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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다단계판매에 대한 오해

  • (2023-04-21 10:10)
얼마 전 이런 얘기를 들었다. 다단계판매산업에 대한 통계표를 보면, 판매원 730만 명 중 돈을 버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상위 판매원들이 후원수당을 모두 독식한다고. 해마다 듣는 이야기라 놀랍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과연 다단계판매는 상위 판매원만 돈을 버는 불공정한 산업일까?

수많은 언론과 다단계판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상위 판매원 소득은 높지만 하위 판매원들의 소득은 낮다는 점이다
. 무엇보다 상위 사업자들을 먼저 가입한 사람이라고 보는 것에서부터 수당을 독식한다는 오해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위 판매원이라는 말은 먼저 가입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더 노력해서 더 많은 소득을 가져가는 사람들이다. 기업에서 일을 열심히 하고, 성과가 좋은 인사에게 더 많은 급여를 주는 것과 같다. 먼저 가입했다고 해서 수당을 많이 받아가는 것은 불법 피라미드이며, 노력에 대한 대가로 후원수당을 지급받는 다단계판매산업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그들의 논조대로 상위 판매원과 하위 판매원의 소득을 똑같이 나누라는 말은 삼성
, SK, 현대, LG 등 기업 총수의 월급과 신입사원의 월급을 똑같이 지급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칫 평등한 분배에 의해 경쟁을 하지 않는 공산주의적 사고방식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인 셈이다.

또 한 가지 오해가 발생하는 지점은 다단계판매원의 수다
.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마다 공개하고 있는 다단계판매업자 주요정보를 보면, 2021년 기준 판매원의 수는 약 730만 명이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총인구는 5,174만 명이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우리나라 국민 7명 중 1명은 다단계판매원이란 말이 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여기에는 여러 업체에 중복으로 가입한 소비자, 또는 판매원 그리고 휴면계정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사업소득 원천징수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다단계판매원 중 원천징수 대상은 936,111명이다. 일정 소득이 발생한 판매원의 수가 이 정도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730만 명 중에서 636만 명은 판매원이 아니라, 소비자일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소득세가 1,000원만 넘으면 원천징수 대상이기 때문에 원천징수 대상 중에서도 판매가 아닌 자가소비 목적의 판매원, 소비자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정위의 주요정보를 보면
, 후원수당을 한 번이라도 받은 인원은 139만 명이다. 소비자든 판매원이든 관계없이 모두 판매원으로 집계하는 것도 문제지만, 소액의 수당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판매원으로 집계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수당을 독식한다는 오해를 해소함과 동시에 기업에 불필요하게 지워지고 있는 판매원 수첩·등록증 교부, 판매원 명부 작성, 청약철회 3개월 등등의 행정상 의무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수당을 한 번이라도 받은 판매원
139만 명 중 13,925명에게 1인당 평균 6,917만 원의 후원수당이 지급됐고, 1억 원 이상의 고액수당을 받는 사람은 2,036명으로 집계됐다. 판매원 100명 중 1명은 7,000만 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셈이다.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이 수천 명에 달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물론
, 다단계판매는 고액수당을 받는 사람의 비율에 주목해야 하는 산업이 아니다. 그보다는 밑천이 없어도, 가방끈이 짧아도, 몸이 조금 불편해도, 조금 늦게 시작해도 이만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들여다봐야 한다. , 성인이라면 판매원에 대한 나이 제한이 없고, 성별에 대한 제한도 없다. 고령층에서부터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까지 제약 없이 참여하고 있다.

다단계판매는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최저임금을 누리지 못하는 유일한 산업이다
. 이렇듯 제한된 수익을 올리면서 여행도 함께하고, 공연도 하는 등 서로 웃고 즐기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산업이기도 하다. 어떤 중장년의 판매원이 다단계판매 사업을 하면서 청춘을 되찾은 것 같고, 드문드문 찾아오는 자식놈들보다 파트너들이 더 좋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인생역전을 꿈꾸는 힘없는 서민들이 주류를 이루는 산업이어서 무차별적인 오해와 질타를 받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안타까움마저 든다
. , 소위 말하는 억대 연봉의 판매원들에 대한 평가가 의사, 변호사 등 마찬가지로 억대 연봉을 올리는 이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어 속상하기도 하다. 상위 판매원들은 다른 산업에서 성공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산전수전 다 겪은 풍상꾼들이다. 오히려 맨주먹으로 승부를 봤다는 점에서 더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징징 떼를 쓴다고 다단계판매를 둘러싼 시선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부정적인 이야기는 줄어들고 긍정적인 이야기가 더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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