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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청년이 고독사하는 나라

  • (2022-09-15 17:22)

작년 8월 인천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30대 남성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고 두 달이 지나 발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냉장고 안에는 유통기한이 지나 부패한 음식물이 쌓여있었으며, 그의 책상에는 서른엔 행복해지기로 했다라는 책이 남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말실수 줄이자, 일하자’. 세상을 등진 지 2주가 지난 뒤에야 발견된 30대 청년 B씨의 곁에는 구직 노력이 빼곡히 적힌 공책이 남아 있었습니다.

2020
년에는 서울의 7평짜리 작은 원룸에서 30대 여성 C씨가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그녀는 직장을 잃고 연인과 헤어진 후, 한 달 가까이 식음을 전폐한 채 이웃집에 들릴 정도로 목놓아 울었다고 합니다.

책상에 널브러진 각종 토익 공부 책과 자격증 서적들
. ‘나는 할 수 있다’, ‘좋은 날 올 거야반듯하게 붙어 있는 포스트잇들. 면접과 시험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는 2달이 지난 달력. 각종 배달 음식 쓰레기들과 유통기한이 지난 인스턴트 식품들. 청년 고독사 현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고독사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고독사란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는 것을 말합니다. 고독사의 원인은 실로 다양합니다. 사업 실패, 건강 악화, 경제적 어려움 등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합니다. ‘고독사는 현대사회의 고질병인데요. 요즘 청년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품정리업체에 따르면 고독사 현장에는 치밀하게 준비한 흔적들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 사람들은 고독사에 대해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갔다고 생각하지만, 고인은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얘기입니다. 일본에서는 고독사대신 고립사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사회적 고립이 죽음의 형태로 표면화했다는 의미입니다. 일각에서는 청년 고독사를 사회적 타살이라고도 말합니다.

고독사의 위험 신호 중 하나는 바로
쓰레기집입니다. 특수청소업체에 따르면 집 안이 쓰레기로 가득하다는 건 삶에 대한 의지를 잃었다는 방증이라고 합니다. 평소 집을 찾는 이가 없어 쓰레기를 치울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계약기간이 끝나갈 때에야 비로소 외부의 도움을 받습니다. 노인들이 혼자 사는 쓰레기집에는 주로 고물상에 내다 팔기 위한 소형 철물 등 잡동사니들이 쌓여있다면, 젊은 세대들의 쓰레기집은 밖에 내다 버리지 않은 생활 쓰레기들이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고독사가 과연 개인의 문제일까요
. 전통적 사회 안전망이었던 가족은 현대사회에서 점차 붕괴되어 갑니다. 가족과 단절된 후 삶의 의지를 잃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유품정리사는 현장을 다녀보면 미숙한 죽음은 그리 많지 않다. 죽음을 준비하는 이에게 무관심한 사회의 잔인함을 생각하다가 몸서리가 쳐질 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질 걸 다 가진 것 같은 세대라 불평할 수 없는 걸까요
. 청년도 충분히 힘들고 고독할 수 있다는 걸 사회가 이해해 줬으면 합니다. 영국의 한 문학 작가는 젊음이 행복이라는 것은 그것을 잃은 사람들의 착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젊은이들이 높은 이상으로 인해 자신이 비참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고 현실과 마주칠 때마다 멍들고 상처 입는다고 말했습니다.

각자의 나이에 했던 고민과 어려움은 그 시기에 인생에서 가장 무겁고 힘든 일들일 수 있습니다
. 청년들이 힘들다고 할 때 어려울 때 곁에서 잠시 쉬어가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9
년 통계청이 조사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고립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인 10%를 훨씬 뛰어넘는 27.7%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에서 청년층의 37%큰돈을 빌릴 곳이 없다고 답했고, 15%몸이 아파도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한 고독사 현장 청소 전문업체 대표는 최근 3년 사이 2030 젊은 세대의 고독사가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1
인 가구가 급증하고 초핵가족화가 된 지 오래인데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가족의 돌봄을 전제로 합니다. 전통적 사회 안전망이 붕괴된 시대에 사회는 더 발 벗고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청년 고독사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내 이웃의 일이 될 수도 있고 내 지인의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사회복지학과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청년 정책이 가장 부재하다고 합니다. 빈곤해져도 노동이 가능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복지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고 말이죠. 정부가 좀 더 현 상황에 맞춰 법을 개정하고 제도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사후약방문 같은 대책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더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가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청년 고독사는 줄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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