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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끝나지 않는 사회의 악 (2022-06-30)

얼마 전 한 대기업 부서 직원들이 동료 여직원에게 3년 넘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가해 피해자가 가해자들을 고소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부서 내 유일한 여성이었던 20A씨는 동료 직원들부터 당한 성추행과 성희롱을 회사에 신고했지만, 오히려 집단 따돌림 등 그들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다고 합니다.

회사 내 상습적인 성폭력뿐만 아니라 집까지 찾아와 뇌진탕이 걸릴 정도로 폭행을 가한 후 성폭력을 행사한 남자 선임 직원을 포함해 가해자로 지목된 직장 동료들은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거나 가벼운 장난이라고 잡아뗐습니다
.

A
씨는 수년간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지만 폐쇄된 조직문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50여 명이 근무하는 부서에서 유일한 여직원이었던 A씨는 지난해 당한 성희롱을 신고했지만 소문을 들은 동료들은 오히려 A씨를 손가락질하며 부서 내 왕따와 험담 등 2차 가해를 가했다고 합니다. 한 직원은 회사에서 불미스러운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임원이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회사 측 대응은 대부분 미온적이라고 전했습니다.

회사 측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조치하는 과정에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다른 부서로 이동시켰습니다
. 하지만 결국 자신의 분야와 거리가 멀어 다시 제자리로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가해자를 해고시켜도 시원찮을 판에 고작 감봉 3개월의 조치를 내린 회사 측의 대응에 할 말이 없습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면 회사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을지도 의문입니다.

A
씨의 성폭행을 목격한 동료는 해당 부서장과 임원진에게 이메일을 보내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에 당 회사 직원들은 말로만 윤리경영이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사내 성폭행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는 보호받지 못하더니 뉴스에 나오고 뒤집혔다며 이게 회사냐고 말했습니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혐의를 부인하는 그들도, 별일이 아니었다는 동료들도,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회사도 모두 가해자입니다.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성폭행 피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견디지 못한 여고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 21살의 B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C씨와 단둘이 술을 마신 뒤 술에 취한 C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B씨는 줄곧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C씨는 결국 2심 선고를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전교생이 20명 정도인 작은 학교에서 가해자는 피해자와 분리되지 못한 채 수개월을 지내야 했습니다. 또한 피해자 C씨는 가해자 B씨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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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재판부는 B씨에게 징역 4년을 내렸지만, 2심 재판부는 C씨의 사망이 성폭행으로 인해 비롯됐다고 보고 형량을 9년으로 높였습니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망이 이 사건 범행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형량을 7년으로 감경했습니다.

어이없는 형량을 받은 사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
. 술에 취한 피해자를 데려가 성폭행한 사건의 가해자 D씨는 징역 3년이 무겁다며 항소했습니다. 피해자는 성폭력 상담과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사회는 결국 피해자들과 그 가족을 두 번 죽였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법이 더 강한 나라 미국은 성폭력을 중범죄로 봅니다
. 수년으로 끝나는 형은 드물거니와 보통 죄에 죄를 더해 수십 년을 선고하는 게 성폭력 범죄입니다. 그만큼 성폭력은 피해자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피해를 주는 악행위입니다. 심지어 아동 성폭력 가해자들은 죄수들 사이에서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겨 감옥 내에서 맞아 죽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사내 성폭력이 발생할 경우 경찰을 대동하며 가해자가 해고됨은 물론 그 업계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더이상 일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 심지어 한 유명 디자이너는 30년 전 업계 재직 당시 하수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최근에 세상에 알려져 업계에서 퇴출당한 예도 있었습니다. 명예롭게 퇴직해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사람이었지만 결국 그의 추한 범죄는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누군가는 왜 더 일찍 신고하지 못 했냐고 합니다
. 하지만 어느 폭력 사건이든 그 상황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피해자는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힘듭니다. 더군다나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당하는 폭행은 더더욱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피해자는 무뎌져 가고 가해자는 더 강해져 갑니다. 하지만 사회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성폭행과 성추행은 실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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