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햄프씨드 오일,CBD 오일로 둔갑하는 이유

외국에선 인기 건기식, 국내에선 여전히 불법

  • (2022-12-15 16:03)

▷ 일러스트: 노현호


정부가 건강기능식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 정작 외국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 국내에서는 여전히 법의 테두리에 묶여 판매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업체는 아무리 외국에서 인정받고 인기 있는 제품이 있어도 국내에서 판매하지 못한다. 소비자는 해외 직구를 통해 제품을 사다가 범법자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CBD(칸나비디올)’이다.

지난
20186WHO(세계보건기구)CBD가 공중보건 관련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해외의 경우 CBD는 이미 식품, 음료, 화장품, 의약품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WHO2020122UN 산하 마약위원회가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미국 일부 주와 캐나다
, 호주, 일본은 의료용 대마를 전면 허용했고, 독일도 대마 합법화를 추진 중이다. 태국에서는 의료용 대마를 가정에서 재배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마약으로 알고 있는 대마는 잎과 꽃을 건조한 마리화나다
. 대마는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CBD(칸나비디올), CBN(칸나비놀) 70여 종의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THC 함량이 0.3%를 넘으면 마약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CBD는 환각성이 없고 진통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FDA(
미국 식품의약국)20186월 처음으로 대마초 기반 뇌전증 치료제 에피도렉스를 의약품으로 허가했으나, 현재까지 의약품 이외의 식품 등에 대해서는 CBD 안전성 평가에 대한 이해가 제한적이라 허가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 유럽사법재판소는 202011EU 회원국에서 합법적으로 생산된 CBD 시판을 다른 회원국이 금지할 수 없고, CBD는 마약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럽집행위원회는 202012월 예비타당성 검토를 통해 CBD를 식품에 사용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신규 식품일 경우에는 시판 전 승인절차 규제를 거쳐야 한다.


부작용 철저히 감독하며 유연한 대응 필요
우리나라도 산업용 대마에 조금씩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20년부터 경북 안동에 햄프(HEMP, THC 0.3% 미만의 대마 식물로 환각성이 있는 마리화나와 구별돼 비환각성 산업용 소재)의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산업용 햄프 규제자유특구를 조성했다.

업체들도 산업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지난 126일에는 유한건강생활이 국내 최초로 CBD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유한건강생활은 CBD에 지속적으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하며 독자적인 천연물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규제 완화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목소리가 높다
. 특히, 해외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CBD 오일조차도 국내에서는 대마로 규정돼 유통할 수 없어 업체나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이미 미국
, 유럽, 캐나다, 일본 등에서는 CBD 오일을 건강기능식품처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됐음에도 2가지 특정 뇌전증 환자에게만 처방할 수 있다. 처방한다는 것은 전문의약품이란 의미다. 결국, 처방받지 않은 CBD 오일을 판매하거나 구입할 경우 마약사범으로 처벌받는다.

직판업계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칸나웨이가 국내에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다. 칸나웨이는 CBD를 주원료로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일본,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각국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국내 판매는 법적으로 철저히 차단돼 있다.

이러다 보니 햄프씨드 오일
(대마 종자유)CBD 오일로 둔갑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 햄프씨드 오일은 대마의 씨앗에서 짜낸 기름이다. CBD는 대마의 암컷 나무에서 나는 에서 추출한다. 사실 THC, CBD, CBN 등 대마의 약용성분은 모두 이 꽃에서 나온다. 씨앗은 약용성분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극히 미량이다. 현재 국내 햄프씨드 오일 통관 기준은 1kg 20mg 미만이다. 이런 햄프씨드 오일은 외국에서 정식 수입돼 판매되는 CBD 오일로 둔갑해 비싼 값에 팔린다.

건강기능식품 업계 관계자는
개별인정형 등 새로운 원료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규모가 적은 업체들은 엄두도 내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업체로서는 외국에서 주목받는 원료를 들여오는 것이 가장 좋다. 식약처도 외국에서 식품으로 유통되고 있는 원료에 관해 부작용 사례 등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국내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유연하게 관리하는 것이 진정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