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한 ‘염색샴푸’ 안전성 논란 계속

(2022-05-26 17:12)

스타트업 모다모다가 이른바 염색샴푸로 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열풍을 일으키자 대기업들도 앞다퉈 제품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1조 3,000억 원의 규모로 알려진 국내 헤어케어 시장에서 염색샴푸 시장 점유율이 올해 처음 10%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의 성분 ‘THB’
일반적으로 염색약에는 산화제와 염모제가 들어 있는데, 산화제 성분이 강할수록 두피 자극과 모발 손상을 피할 수 없고,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두드러기 반응 등으로 인해 아예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산화제가 들어있지 않은 염색샴푸가 인기를 얻는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모다모다가 샴푸에 사용한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이하 THB)’ 성분의 사용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 성분에 대한 피부 알레르기와 잠재적 유전독성 유발 위험 예방 차원에서다.

모다모다는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했고, 규제개혁위원회는 지난 3월 식약처에 규제 재검토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내년 3월까지 추가 위해평가를 진행하기로 했으며, THB가 위해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곧바로 사용금지 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성분 사용해 돌파구 마련하는 기업
THB 성분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자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염색샴푸를 출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한방 성분이 머리카락 표면에 달라붙어 새치가 어둡게 바뀌는 방식을 구현한 염색샴푸 ‘려 더블이펙터 블랙샴푸&트리트먼트’를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은 봉숭아 물을 들일 때 주황색 염료가 더욱 선명하고 오래가도록 백반을 매개체로 사용하는 원리에서 비롯한 ‘블랙틴트 콤플렉스TM’ 성분을 담은 새치커버 샴푸 ‘리엔 물들임 새치커버 샴푸’와 ‘리엔 물들임 새치커버 트리트먼트’ 2종을 출시했다.

일동제약은 유산균 기술을 적용한 ‘아쿠아 프로바이오틱’ 물질을 비롯해 자연 유래 성분 등 두피와 모발에 좋은 원료들을 함유한 ‘프로바이오틱 컬러 피그먼트 샴푸’를 출시했다.

안전성 논란 해소 전까지 패치테스트 필수
매일 사용하는 샴푸로 염색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염색샴푸가 신박한 아이템으로 관심을 끌고 있지만, 부작용 등에 망설이는 소비자들도 없지 않다. 왜냐하면 두피는 인간의 신체 중 가장 민감한 부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현재 모다모다에서 밝힌 부작용 사례는 가려움, 두피염, 알레르기 등 총 12건이지만, 이는 일반 화장품을 썼을 때도 나오는 정도의 부작용이라는 게 모다모다 측의 설명이다.

잇따른 부작용 논란에 염색샴푸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TS샴푸를 제조하는 TS트릴리온은 “꾸준한 샘플을 진행했으나 피부 가려움과 트러블의 발생으로 제품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이어 부작용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테스트 결과 건강한 두피와 모발을 위한 제품과는 거리가 멀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4년 전부터 변색샴푸 시장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제품 개발에 나섰으나 THB의 사용 없이 만족할 만한 염색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결과를 얻었다.

염색약·염색샴푸 제조사들은 부작용 문제가 깔끔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제품 사용 전 패치테스트를 필수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패치테스트란 피부 일부에 소량의 제품을 사용해 보고 부작용 등 여부를 미리 파악하는 것인데 염색샴푸의 경우 귀의 뒷부분에 100원짜리 크기만큼 바르고 24시간 정도 지켜본 후 부작용이 없을 시 사용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THB성분이 안 들어간 샴푸들도 매일 사용하는 데다 씻어내는 과정에서 피부에 노출되기 때문에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의 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