가늠합니다. 그런데 현재 규제를 있는 그대로 지키다 보면 우리나라 업체들은 외국 업체들과 데이터 축적 면에서 상대가 될 수가 없습니다.

최근
DTC 업체를 떠나 다른 회사로 이직한 담당자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 담당자는 자신이 회사에서 DTC 업무를 담당했을 때 연구나 제품개발보다 각종 규제로 인해 담당부처 공무원들을 만나는 일이 훨씬 많았다고 합니다. 회의감이 들더랍니다.

지난
53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글로벌 유전체 분석 기업 마크로젠과 손잡고 유전체 분석환경 고도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사는 ‘4차 산업 혁신기술 기반 유전체 분석환경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첨단 IT 솔루션과 기술 노하우를 적용한 협력 모델을 구축한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보니 DTC 유전자 검사가 유망한 미래산업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업들이 열심히 신기술을 선보이면 무엇하겠습니까?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과도한 규제가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칫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